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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88화

“얘한테 내 이름을 기억시키기 위해서인가 아니면 그냥 현진이의 관심을 끌고 싶었던 건지는 저도 아직까지 모르겠어요. 근데 매 수업이 끝날 때마다 현진이한테 선생님이 배워주셨던 중점 내용들을 알면서도 한 번 더 물어봤었어요.”

“처음에는 현진이도 제가 수업내용을 물어보니까 깜짝 놀라더라고요. 나 같이 매일 잠만 자는 열등생이 갑자기 공부를 하려고 하니까 그랬나 봐요.”

“그래서 댄 핑계가 바로 그거였어요. 우리 아빠가 매 시험 때마다 성적이 오르면 오른 점수만큼 2만원씩 주기로 했다고. 내가 봐둔 모형이 하나 있었는데 그 당시 가격이 1200만원인가 그랬어요. 그래서 나는 꼭 600점 이상의 점수를 받고 싶다고.”

“제 얘기를 들은 현진이가 생각 외로 되게 열정적으로 저한테 공부를 가르쳐줬어요. 막 자기가 직접 쓴 필기 책도 저한테 넘겨주면서. 특히 고등학교 2학년이 되고나서는 수업도 빡세고 친구들도 다 이기적으로 변하더라고요. 자기가 공부하는 것 외에 다른 사람에게는 절대 알고 있는 지식을 전파하려고 하지도 않고... 자신의 시간을 허비하면서 남을 도운 친구는 정말 몇 안 됐어요. 그중 한명이 현진이었고.”

“그때 현진이는 제가 기초가 되게 약하다고 생각했나 봐요. 그래서 하나하나 가르칠 때마다 저한테 물었어요. 알아들을 만하냐고 혹은 이해할만 하냐고. 내가 못 알아듣는 거는 다시 가르쳐 주기도 했죠.”

“남자들만 사는 숙소에서 늘 현진이에 대한 소문을 들었어요. 걔들이 그러더라고요. 처음에는 집 조건도 좋은데다가 부모님은 자선 사업을 한다면서 부러워했어요. 그러다가 부모님이 복지 센터에서 어린 여자아이를 입양했는데 현진이가 늘 그 아이가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음식을 일부로 먹이면서 괴롭히고 때리고 욕하는 바람에 입양당한 여자애가 집에서 불행한 삶을 산다고. 그래서 친구들이 현진이를 따돌렸대요. 얘 인성이 너무 안 좋아서 같이 놀고 싶지 않아서.”

“근데 그때도 전 걔들 말을 하나도 안 믿었어요. 속으로는 나한테 자기 소중한 시간까지 허비하며 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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