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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90화

“저 출국하는 일은 우리 가족들 빼고 아무한테도 안 말했거든요? 근데 현진이가 어떻게 아는지 몰라서 그 대답을 듣는 순간 너무 놀라 굳어버렸어요.”

“그러다가 딱 한 사람이 떠올랐는데 그게 우리 아빠였어요. 설마 했는데 진짜 아빠더라고요. 그들이 현진이한테 찾아가서 딱 드라마에 나올 법한 말들을 막 했었나 봐요. 뭐 집안끼리 안 맞는다는 둥 이 연애는 아무 의미가 없다는 둥 이런 말들이요.”

“그날부터 해외로 나가는 날까지 집안에 감금됐었어요. 현진이 소식도 모르고 현진이한테 연락 한 통 못했죠.”

“유학하는 동안 그 시간들은 제 인생에서 제일 재미없는 시간들이었어요. 금방 도착해서 몇 년 동안은 아무와도 연락 안했죠, 근데 가끔 단체 방에서 누가 말을 하나는 조용히 봤었어요.”

“현진이가 제일 우수한 성적, 즉 일등 장학금을 받고 태주 대학에 갔다는 소식이 단체 방에 쫙 퍼졌고요. 고등학교 때의 사람들을 떠나 대학교에 가서는 아주 잘 지낸다고 들었어요. 걔가 만든 작품 또한 학교 친구들에 의해 전시되었었고 화장까지 하니 전 리어은이라는 역할을 맡은 사람이 현진이 인줄도 몰랐어요. 이목구비도 고등학생일 때보다 더 뚜렷해져서 너무 예쁘더라고요. 얘는 진짜 반짝반짝 빛나는 삶을 살고 있었어요.”

“나중에 현진이가 졸업을 앞둔 시점에 단체 방에서 누가 그러더라고요. 술집에서 현진이를 봤는데 얘가 자기 아버지 손에 이끌려서 어떤 남자에게 술을 따르고 있었다고. 현진이 엄마가 교통사고를 당해 회사까지 망할 위기에 처하자 현진이 아버지가 현진이한테 그런 행동을 강박한다고 친구가 알려줬어요.”

“그 병신 같은 새*! 현진이 빨리 시집보내려고 막 애를 쓰면서 중간에 돈이 들어오면 슥 가져가는 짓을 반복했어요. 그 사람은 현진이의 가치가 무엇인지를 전혀 모르고 있는 것 같았어요. 그래서 전 생각했죠. 이왕 결혼할거 나는 안 된다는 보장이 없지 않나? 그래서 우리 아빠 손을 다 피해 귀국했지만 결국 늦어버렸어요.”

그는 손을 들어 자신의 두 눈을 가려버리더니 씁쓸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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