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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98화

그것보다도 비밀번호도 모르는데 핸드폰이 잠겨있다는 것이다.

강한서가 송가람의 핸드폰을 가져가 잠깐 생각하고는 자기 생일 날짜를 입력하니 바로 풀렸다.

한현진이 질투하면서 말했다.

“가람 언니가 꽤 순정파네.”

강한서는 웃을 듯 말 듯 한 표정으로 한현진을 힐끔 쳐다보고는 핸드폰 무선 배터리 공유 기능을 켜고 자신의 핸드폰을 송가람 핸드폰 뒷면에 갖다 댔다.

한현진이 눈을 휘둥그레 뜨면서 말했다.

“이럴 수도 있었어?”

강한서가 담담하게 말했다.

“핸드폰을 살 때 카메라 화질만 신경 쓰지 않으면 다른 기능도 발견할 수 있을 거야.”

한현진은 할 말을 잃었다.

강한서는 또 배터리 사용량이 많은 앱까지 전부 다 켜놓고는 밖에 나가 지현성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송가람의 핸드폰을 뚫어져라 쳐다보던 한현진은 참지 못하고 강한서의 카톡을 검색했다.

그러다 결국 침묵하고 말았다. 강한서는‘한서 오빠’라고 적혀있었고 더 어처구니없는 것은 대화 배경 화면도 강한서의 사진인 것이다.

사진 속 여윈 모습의 강한서는 컨디션이 많이 안 좋아 보였다. 옆모습으로 창가에 기대어 앉은 강한서는 창밖을 내다보고 있었고 캐시미어 가디건에 햇살이 비쳐 더욱 부드러워 보였다.

딱 봐도 강한서가 기억 상실되었을 때의 모습이었다. 사진에는 이런 문구가 적혀있기도 했다.

[10년을 기다린다고 해도 상관없어.]

주인공이 오랜만에 상봉한 소설에 이런 문구가 적혀있었다면 감동에 겨워 울면서 보았겠지만 현실에서는 그저 토가 나올 지경이었다.

한현진은 송가람 핸드폰 속 강한서의 카톡과 사진을 삭제하려다 겨우 참았다.

그녀는 두 번이나 한숨을 내쉬어서야 평온을 되찾았고 송가람의 갤러리를 들춰보다 강한서가 실종되었던 동안에 찍은 사진이 전혀 없다는 것을 눈치챘다.

‘이럴 수가.’

한현진은 미간을 찌푸린 채 들춰보다가 비밀번호가 설정되어있는 앨범을 확인하게 되었다.

그녀는 멈칫도 잠시 전혀 망설임 없이 강한서의 생일 날짜를 입력했다. 역시나 앨범은 바로 열렸고 그 안에는 수백 장의 강한서의 사진과 동영상들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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