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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78화

당황하던 송가람의 얼굴에 난감한 기색이 역력했다. 그녀는 얼른 나지막이 입을 열었다.

“민서야, 내가 민 실장님께 도와달라고 한 거야.”

송가람은 비록 민경하가 마음에 들진 않았지만 그가 강한서에게 어떤 사람인지는 잘 알고 있었다. 최소한 지금 민경하와 척질 수는 없었다.

하지만 강민서는 그런 건 신경 쓰지 않은 채 말했다.

“가람 언니, 실장님 편을 들지 말아요. 이 인간은 아부하는 게 일상이에요. 로비에 경비원도 있는데 비서 실장씩이나 되는 사람이 왜 짐을 들고 있어요. 언니에게 빌붙으려는 게 분명해요.”

민경하가 빌붙길 바라는 건 오히려 송가람이었다. 그녀는 얼른 민경하에 손에 들린 짐을 가져가며 말했다.

“민서야, 이런 일로 그러지 마. 민 실장님도 좋은 마음으로 그러신 건데. 내가 들면 돼. 네 사무실은 어디야?”

강민서는 그제야 비난을 멈추고 복도의 끝을 가리켰다.

“저쪽이에요. 같이 가요.”

말하며 앞장서 사무실로 향했다.

치마를 입고 있어 큰 행동을 하기엔 조금 불편했던 송가람은 강민서에게 도움을 청하려고 했다. 하지만 강민서는 먼저 획 그녀를 지나쳐 사무실 문 앞으로 걸어갔다. 강민서가 고개를 돌려 송가람에게 말했다.

“가람 언니, 차 드시겠어요, 아니면 커피?”

그 모습에 송가람은 어이가 없어 말문이 턱 막혔다.

‘저런 게 무슨 강씨 가문 딸이라고. 눈치도 없어.’

송가람은 어설픈 자세로 짐을 바리바리 손에 들고 대답했다.

“다 좋아.”

제자리에 서서 피식 웃던 민경하가 몸을 돌려 강한서의 사무실로 향했다.

곧이어 그는 강한서의 불만 가득한 눈빛을 가득 받으며 강한서의 사무실에 있는 한현진과 아이에 관련된 모든 물건을 치우기 시작했다.

그리곤 송가람이 선물했던 마이크로 풍경 유리 글로브를 박스의 제일 밑에서 꺼내 책상에 올려두었다.

강한서는 턱을 괴고 민경하를 쳐다보았다.

“촬영장 연출팀에서 일해야 할 것 같네요.”

민경하가 말했다.

“전 다만 능력으로 증명하고 싶을 뿐이에요. 제가 그 연봉을 받는 건 당연한 노력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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