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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75화

강단해가 냉소 지으며 말했다.

“강한서, 괜히 시비 걸지 마. 탓을 하려거든 길을 막은 그 개자식을 탓해.”

강한서의 눈빛이 무겁게 가라앉았다.

“삼촌께서 합의로 조용히 넘어가고 싶지 않으신가 보네요.”

말하며 휴대폰을 꺼내든 강한서가 경찰서에 신고했다.

“여보세요? 신고 좀 하려고요. 특수폭행을 저지른 사람이 있어서요. 전 강한서라고 합니다. 주민등록번호는...”

강한서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강단해의 낯빛이 어두워졌다.

“강한서, 너 미친 거야? 고작 이런 일로 신고를 해?”

강단해를 힐끔 쳐다보던 강한서는 주민등록번호를 말하기 시작했다.

그 모습이 거짓말을 하는 것 같지는 않았다. 강단해는 괜히 일을 크게 만들고 싶지 않았다. 강한서가 돌아오기 전 강단해는 회사에서 겨우 다시 입지를 다졌다. 그로 인해 강한서가 조금이라도 위기감을 느낄 것이라 생각했지만 얼마 전 못난 아들놈이 유통기한이 지난 빵을 기부한 일로 그동안의 노력이 다시 수포가 되었다.

강단해에게 지금은 곁에 사람을 제대로 두어야 하는 시기였다. 이런 타이밍에 강한서가 정말 비서를 경찰에 신고한다면 다른 사람들은 아마 부하 직원을 대하는 강단해의 태도를 의심하게 될 것이다.

깊은숨을 들이쉰 강단해가 낮게 깔린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아랫사람이 실수로 저지른 일이야. 내가 민 실장에게 사과하마. 네가 사람을 보내면 내가 사비로 민 실장에게 배상금을 지불하고 이 일은 없던 일로 하렴.”

강한서가 휴대폰 아래를 손으로 가리고 강단해를 보며 물었다.

“얼마를 주실 생각이세요?”

“2000만.”

강한서가 다시 휴대폰을 귀에 대고 주민등록번호를 말하기 시작했다.

강단해가 이를 악물었다.

“4000만.”

강한서는 이미 주소를 말하고 있었다.

강단해의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해졌다.

“6000만 원이면 충분하겠지. 강한서, 적당히 해.”

강한서가 그제야 전화를 끊으며 입꼬리를 올렸다.

“그럼 제가 민 실장을 대신해 감사드릴게요.”

강한서를 혼내기는커녕 오히려 6000만 원을 토해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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