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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68화

한현진이 홱 손을 거두며 미간을 찌푸렸다.

“네가 왜 내 이불을 덮고 있는 거야?”

몸을 일으키던 강한서가 한현진의 말에 멈칫했다.

“누구 이불인지 잘 봐요.”

고개를 숙여 덮고 있던 이불을 확인한 한현진이 입을 닫았다.

그녀는 조용히 강한서의 이불에서 빠져나와 자기 이불을 가져와 다시 덮었다.

“나 예전엔 얌전히 잤어.”

한현진이 애써 해명했다.

“임신해서 그런 게 분명해. 배 속의 아기 때문이야.”

강한서가 침대에서 내려와 잠옷을 벗고는 셔츠를 걸치더니 단추를 잠그며 말했다.

“괜찮아요. 먼저 몸정이라도 쌓자면서요. 이해해요.”

말하며 그가 고개를 들었다.

“다음엔 그냥 한 이불 덮자고 얘기해요. 빙빙 돌려 말할 필요 없어요.”

“...”

‘난 그런 적 없거든.’

요즘은 정말 이상한 일투성이였다. 분명 잠들기 전엔 각자 자기 이불을 덮고 잠이 들었다. 하지만 아침이 되면 그녀는 늘 강한서의 이불 속에서 눈을 떴다. 처음 몇 번은 강한서가 일찍 일어난 덕에 뻘쭘하지 않을 수 있었다.

하지만 오늘 아침엔 얼굴을 마주 보며 눈을 뜬 탓에 강한서는 한현진이 그의 몸을 탐해 한밤중에 기어들어 온 것이라고 오해할 것이 분명했다.

문제는 한현진은 정말 그런 적이 없다는 것이었다.

임신한 후로 한현진은 눈을 감기만 하면 깊은 잠에 빠졌다. 어떨 땐 강한서를 유혹해볼까 생각하다가도 강한서가 침대에 올라오기도 전에 먼저 잠에 들곤 했다.

‘설마 내가 이 정도로 잠버릇이 심해졌다는 거야?’

강한서는 침대에 앉아 괴로운 얼굴을 한 한현진을 힐끔 쳐다보았다. 기분이 꽤 상쾌해졌다.

“병원 가게 이젠 일어나서 준비해요.”

머리를 움켜쥔 한현진이 멍한 채로 대답했다.

그녀가 방에서 내려왔을 땐 테이블에 꽃 한 다발이 놓여있었다. 꽃잎에 이슬까지 맺혀 있는 싱싱한 꽃이었다.

꽃다발 앞으로 다가온 한현진은 옆에 하늘색 보석함이 놓여 있는 것을 발견했다.

멈칫하던 한현진이 고개를 돌려 강한서를 쳐다보았다.

넥타이를 매고 있던 강한서가 한현진이 돌아보자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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