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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70화

한현진에게 식단을 다시 짜준 의사는 그녀에게 혈당 관리를 잘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쌍둥이는 아무래도 한 명을 임신한 것보다 위험 부담이 높았다. 그러니 태아의 성장 속도를 엄격하게 조절해야 했다. 태아가 작아야 발육도 잘 되고 건강했다. 그리고 훨씬 수월하게 출산할 수 있었고 산후 회복도 더 빠를 수 있었다.

강한서는 휴대폰을 꺼내 의사가 알려준 모든 것을 메모장에 기록했다.

열심히 듣고 있던 한현진은 물컵을 가지려다 메모장에 하나하나 적어 내려가는 강한서의 모습을 보고는 괜히 웃음이 새어 나왔다.

그는 회사의 나이 지긋한 임원이 정색하며 회의 기록을 작성하는 모습을 하고 있었다. 전혀 의사의 말을 받아적는 모습 같지 않았다.

진료실에서 나온 후 강한서는 줄곧 한현진의 손을 잡고 있었다.

한현진은 그런 그에게 기억 잃은 연기를 계속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눈치를 주지도 않았다.

흥분되고 걱정스러움이 섞인 강한서의 감정을 한현진은 고스란히 느끼고 있었다. 꽉 맞잡은 손가락 사이로 강한서의 마음이 조금씩 전해졌다.

사실, 그녀도 그와 같은 마음이었다.

아이를 가진 것만으로도 한현진은 하늘이 가엽게 여겨준 것이라 생각했었다. 쌍둥이라니, 감히 꿈 꿔본 적도 없는 일이었다.

지금 생각해 보니 너무 갑작스러운 일도 아닌 듯했다.

그녀는 얼마 전 꿨었던 해파리 꿈을 떠올렸다. 꿈속의 예쁜 물방울은 두 개로 갈라졌었는데 어쩌면 그것이 바로 사람들이 말하던 태몽이었는지도 모르겠다.

게다가 그녀의 식욕 역시 같은 개월 수의 임산부보다 더 왕성했다. 게다가 너무 쉽게 배고픔을 느꼈다. 이제 보니 쌍둥이를 임신했으니 식욕이 좋은 것도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쌍둥이... 교수님 말처럼 남자아이 하나, 여자아이 하나면 얼마나 좋겠어.’

‘물론 딸이든 아들이든 내 새끼면 다 좋지.’

혼자만의 생각에 푹 빠져있던 한현진은 앞을 제대로 보지 않아 남자에게 부딪혀 그의 손에 들려있던 약을 바닥에 떨어뜨렸다.

깜짝 놀란 한현진이 사과하며 허리를 숙여 그 남자의 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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