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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72화

“규정상 안 돼요. 혼인신고 인증 이벤트라, 당일에 신청하셔야 해요.”

구청 직원이 신분증을 밀며 말했다.

“어차피 결혼하실 건데, 꼭 오늘이 아니어도 되시잖아요. 신부님이 원하시는데 돌아가서 옷 갈아입고 예쁘게 사진 찍으세요.”

강한서는 직원의 말에 대답도 하지 않은 채 나지막이 물었다.

“지난번 혼인신고 때 찍은 사진으로 신청해도 되나요?”

강한서의 말에 한현진이 어리둥절해졌다.

“가능해요. 오늘 등록하신 혼인신고서와 예전 인증 사진으로도 이벤트 참여 가능하세요. 사진을 가지고 계신다면요.”

강한서가 말했다.

“저한테 있어요.”

그 대답에 한현진은 놀란 얼굴을 했다.

그녀는 목을 가다듬으며 강한서를 귀띔했다.

“너 기억 잃은 거 아니었어?”

‘들켰다.’

멈칫, 순간 기억 상실 연기는 여전히 진행 중이었다는 사실을 깨달은 강한서가 입을 달싹이더니 한참 만에야 대답했다.

“휴대폰을 바꾸면서 사진을 옮길 때 봤어요.”

‘엉터리.’

강한서가 직원에게 사진을 보여주고 이벤트 참여가 가능하다는 대답이 떨어지자 두 사람은 곧바로 혼인신고서를 작성해 제출했다.

그때도 똑같이 이벤트에 참여하기 위해 찍었던 사진을 보며 한현진이 말했다.

“사진도 지난번이랑 똑같고 이혼 안 한 것 같잖아.”

한현진이 고개를 들어 직원에게 물었다.

“언니, 이 사진 바꾸고 싶으면 먼저 이혼해야 하는 거죠?”

그 말에 강한서는 머리가 삐쭉 서는 것 같았다. 그는 얼른 물건을 챙겨 한현진을 끌고 밖으로 나갔다.

“잡아당기지 마. 나 아직 물어볼 게 있다고.”

한현진이 작게 발버둥 쳤다.

강한서가 어두운 표정으로 말했다.

“대체 누가 인증 이벤트로 찍은 사진 때문에 이혼해요? 결혼이 장난이에요?”

한현진이 강한서를 노려보았다.

“이게 누구 탓인데? 미리 언질도 없이 바로 구청에 끌고 왔잖아. 난 얼굴도 팅팅 부어있었다고. 내 인생에 그렇게 못생기게 나온 사진은 없었어.”

한현진의 말에 강한서가 참지 못하고 웃음을 흘렸다.

그러자 한현진은 더 화를 냈다.

“네가 웃을 자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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