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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87화

실종된 강한서가 돌아온 후, 그는 단 한 번도 한현진을 “현진아”라고 부른 적이 없었다. 게다가 손가락을 거는, 커플이나 할 법한 스킨쉽은 더더욱 한 적이 없었다.

한현진의 심장이 쿵 내려앉았다.

‘역시 기억하고 있었어.’

‘하지만 왜 기억을 잃은 척 연기하는 거야?’

한현진의 머릿속이 혼란스러웠다. 하지만 더 이상 이곳에 있을 수 없다는 것을 알았다.

강한서가 아무런 이유 없이 기억 상실인 척 연기를 했을 리가 없었다. 그러나 그가 대체 왜 그런 건지는 알 수가 없었다.

하지만 한현진은 알고 있었다. 만약 이곳에 더 있었다간 술에 취한 강한서는 사람들에게 기억을 잃지 않았다는 것을 들키고 말 것이라는 걸.

그러니 한현진은 아픈 척 연기하며 송병천에게 먼저 집으로 돌아가겠다고 말했다.

아기 때문에 그런 거라 생각한 송병천이 걱정스레 말했다.

“아프면 일단 올라가서 쉬어.”

한현진이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니에요. 너무 많이 먹어서 그런 것 같아요. 방금 할머니께서도 전화가 와서 얼른 돌아오라고 하셨어요. 그러니 이젠 가야겠어요.”

송병천이 막 입을 열려는데 주강운이 말했다.

“같이 가요. 저도 마침 동료가 근처에서 일을 하고 있다고 하더라고요. 술을 안 마셨다고 해서 일 끝나면 데리러 와달라고 했어요. 좀 이따 같이 가요. 먼저 데려다줄게요.”

주강운의 말에 대답하기 전에 한현진은 식탁 아래에서 잡고 있던 강한서의 손에 힘이 실리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한현진이 웃으며 다정한 말투로 말했다.

“괜찮아요. 어쩌다 왔는데 재밌게 놀다 가요. 전 제가 운전해서 가면 돼요. 마침 인하대교로 빠지면 오늘 설 이벤트로 불꽃놀이 하는 걸 볼 수 있다고 하더라고요. 가는 길에 보고 가려고요. 소화도 시킬 겸요.”

주강운은 뭔가 더 할 말이 있는 것 같았지만 서해금이 먼저 입을 열었다.

“강운아, 아저씨가 어쩌다 저렇게 기분이 좋으신데 네가 말동무 조금 더 해드려. 너희가 한 번에 다 같이 가버리면 아저씨가 적적하셔서 아마 밤새 주무시지 못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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