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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86화

사진 속 자그마한 아기는 쭈글쭈글하게 포대기에 싸여 있었고 피부는 빨갛게 달아올라 있었다. 하지만 엄마의 배 속에서 아무 탈 없이 자랐다는 것은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막 태어난 신생아였지만 얼굴은 포동포동 살이 올라 있었다. 사진 속에서 아기는 두 눈을 꼭 감은 채 조용히 잠이 들어있었다.

“이게 저예요?”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던 한현진이 곧 웃으며 말했다.

“전혀 못 알아보겠어요.”

송병천이 말했다.

“난 알아보겠는걸. 입은 날 닮고, 눈은 네 엄마를 닮았어. 눈썹도 나를 닮았고 머리카락은 네 엄마를 닮았네. 그리고 코도 네 엄마와 똑같아...”

한현진은 아무 말 없이 송병천의 얘기를 듣고 있었다.

그녀는 송병천이 대체 어떻게 몇 가닥 보이지도 않는 눈썹이 그를 닮았다고 하는 것인지 궁금했다.

그 눈썹을 다른 본 누군가는 한현진보다 더 직관적인 감상평을 내뱉었다.

“제가 보기엔 현명 법사 같은데요?”

그 말에 자리에 있던 모두가 순간 멍해졌다.

‘현명 법사?’

생각하던 한현진은 순간 어렸을 때 보았던 무협 드라마의 현명 법사 캐릭터를 떠올렸다.

‘현명 법사는... 눈썹이 없잖아.’

한현진의 얼굴이 어둡게 변해갔다.

같은 또래인 주강운과 송병천 역시 그 말을 단번에 알아들었다. 하지만 송병천은 전혀 이해하지 못한 눈빛이었다.

여전히 현명 법사의 의미를 알아차리지 못한 송병천이 물었다.

“현명 법사의 눈썹이 어떤데?”?

주강운이 웃음을 꾹 참으며 그의 말에 대답하지 않았다.

송민준이 흥 코웃음을 흘리더니 차가운 말투로 말했다.

“사람들이 다 너처럼 짱구 눈썹인 줄 알아?”

강한서는 말문이 막혀버렸다.

송병천은 눈썹 에피소드에 전혀 흔들리지 않고 계속 사진첩을 넘기며 입이 마르도록 한현진을 칭찬했다.

당사자인 한현진은 도무지 뻔뻔하게 송병천의 말에 맞장구칠 용기가 나지 않았다.

오히려 주강운이 옆에서 송병천이 무안하지 않게 그의 말을 받아주었다.

송병천이 말했다.

“이건 현진이 백일 때 사진이야. 눈 큰 것 좀 봐. 얼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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