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888화

한현진은 인하대교를 건너지 않고 아예 바다로 향했다.

차를 세운 한현진은 안전벨트를 풀더니 고개를 돌려 강한서를 바라보았다.

차가 멈춘 것을 느낀 강한서가 눈을 떴다.

“집에 도착했어요?”

한현진이 그윽한 눈빛으로 고개를 가로저으며 나지막이 말했다.

“아니.”

강한서가 미간을 찌푸리더니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얼른 집에 가요. 졸려요.”

한현진은 강한서의 안전벨트를 풀며 다정한 목소리로 말했다.

“내가 하는 질문 몇 개만 대답하면 집에 데려다주고 자게 해줄게.”

강한서가 곤란하다는 듯 한현진을 쳐다보았다.

“무슨 질문이요.”

한현진이 강한서의 눈을 똑바로 마주 보며 물었다.

“첫 번째 질문, 내가 누구야?”

강한서가 입술을 짓이기더니 말이 없었다.

한현진이 눈을 가늘게 떴다.

“집에 가서 자고 싶지 않은가 봐?”

강한서가 나지막이 대답했다.

“한현진 씨요.”

한현진의 눈빛이 어둡게 가라앉았다.

“방금 우리 집에선 그렇게 안 불렀잖아.”

강한서가 입을 꾹 닫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한현진이 바득 이를 갈았다.

‘술에 취하고도 이렇게 나온다, 이거지?’

“생각 안 나?”

한현진은 운전석 시트에 기대앉아 천천히 시트를 눕히며 태연하게 말했다.

“그럼 생각날 때까지 기다렸다가 생각나면 집에 가서 자자.”

한현진이 이렇게 고집을 부릴 줄 몰랐던 강한서는 그만 멍해졌다.

“질문에 대답만 하면 집에 데려다준다면서요.”

“아.”

툭 한 글자를 내뱉던 한현진이 태연하게 말을 이었다.

“난 원래 뱉은 말은 안 지키는 사람이잖아.”

강한서가 미간을 찌푸렸다.

“여기서 잘 거예요?”

한현진은 눈조차 뜨지 않은 채 대답했다.

“운전 더는 못 하겠어. 그냥 여기서 자.”

강한서는 칠흑처럼 어두운 창밖의 바다를 내다보며 미간을 찌푸렸다.

“고집부리지 마. 여긴 너무 추워. 김 교수님께서 몸을 차게 하면 안 된다고 했잖아.”

한현진이 멈칫하더니 눈을 떴다.

“김 교수님? 어느 김 교수님 말하는 거야?”

“너 치료해 주시던 김 교수님. 아기 갖고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