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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96화

입을 달싹이던 한현진이 또 입을 꾹 닫았다.

그러다 결국 참지 못하고 나지막이 말했다.

“설마 우리가 어젯밤에—”

한현진은 말하며 가볍게 박수쳤다.

“떡이라도 친 줄 아는 거예요?”

강한서는 의문이 가득한 표정으로 한현진을 쳐다보았다.

“아니에요?”

“당연하죠. 내가 미쳤어요?”

한현진은 어이가 없어 미칠 지경이었다.

‘왜 강한서는 매번 자기가 취하기만 하면 대단해지는 줄 착각하는 거야? 뭔가 본인에 대해 큰 오해가 있는 것 같은데?’

한현진의 말에 멈칫하던 강한서는 여전히 그 말을 조금은 믿지 못하는 눈치였다.

그의 시선이 한현진의 목덜미에 닿았다.

“그... 목에...”

‘목?’

거울을 가져온 한현진이 손을 뻗어 목덜미를 만지며 말했다.

“아, 이거? 어젯밤 샤워하다가 조금 쓸렸어요.”

“...”

한현진이 강한서에게 다가가 눈을 깜빡이며 그를 놀리듯 속삭였다.

“네가 이렇게 만든 줄 알았던 거예요?”

말하며 그녀는 목덜미를 강한서 쪽으로 들이밀었다.

“한번 해 봐요. 비슷한지 비교해 보게.”

그 말에 강한서의 입술이 파르르 떨렸다. 그는 한현진이 깔고 있던 셔츠를 힘껏 빼내더니 굳은 얼굴을 하고 욕실로 향했다.

그러자 한현진이 쯧 혀를 찼다.

‘재미없긴.’

욕실에서 한참을 있다가 문을 열고 나온 강한서는 잠옷만 입은 채 문 앞을 막고 서 있는 한현진을 볼 수 있었다.

머리의 물기를 닦던 강한서의 손이 멈칫 행동을 멈췄다. 그는 한현진을 피해 가려고 했지만 한현진이 걸음을 옮겨 또다시 그의 앞을 가로막았다.

강한서가 한현진을 내려다보았다.

“왜요?”

맑고 반짝이는 한현진의 눈빛이 강한서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냥요.”

잠시 말이 없던 강한서가 입을 열었다.

“그럼 좀 비켜줄래요?”

한현진이 눈꼬리를 예쁘게 휘며 웃었다.

“그래요.”

말하며 옆으로 걸음을 옮기려던 한현진이 그만 바닥에 떨어진 물을 딛고 미끄러져 하마터면 다리가 찢어질 뻔했다. 다행히 남다른 운동신경의 강한서가 그녀의 겨드랑이 아래를 받쳐주어 넘어지지는 않을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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