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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04화

“안 가요.”

“그래요.”

민경하가 휴대폰을 꺼내며 말했다.

“마침 회장님께 보고드리면 되겠네요.”

그의 말에 강민서는 하마터면 눈알이 튀어나올 뻔했다.

“잠, 잠깐만요.”

민경하는 느긋하게 강민서를 바라보았다.

주먹을 꽉 움켜쥔 강민서는 한참 만에야 웅얼거리며 대답했다.

“가면 되잖아요.”

영화관에 도착해 민경하가 ‘살의’를 예매했다는 것을 안 강민서는 그대로 몸을 돌려 영화관을 나가려고 했다. 하지만 그녀는 걸음을 옮기기도 전에 민경하에게 끌려 상영관으로 들어갔다.

“미쳤어요? 설 연휴에 저더러 한현진 흥행이나 도우라고요?”

민경하가 말했다.

“편견은 버리고 봐요. 영화 평점은 높으니까.”

강민서가 민경하의 말을 받아치기도 전에 옆에서 다른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이없네. 코미디 영화를 예매했더니 미스터리 영화나 보여주고 있네. 누가 이거 보러 왔대? 노이즈 마케팅이나 하는 것들이 발연기나 하는 거로 모자라 이런 식으로 관객수까지 속이다니.”

강민서가 민경하를 밀어냈다.

“누가 관객수를 속였다는 거예요? ‘서강월’ 티켓으로 ‘살의’를 보고 있으면서 그쪽 돈을 벌어간 게 누군지도 모르는 거예요?”

강민서에게 된통 혼난 그 사람은 멍한 표정을 지었다. 민경하가 얼른 강민서를 잡아당기며 말했다.

“죄송해요, 취해서요.”

“미친.”

욕설을 내뱉은 그 사람이 상영관을 나섰다. 강민서는 씩씩거리며 민경하를 노려보았다.

“어물쩍 넘어갈 줄밖에 몰라요?”

민경하가 말했다.

“사모님을 뭐라 하는 건데 왜 강민서 씨가 화를 내고 그래요?”

“전...”

민경하가 이를 악물었다.

“전 한현진이 오빠 얼굴에 먹칠할까 봐 그러는 거예요. 고작 영화 하나 촬영하면서 관객수를 속인다는 말이나 들으니, 나중에 흥행 기록이 엉망이면 얼마나 X 팔려요.”

말하며 민경하를 뿌리친 강민서는 프런트 데스크로 달려가 전석을 예매해 버렸다.

민경하는 그 자리에 그대로 서서 한참을 웃더니 강민서에게로 걸음을 옮겼다.

한편, 한현진이 탄 차는 곧 보육원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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