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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03화

“집에서 자고 있어요. 오늘 아침 오빠가 친척분들께 인사하러 갔잖아요. 오빠가 너무 비싼 선물을 준비했다고 하면서 난리를 피워서 오빠와 한바탕 싸웠어요. 오빠가 한현진을 집에 버려두고 혼자 갔거든요. 아마 지금쯤 방에서 울고 있을 거예요.”

강민서의 말에 민경하가 어리둥절해졌다.

“자기가 뭐라도 되는 줄 안다니까요. 다른 사람이 왜 자기 말이라면 다 들어야 하는 건데요.”

신미정이 주먹을 꽉 움켜쥐었다. 그녀의 얼굴이 잔뜩 일그러져 있었다.

“그래? 요즘도 자주 싸우니?”

“네. 한현진은 아직도 오빠가 예전 같은 줄 알고 뭐든 자기 마음대로 하려고 한다니까요. 하지만 오빠가 이젠 한현진을 기억하지 못하잖아요. 한현진이 그러는 걸 볼 때마다 짜증을 내더라고요.”

신미정이 눈을 감았다.

“넌 지금 어디야?”

“저요?”

강민서가 멈칫하더니 말을 이었다.

“저도 집이죠. 지금 바닥에 기름칠하는 중이에요. 좀 이따 위층에서 내려오다 미끄러지면 애가 떨어지지 않고는 못 배길 거예요.”

강민서의 통화를 듣고 있던 민경하의 얼굴이 의문으로 가득 찼다.

주먹을 쥐고 있던 신미정의 손에 더 힘이 실렸다.

“그래, 잘하고 있어.”

신미정의 말투가 어쩐지 이상한 느낌이 들어 강민서는 조금 불안해졌다.

“엄마, 왜 그래요?”

차에 올라타는 한현진의 모습을 보며 신미정이 낮게 깔린 목소리로 말했다.

“아무것도 아냐. 너무 티 나게 굴지 마. 며칠 있으면 시은 씨 딸 결혼식이야. 한현진도 불러서 같이 와.”

강민서가 멈칫했다.

“엄마, 한현진은 그분과는 앙숙 같은 사이였잖아요. 안 가려고 하지 않겠어요?”

“안 가겠다고 하면 어떻게든 방법을 찾아서 가게 만들어.”

신미정이 무표정한 얼굴로 말했다.

“넌 똑똑하니까 이 정도는 어려운 일 아니겠지.”

미간을 찌푸린 강민서가 한참 만에야 말했다.

“알겠어요.”

전화를 끊은 신미정이 휴대폰을 있는 힘껏 내동댕이쳤다. 그녀의 얼굴이 무서울 정도로 일그러져 있었다.

전화를 끊은 강민서가 고개를 돌리자 이상한 눈빛으로 자기를 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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