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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08화

“됐어.”

송병천이 굳은 얼굴로 말했다.

“규정은 온도가 없어. 그렇다고 인간에게도 온도가 없는 거야? 우리가 처음 해외로 갔을 때, 네가 주차장에서 강도를 만났었지. 그때 세은이가 발견하고 사람을 부르지 않았다면 네가 지금 이 자리에 서 있을 것 같아?”

“지금 세은이 아빠가 사고를 당했어. 그저 인턴으로 출근할 기회를 주자는 건데 지금 넌 그 제안을 반대하며 회사 규정을 들먹이고 있어. 정말 회사 규정대로라면 넌 깔린느에게 이력서를 넣을 자격조차 없어.”

송가람의 얼굴이 새하얗게 질렸다. 송병천과 서해금이 재혼 후 송병천은 늘 송가람을 끔찍이 아꼈었다. 단 한 번도 그녀에게 이렇게 심한 말을 한 적이 없었다.

‘내가 자격이 없으면, 한현진은 자격이 있어?’

제일 먼저 인턴 얘기를 꺼냈던 강한서가 덤덤히 목소리를 냈다.

“아저씨, 화 푸세요. 가람 씨도 아람 아주머니가 겪으셨던 일이 또다시 반복될까 봐 걱정돼서 그러는 거예요.”

한현진이 눈썹을 실룩였다.

‘송가람 환심을 살 타이밍 하나는 잘 보네.’

역시, 강한서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송가람이 눈시울을 붉혔다. 강한서를 쳐다보는 그녀의 시선에 억울함이 잔뜩 묻어있었다.

‘쯧.’

잠시 생각하던 한현진은 그래도 강한서를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야 이미지를 유지할 수 있으니까.

그런 생각을 한 한현진은 탁 소리 나게 컵을 테이블에 내려놓았다.

“강 대표님, 제 기억이 맞다면 강 대표님 회사에서도 인턴이 대형 사고를 친 이력이 있죠? 그래서 강 대표님께서도 줄곧 인턴을 채용하지 않으시고선 저희에겐 그런 제안을 하시더니 이젠 또 가람 언니 편을 드는 거예요?”

강한서의 눈가가 파르르 뛰었다.

“인턴 채용은 깔린느의 일이니 당연히 제가 끼어들 자격은 없어요. 전 그저 가람 씨도 생각이 있어서 반대하는 것 같아서 그래요. 아무래도 특혜를 받아 입사한 사람이니 만약 사고가 생기면 그 책임은 누가 질 건가요?”

“제가요.”

한현진이 서해금을 보며 말했다.

“아주머니, 실수가 반복되는 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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