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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13화

강한서의 행동에 한현진이 어리둥절해졌다.

“강한서, 너 뭐 하는 거야?”

갑작스러운 목소리에 깜짝 놀란 강한서가 움찔하며 손에 들고 있던 술병을 바닥에 떨어트렸다. 사레까지 들려 캑캑 기침했다. 새하얗던 얼굴이 은은한 빨간빛으로 물들었다.

머뭇거리던 강한서가 애써 침착한 척 허리를 숙여 술병을 주우며 나지막이 말했다.

“목이 말라서요.”

한현진이 강한서 뒤에 있는 정수기를 힐끔 쳐다보더니 침묵했다.

‘술과 물도 구분 못 해?’

“강한서, 우—”

우리 집에 가자.

한현진이 아직 말을 마치기도 전에 강한서가 관자놀이를 누르며 그녀의 말을 끊었다.

“머리 아파요.”

“...”

‘방금까지 닥치라던 기세는 어디 간 거야? 그 잠깐 사이에 이렇게 약한 척한다고?’

강한서를 훑어보던 한현진의 머릿속에는 갑자기 기괴한 추측이 떠올랐다.

‘설마 취한 척 방금 있었던 일을 얼렁뚱땅 넘어갈 생각은 아니겠지?’

‘말을 내뱉을 때는 기세등등하더니, 이제 와서 눈치를 보시겠다?’

“그래.”

짧게 대답한 한현진이 비꼬며 말했다.

“머리 아프면 네 그 착한 가람 동생 불러줄까? 송가람에게 머리 마사지 좀 해달라고 할래?”

강한서가 미간을 찌푸렸다.

“그런 말 하지 마요.”

한현진이 흥 콧방귀 뀌며 강한서 옆을 지나쳐 자리를 벗어나려 했다.

강한서가 그런 한현진을 불러세웠다.

“오, 오늘 밤 어디로 갈 거예요?”

한현진의 발걸음이 멈칫 멈춰 섰다. 그녀는 웃는 듯 웃지 않는 표정으로 강한서를 쳐다보았다.

“왜, 내가 네 집에서 자면 네 가람 동생이 화낼 것 같아? 그래서 내가 아름드리로 가지 않았으면 좋겠어? 미안한데, 난 네가 원하는 대로 해 줄 생각이 없어. 꼭 네 집에서 지내면서 네 가람 동생 열을 올릴 거야.”

그 말에 강한서의 두 눈이 반짝였다. 눈빛에 가득 찬 생기가 감춰지지 않을 것 같아 강한서는 얼른 한현진의 눈을 피하며 냉담하게 말했다.

“마음대로 해요.”

차가운 척 행동했지만 꿀꺽 침을 삼킨 강한서의 목젖은 그의 진실한 기분을 그대로 드러냈다. 강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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