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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17화

전태평이 무슨 속셈인지, 한성우가 모르는 것은 아니었다. 그는 그저 탄식을 터뜨렸을 따름이었다.

승진하기 전 전태평은 한성우 같은 사업가들과 업무 교류가 많은 부서에서 일했었다. 자연히 한성우와도 식사 자리를 여러 번 가진 적이 있었기에 한성우는 그가 어떤 인간인지 잘 알고 있었다.

비록 장준은 쓰레기 같은 놈이었지만 장씨 가문은 정치력 세력이 있는 명문가였다. 가다가 장준은 외동아들이었으니 만약 전태평이 딸이 제 노릇을 제대로 해 장씨 가문의 대를 이어주기만 한다면 전태평은 장씨 가문을 등에 업고 더 훨훨 날아오를 수 있었다.

잠시 말을 멈춘 한성우가 슬그머니 강한서를 훑어보더니 헛기침하며 말을 이었다.

“어떤 사모님께서 이번 혼사를 주선하셨다고 들었어요.”

한현진이 그런 한성우의 미세한 행동을 알아차리고는 멈칫 몸을 굳혔다.

조금 무딘 차미주가 얼른 말했다.

“대체 어느 몰인정한 인간이 이런 결혼을 주선한 거야.”

한성우가 말했다.

“누군진 나야 모르지. 양시은 사모님과 가까운 사이라고 들었어.”

“이건 그냥 사람 인생 하나 망치는 거잖아. 가까운 사이에 이럴 수 있어? 만약 누가 내 딸에게 이런 사람을 소개해 준다면 난 그 인간 사돈에 팔촌까지 다 불러서 욕할 거야.”

한성우가 차미주에게 다가갔다.

“내가 같이 욕해줄게. 그래서 우리 딸은 언제 낳아?”

“낳긴 뭘 낳아.”

두 사람은 결혼식장으로 가는 내내 입씨름을 쉬지 않았고 그 덕에 차 안의 분위기는 한껏 유쾌해졌다.

목적지에 도착해 차에서 내리자 차미주가 갑자기 한현진을 끌어당기더니 나지막이 말했다.

“현진아, 너 엉덩이가 왜 이렇게 커진 거야? 힙 운동이라도 한 거야?”

“...”

그 말에 한현진이 손을 뻗어 엉덩이를 만졌다.

“그렇게 티나?”

차미주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

“세상에, 임신하고도 엉덩이 운동이라니, 미쳤어?”

“운동하긴 뭘 해.”

한현진이 차미주의 손을 자기 엉덩이에 가져갔다.

그러자 차미주는 자연스레 한현진의 엉덩이를 꽉 움켜쥐었고 곧 경악한 표정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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