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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25화

위층으로 올라간 한현진은 복도를 스쳐 지나가는 강민서의 모습을 발견했다.

화장실이 급했던 터라 그녀는 강민서의 모습을 더 주의 깊게 바라보지 않았다.

한편, 물건을 들고 있던 강민서는 한참이 지나도 신미정이 모습을 보이지 않자 수시로 시간을 확인했다. 그녀의 마음속에는 불안한 예감이 서서히 엄습하기 시작했다.

‘날 불러내 오더니 설마 한현진에게 무슨 짓을 하려고 그러는 건 아니겠지?’

양시은과 신미정은 가까운 사이였으니 만약 결혼식에서 한현진에게 손을 쓸 생각이라면 양시은이 신미정을 도와줘야 할 것이었다.

그런 생각이 들자 강민서는 더 이상 가만히 신미정을 기다릴 수만은 없었다. 방을 나서려 몸을 돌린 강민서가 문을 열자 때마침 들어오려던 신미정과 마주했다.

나가려는 강민서를 본 신미정이 멈칫하더니 강민서의 훑어보며 물었다.

“어디 가려고?”

“아니에요.”

강민서가 한발 물러서며 나지막이 말했다.

“오라고 부르시고는 계속 오지 않으셔서 무슨 일이 생겨서 안 오시는 줄 알았어요.”

잠시 말이 없던 강민서가 다시 입을 열었다.

“엄마, 전 무슨 일로 부르셨어요?”

자리에 앉은 신미정이 강민서에게 앉으라며 손짓했다.

“뭐 일이 있는 건 아니고, 그냥 물어볼 게 있어서. 아름드리에서 꽤 오랫동안 지냈는데 일은 어느 정도 진행됐어? 지난번에 식초에 약을 탔다고 했잖니. 한현진이 꽤 오래 마셨을 텐데 별다른 증상은 없어?”

강민서는 등골이 오싹해지는 것을 느꼈다. 그녀는 식은땀이 흐르는 주먹을 꽉 움켜쥐며 나지막이 말했다.

“한현진이 너무 경계심이 많아요. 한 번 맛을 보더니 맛이 이상하다면서 다시는 마시려고 하지 않았어요. 지금 다른 방법을 생각하고 있는 중이에요.”

신미정이 보기엔 강민서의 태도나 표정은 평온하기 그지없었다. 예전처럼 거짓말만 하면 긴장하던 모습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마음속으로 분노가 치솟았다. 신미정의 표정 역시 점점 더 차분해져 갔다.

잠시 침묵을 지키던 신미정이 말했다.

“됐어. 전엔 내가 복수에 눈이 멀었어. 강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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