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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30화

신미정의 말에 강민서는 그 자리에 그대로 굳어져 버렸다.

신미정을 바라보는 강민서의 눈빛엔 충격과 당혹감이 가득했다. 강민서가 더듬으며 말을 이었다.

“엄... 엄마, 무,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거예요?”

신미정은 짐짓 가슴 아픈 표정을 지었다.

“네가 현진이를 싫어하는 건 엄마도 알아. 평소에 아무리 내 앞에서 현진이 욕을 많이 했어도 난 그저 네가 어린아이처럼 이르는 거라고 생각했어. 네가 정말 고현 씨 결혼식에서 이런 일을 벌일 줄은 몰랐어. 내가 널 너무 오냐오냐 키웠더니 네가 결국은 선을 넘는구나. 현진이가 무사하다면 다행이지만 정말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그땐 우리가 어떻게 얼굴을 들고 다닐 수 있겠니.”

강민서는 창백해진 얼굴로 멍하니 신미정을 바라보았다. 신미정이 내뱉는 한 마디 한 마디는 모두 강민서를 차가운 지옥으로 끌어내려 뼛속까지 사무치게 했다.

남이 보내는 의심과 경멸이 가득한 시선보다 더 강민서를 소름 돋게 하는 건 바로 신미정이었다.

분명 조금 전까지만 해도 손주를 생각해서라도 더 이상 한현진을 상대하지 않겠다며 우리 가족도 화목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었다. 하지만 눈 깜짝할 사이 한현진은 계단에서 넘어졌고 증거를 제대로 파악하기도 전에 신미정은 누구보다 빨리 모든 의심의 화살을 강민서에게 겨냥했다.

신미정은 단 한 번도 한현진 배 속의 아이를 포기한 적이 없었다. 강민서를 불러내온 것 역시 그저 한현진의 “유산”을 모두 그녀의 탓으로 돌리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강민서는 도무지 신미정이 왜 이렇게까지 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누가 뭐라 해도 신미정은 그녀의 엄마였으니까.

신미정은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손주를 죽이는 것은 물론 아무런 주저함 없이 그 모든 죄를 강민서에게 덮어씌웠다.

“지난번에 유치장에 들어간 것으론 부족했나 봐요.”

“평생을 기고만장하게만 살았으니 옳고 그름이 뭐가 중요하겠어요? 뭐든 그저 마음 가는 대로 하는 거죠. 무슨 짓을 하든 어차피 집안에서 다 감싸줄 텐데요.”

“그건 옛날에나 그랬죠.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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