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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37화

민경하가 입술을 짓이겼다.

강민서는 예쁘고 집안이 좋은 데다 민경하보다 몇 살이나 어리기도 했다. 정인월이 유일한 손녀를 그에게 소개했으니 고윤은 기쁘면서도 황송할 따름이었다. 그녀는 행여나 강민서를 홀대하는 일이 생길까 걱정이었다.

“엄마, 민서 씨 마음에 들어요?”

민경하가 물었다.

고윤이 미소 지으며 대답했다.

“얘가 그걸 왜 나한테 물어. 민서가 좋은지, 네가 너에게 물어야지. 네가 좋으면 나도 좋아. 난 민서랑 한 번 만나본 게 전부라 그 아이에 대해 잘 모르잖아. 하지만 엄만 네 안목을 믿어. 너만 좋다면 엄마는 민서를 딸처럼 생각할 거야.”

민경하가 빙그레 미소 지으며 허리를 숙여 고윤을 안았다.

“만나볼게요. 하지만 너무 큰 기대는 하지 마시고요. 저희와는 전혀 다른 환경에서자란 사람이라, 잘 안될 수도 있어요.”

고윤이 민경하의 등을 두드리더니 물건을 건넸다.

“운전 조심해서 해.”

“네.”

——

차미주와 한성우는 함께 방으로 들어갔다.

방에 들어서자마자 소파에 앉아 과일을 먹는 한현진을 발견한 차미주는 바로 고개를 돌려 밖으로 나가려 했다.

“내가 눈이 삐었나 봐. 피투성이인 채로 뭘 먹고 있는 현진이를 봤어.”

한성우가 그런 차미주를 잡았다.

“안 삐었어. 나도 봤어. 뭐 먹고 있는 거.”

몸을 돌린 차미주가 눈을 커다랗게 뜨고 말했다.

“너 죽고 싶은 거야? 지금 이 타이밍에 음식이 목구멍으로 넘어가?”

한현진이 한숨을 푹 내쉬었다.

“배가 너무 고파서 안 되겠어.”

차미주가 물었다.

“과다 출혈하면 배가 고파?”

“...”

한성우가 쓰레기통에서 피범벅인 주머니를 꺼냈다.

“형수님, 피 주머니를 너무 큰 걸 사용하신 거 아니세요? 넘어졌을 뿐인데 동맥파열 된 것 같은 수준이잖아요.”

한성우의 말에 차미주가 어리둥절해졌다.

한현진이 창피한 듯 대답했다.

“그거 제가 만든 거예요. 재료가 한정적이라 조금만 짜낼 생각이었는데 힘을 주니까 구멍이 크게 뚫려버렸어요. 막을 수 없으니 어쩌겠어요. 피가 줄줄 흘러나오는데 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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