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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43화

차미주는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앉은 신미정을 빤히 쳐다보며 바득 이를 갈았다.

‘신미정 저 마귀 할망구라면 가능하겠지.’

신랑이 신부의 손을 잡고 단상 앞으로 걸어갔다. 예비부부가 주례 앞에 서서 축사를 듣고 있었다.

신랑과 신부는 서로 편한 사이는 아닌 듯한 모습이었고 그 앞에서 사회자 혼자 떠들고 있었다.

뻔한 말로 가득한 축사가 드디어 끝이 나고 사회자 등 뒤에 있던 대형 모니터에서는 두 사람의 브이로그 영상이 재생되기 시작했다.

이미 많은 결혼식에 참석했었던 터라 이런 흔한 이벤트엔 사람들은 흥미를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신랑과 신랑의 브이로그 영상이 재생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영상의 화면은 갑자기 선정성 가득한 장면으로 바뀌었다.

남자의 거친 숨소리, 여자의 비명이 연회장 여기저기에서 울려 퍼졌다.

화면 속 주인공 중 한 사람은 전태평이었다. 하지만 다른 한 사람은 양시은이 아니었다.

하객들 눈에 드리웠던 졸음은 사라진 지 오래였다.

차미주는 얼른 휴대폰 카메라를 스크린으로 돌렸다.

한현진은 쉬지 않고 차미주의 채널에서 선물을 쐈고 그 덕에 차미주의 라이브 방송은 인기 급상승 1위에 올랐다.

화면 속 자신의 모습에 멍해졌던 전태평이 벌떡 일어나 소리쳤다.

“누구 짓이야? 꺼! 얼른 꺼버리라고.”

양시은의 호텔이었으니 동영상 재생을 책임진 사람도 당연히 양시은의 사람이었다. 그러니 전태평의 말을 들을 리가 없었다.

결혼식 현장은 아수라장이 되었다. 하객들은 하나둘 휴대폰을 꺼내 재생 중인 동영상을 촬영하기 시작했다.

장준의 가족은 표정이 잔뜩 일그러져 있었고 전태평은 사돈을 붙들고 해명하려했지만 상대방이 그의 손을 뿌리쳤다. 장준의 부모님은 냉담한 얼굴로 연회장을 빠져나갔다.

전태평은 새하얗게 질린 얼굴로 양시은을 붙들고 당황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시은아, 얼른 방법 좀 생각해 봐. 이 영상이 유출되면 난 끝장이야.”

“그래.”

양시은이 씩 웃었다.

“그거 잘됐네.”

흠칫하던 전태평이 눈을 부라렸다.

“너야? 네가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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