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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38화

아무리 강민서가 배신했다고 하더라도 신미정은 그녀의 엄마였다. 그러니 강민서가 한현진에게 신미정의 모든 속셈을 털어놓을 리가 없었다.

강민서가 얘기하지 않으니 혼자 추측할 수밖에 없었다.

신미정의 목적은 아이를 없애는 것이니 그녀가 손을 쓸 수 있는 수단은 고작해야 그 몇 가지였다. 몰래 약을 먹이거나, 넘어지게 하는 것.

하지만 신미정은 한현진에게 한약을 먹일 때도 그 어떤 증거도 남기지 않을 정도로 치밀하게 움직였다. 그러니 약을 타는 그런 뻔한 방법은 선택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았다.

그리고 넘어지게 하는 건 한현진은 진작 미끄럼 방지 장비와 함께 피 주머니까지 준비한 상태였다.

오늘 밤 신미정이 가만히 있는다면 그만이었지만 만약 자신에게 손을 댄다면 넘어지지 않았어도 절대 가만히 있지 않으리라, 한현진은 생각했다.

조금 전 신부 대기실에서 신미정 앞에서 그런 행동을 한 양시은을 보며 한현진은 그녀가 뭔가를 눈치채고 일부러 두 사람 사이에 긴장된 분위기를 연출하며 신미정의 경계심을 늦추려는 것임을 알아차렸다.

역시 그녀의 추측대로 양시은은 화장실에 있는 한현진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녀는 신미정이 비상계단에 손을 쓰라고 지시했으니 조금 이따 내려올 때 다른 쪽 계단을 이용하라고 했다.

양시은이 호텔 리모델링을 진행할 때 다른 가문의 사모님들도 현장에 있었다. 당시 그녀는 비상계단의 CCTV는 딸 결혼식이 끝난 후 전부 같이 바꿀 것이라며 비상계단 쪽의 등이 어두우니 될수록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라고 얘기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얼마 전, 신미정은 갑자기 그녀에게 생뚱맞게 비상계단의 CCTV에 관해 물었다. 양시은은 그저 신미정이 지난번에 해준 말을 깜빡했다고만 생각하고는 이상하게 여기지 않았다.

하지만 오늘, 신부 대기실에 있던 신미정은 갑자기 아직도 설치하지 않았냐며 또CCTV 얘기를 꺼냈다. 계속 CCTV를 신경 쓰는 신미정을 보며 양시은은 이상한 낌새를 눈치챘다.

양시은은 발가락으로 생각해도 푼수데기 같은 신미정이 나쁜 일을 꾸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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