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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27화

화장실에서 나온 한현진은 고개를 돌려 방금 강민서가 지나갔던 곳을 힐끔 쳐다보았다. 사람이 없는 것을 확인한 그녀는 곧 아래층으로 내려가려고 했다.

비상계단에서 큰소리와 함께 여자의 비명이 들려왔다. 그 층을 담당하고 있던 종업원이 깜짝 놀라 황급히 비상계단으로 달려갔다. 그리고 그는 곧 온몸이 피투성이가 된 한현진을 발견할 수 있었다.

소식이 전해졌을 때 사람들은 아직 다친 사람의 정체를 알지 못했다. 그저 피투성이가 되었다는 소리를 들은 강한서의 얼굴이 새하얗게 질려버렸다. 그는 벌떡 몸을 일으켜 밖으로 뛰쳐나갔다.

강민서 역시 순간 얼굴을 일그러뜨리고는 강한서를 따라 달려갔다.

주강운은 이성을 잃은 강한서의 모습을 두 눈에 고스란히 담아냈다. 손으로 술잔을 쓸던 그는 아무런 움직임 없이 가만히 앉아 있었다.

피투성이라는 네 글자에 차미주는 진작 가만히 있지 못하고 하얗게 질린 얼굴로 중얼거렸다.

“개자식아, 혹시... 혹시 현진—”

차미주가 말을 마치지도 전에 한성우가 그런 그녀의 말을 잘랐다. 그는 장난기를 띤 얼굴로 웃으며 말했다.

“계단이 높으면 얼마나 높다고 넘어져서 피가 나겠어. 그 사람이 너무 과장해서 얘기한 게 분명해.”

“하지만—”

“형수님이 도자기 인형도 아니고. 고작 넘어진 거로 피를 흘리겠어. 게다가 아직 우리 눈으로 확인한 게 아닌데, 어떻게 형수님이라고 확신하는 거야?”

한성우가 또다시 차미주의 말을 잘랐다. 그러자 차미주가 겨우 마음을 진정시켰다. 잔뜩 긴장했었던 탓에 하마터면 한현진이 임신했다는 사실을 입 밖으로 꺼낼 뻔했다.

“다친 게 누구든 일단 가보자. 듣기만 해도 무서워.”

“그래, 가보자.”

자리에서 일어난 한성우가 차미주와 함께 연회장을 벗어났다. 그리고 신우 부부도 그들을 따라나섰다.

주강운을 힐끔 쳐다본 양지원이 말했다.

“안 가보세요?”

주강운이 온화한 말투로 말했다.

“사람이 너무 많아서 아마 제대로 볼 수 없을 거예요.”

양지원이 그런 주강운을 살피며 물었다.

“만약 다친 사람이 강운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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