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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28화

호텔 매니저 역시 어안이 벙벙했다. 그는 얼른 두 층을 담당하고 있던 직원에게 자초지종을 물었다.

하지만 아무리 물어도 돌아오는 대답은 전부 모르겠다는 것이었다.

강한서는 양시은에게 일단 방을 하나 달라고 부탁한 후 고여정이 한현진을 데리고 들어가 다친 곳을 체크하도록 했다.

그 모습이 신미정에게는 그리 놀라운 일은 아니었다.

‘한현진이 임신했다는 사실을 대외적으로는 줄곧 숨기고 있었으니 이런 상황에서도 당연히 공개하는 것을 꺼리겠지.’

‘하지만 이렇게 많은 피를 흘렸으니 제아무리 명줄이 긴 아이라고 해도 떨어지고도 남았을 거야.’

그런 생각이 들자 신미정은 기분이 한결 좋아졌다.

그녀는 앞으로 다가가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한서야, 오늘은 시원 씨 따님이 결혼하는 날이야. 곧 식을 올려야 하고. 현진이도 심각해 보이지는 않고 말이야. 아마도 덤벙대는 직원이 실수로 기름통을 엎은 모양인데 이 일은 일단 잠시 미뤄두고 나중에 다시 조사하는 게 어때? 이런 일로 결혼식을 방해해서는 안 되잖니.”

그 말은 순간 차미주의 성질을 건드렸다.

“그게 인간이 할 말이에요? 심각해 보이지도 않는다니요. 저렇게 많은 피가 본인 것은 아니다, 이거죠? 실수로 기름을 엎은 거라면 떨어진 흔적이 있어야 해요. 하지만 바닥을 봐요. 이건 분명 누군가 일부러 기름칠한 거라고요. 심지어 꼼꼼하게 발랐다고요. 일부러 한 짓이 분명해요.”

신미정은 차미주를 슥 훑어보았다.

“누가 멀쩡한 바닥에 기름칠을 하겠어? 계단을 오르내리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 왜 다른 사람은 넘어지지 않은 거야? 이 일 때문에 결혼식이 지연되면, 그 책임은 누가 질 거니?”

차미주가 화를 이기지 못하고 발을 동동 굴렀다.

“이것 봐. 당신이 한 짓이지? 그러니까 조사하는 걸 원치 않는 거잖아. 그래서 그냥 묻어버리려고 하는 거고.”

신미정의 얼굴이 차갑게 굳었다.

“한 번만 더 그런 헛소리를 지껄이면 당장 내쫓을 거야. 여긴 네가 함부로 날뛸 수 있는 곳이 아니야.”

한성우가 잔뜩 흥분한 차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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