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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24화

“안타깝게도 우리 세대엔 아마 60살이 되어서야 퇴직할 수 있을 것 같아. 그때가 되면 난 퇴직금을 타기도 전에 죽어버릴 것 같은데 그럼 국민연금도 그동안 지불했던 보험금의 일부만 돌려받을 수 있잖아. 힘들게 몇십 년을 일했는데 난 퇴직 연금이든 뭐든 받아보지도 못하고 빈손으로 가게 생겼으니 생각만 해도 너무 아깝잖아. 그래서 생각해 봤는데 차라리 그 중간쯤인 35살 후에 결혼하는 게 좋을 것 같아. 그러면 40살 정도에 아이를 낳고 아이가 20살 정도가 되어서 대학에 가면 나도 퇴직할 거고. 그때쯤이면 손주를 볼 기력도 없어서 봐줄 것도 없겠지. 퇴직금이 있으니 그럭저럭 생활이 가능하니까 60살 전에 죽는다고 해도 아이들에게 나머지 퇴직금이 유산으로 넘어갈 테니 아깝진 않잖아.”

한성우가 입꼬리를 씰룩였다.

“그 퇴직금을 꼭 받아야 하는 거야?”

“그럼. 퇴직금이 없으면 내가 나중에 일을 못 하게 되면 난 무슨 돈으로 살아.”

차미주의 말에 한성우의 입꼬리가 파르르 떨렸다.

“나더러 45살이 되어서야 아빠가 되라고? 내가 불쌍하지도 않아?”

“45살이면 나이가 너무 많긴 해.”

차미주가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네가 45살에 아이를 낳을 순 있어?”

“당연히 힘들겠지. 45살이면 거의 반백이야. 우리 15년 정도 앞당기면 어때?”

진지하게 고민하는 척하던 차미주가 말했다.

“45살이란 적지 않은 나이에 아이를 낳자고 하는 건 확실히 좀 무리야, 그렇지? 하지만 네가 난 결혼해야 흥한다며. 그럼 우리 이러자. 네가 45살이 되면 내가 일단 너랑 결혼할게. 그리고 내가 성공하면 우린 이혼하는 거야. 내가 젊고 몸 좋은 남자 만나서 아이를 낳으면 다시 재혼해. 그럼 넌 아내, 아들 돈까지 다 가질 수 있잖아. 어때?”

그 말에 당황한 한성우가 멍해졌다.

‘그럴 수도 있는 거야?’

한성우는 갑자기 차미주를 꽉 끌어안더니 나지막이 말했다.

“도둑아. 난 돈 필요 없어. 난 그냥 너랑 결혼하고 싶어. 30살이든 40살이든 아니면 50살이든 난 너와 결혼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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