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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20화

차미주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입을 열었다.

“세상에, 그건 인간도 아닌 거 아냐? 사모님이 예전에 자기한테 얼마나 잘했는데.”

“전 의원님도 시은 언니께 잘 해줬어. 하지만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실 사람 속은 모른다잖아.”

“시은 언니는 남편과 딸들에게 모든 정력을 쏟아부었어. 신미정은 완벽했던 시은 언니의 결혼 생활에 스크래치를 냈어. 그러니 언니는 무슨 일이 있어도 그걸 용서하지 못할 거야. 그러니까 절대 다시 신미정과 손잡을 일은 없어.”

멈칫하던 한현진이 목소리를 낮추었다.

“그리고 아까 들어갈 때 못 봤어?”

차미주도 한현진을 따라 목소리를 낮췄다.

“뭘?”

“언니 따님 눈시울이 붉어 있었어. 아마 울었었던 것 같아. 언니도 그랬고. 이 결혼이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일 수도 있어. 하지만 신미정이 없어서 장씨 가문이 얼마나 명문가임을 말하고 있었지만 언니가 굳이 반박하지는 않았지.”

차미주는 별거 아니라는 듯 말했다.

“딸이 결혼하는데 안 우는 엄마가 어딨어? 장가가는 쪽이나 안 울지.”

차미주의 말에 한현진은 그만 말문이 막혔다. 그녀의 말도 일리가 있었다.

“말 하자면 길어. 아무튼 난 시은 언니가 오늘 이런 소란을 피운 이유가 있을 거라고 생각해.”

만약 한현진이 눈꼴 사나웠던 거라면 이런 일을 꾸밀 필요는 없었다.

둘째 딸에게 자기를 공손히 모셔 오라고 시켜놓고 대기실에 도착하니 신미정 앞에서 그런 소란을 피웠다는 건 어쩐지 신미정에서 시그널을 보내는 것 같기도 했다.

‘시은 언니가 혹시 신미정의 속셈을 눈치챈 건가?’

아무리 생각해도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아 한현진은 그저 조용히 지켜보기로 했다.

결혼식은 저녁 7시 10분에 시작되었다. 장씨 가문에서 일부로 용하다는 역술가를 찾아 받아온 시간이라고 했다.

지금은 이제 6시밖에 되지 않은 이른 시간이었다.

장준의 어머니는 모 그룹의 회장이었다. 아버지 쪽의 친척들은 대부분 공무원이었다. 뿌리가 깊고 인맥이 넓은 가문이라 청첩장을 돌린 손님들만 해도 88개의 테이블에 앉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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