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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19화

한현진과 양시은을 번갈아 보던 신미정이 입을 열었다.

“한현진, 오늘은 시은 씨 따님이 혼사가 있는 날이니 괜히 여기서 재수 없게 하지 않는 게 좋겠어. 분명 네가 박스를 놓친 거잖아. 물건을 손님께 전달하기도 전에 망가졌으니 이건 너희 잘못이야. 돈 몇 푼 때문에 다른 사람 결혼식 망치지 마. 그 죗값은 네가 감당하기 어려울 테니까.”

꾹 분노를 삭이고 있던 차미주가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분통을 터뜨렸다.

“헛소리 좀 그만하시죠. 아까 현진이가 박스를 건넬 때 분명 아줌마를 등지고 있었어요. 대체 어디에 눈이 붙어서 현진이가 떨어뜨리는 걸 봤다는 거예요? 돈 몇 푼이요? 저런 팔찌쯤이야 물론 아줌마한테는 푼돈이겠죠. 아줌마가 그동안 강한서에게서 뜯어낸 돈이야말로 큰돈이죠.”

신미정의 얼굴이 잔뜩 일그러졌다.

“넌 뭐야? 뭔데 여기서 헛소리를 지껄이는 거야?”

“난—”

내가 네 애비다.

차미주가 말을 채 내뱉기도 전에 한현진이 먼저 입을 열어 그녀의 말을 끊었다.

“편을 들고 싶으시면 돈이라도 대신 내주시면서 편 드시죠. 저희 가게 상품은 모두 직원들이 피땀 흘려 만든 거예요. 오늘 잔금을 결제하기 전까지는 아무도 이 신부 대기실에서 못 나가요.”

말하며 고개를 돌린 한현진이 차미주에게 말했다.

“미주야, 물건을 가지고 돈을 지불하지 않는 사람이 있다고 신고해. 경찰이 와서 처리하라고 하지 뭐.”

양시은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현진 씨, 미쳤어요? 우리 딸 결혼식에 신고라뇨?”

한현진이 냉소 지었다.

“그게 저와 무슨 상관이죠? 전 그저 잔금을 받으러 왔을 뿐이에요. 잔금을 못 주신다고 하니 당연히 신고해야죠.”

차미주가 얼른 휴대폰을 꺼내 신고 전화를 걸었다.

결혼식 당일 경찰이 들이닥쳐 창피한 상황이 펼쳐질까 두려웠던 것인지 바득 이를 간 양시은이 어쩔 수 없이 대답했다.

“그만해요. 재수가 없어서 그런 셈 치죠. 얼마예요?”

한현진이 태연하게 말했다.

“8000만 원이요.”

양시은이 굳은 얼굴로 한현진에게 계좌 이체를 하더니 비꼬며 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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