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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18화

전고윤은 올해 곧 졸업을 앞둔 대학교 4학년생이었다. 강민서보다는 2살이 어렸지만 훨씬 차분해 보였다.

말투나 일 처리 방식 모두 양시은과 비슷한 분위기를 풍겼고 예절도 바른 아이였다.

축의금을 내고 식장으로 향하는 한현진을 전고윤이 불렀다.

“현진 이모.”

이모라는 호칭에 한현진이 그만 침에 사레가 들렸다.

“절 뭐라고 부른 거예요?”

전고윤이 눈을 깜빡이며 말했다.

“현진 이모가 엄마를 언니라고 부른다면서 호칭을 잘못 부르면 안 된다고 하셨어요.”

“...”

‘그게 몇 년 전 일인데, 뒤끝이 길어도 너무 길잖아.’

전고윤이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엄마는 지금 신부대기실에 계세요. 모셔 오라고 하셨거든요.”

강한서는 한현진의 손을 꼭 잡은 채 놓아주지 않았다.

한현진이 그런 강한서의 손등을 톡톡 두드렸다.

“시은 언니가 신부를 위해 액세서리를 주문했어. 아직 전해주지 못해서 미주랑 같이 가서 피팅해보고 올게. 먼저 가 있어.”

입술을 앙다물고 손을 놓은 강한서가 나지막이 말했다.

“빨리 와요.”

“알겠어.”

신부대기실은 예식장과 같은 층에 있어 꽤 가까웠다. 전고윤은 한현진과 차미주를 데리고 곧 신부대기실 앞에 도착해 문을 열었다.

역시가 장씨 가문은 이번 결혼식에 심혈을 기울이는 듯했다. 신부대기실에서 신부의 메이크업과 드레스를 봐주는 사람만 해도 대여섯 명은 되는 것 같았다.

차미주가 화장대 위에 올려진 박스에 새겨진 로고를 힐끔 쳐다보았다. 재벌가에서도 유명한 샵의 로고였다. 메이크업 한 번에 몇천만 원을 든다는 곳이었다.

하지만 그 정도는 놀랍지도 않은 일이었다. 지금 이 상황에 제일 의외였던 것은 신부 대기실에 양시은 모녀뿐만 아니라 신미정도함께 있다는 사실이었다.

그녀는 옆에 앉아 양시은과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대기실의 문이 열리자 모든 사람들의 시선이 집중되었다. 한현진을 보고는 혐오의 표정을 드러내던 신미정이 곧 눈을 반짝이며 차갑게 말을 내뱉었다.

“넌 왜 왔어?”

한현진이 태연하게 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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