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916화

강민서의 표정이 서서히 어두워졌다.

“초대하지도 않은 결혼식에 가서 뭐 하게?”

한현진이 어이가 없다는 듯 말했다.

“돈 벌러 가지 왜 가겠어. 우리 가게에서 액세서리를 주문했어. 아직 잔금도 안 줬다고.”

“결혼식에 넌 돈 벌러 가다니, 미친 거 아냐?”

한현진의 눈가가 파르르 뛰었다.

“설마 내가 결혼식 끝날 때까지 기다렸다가 돈을 받아야 한다는 거야? 만약 결혼식 끝나고 환불이라도 하겠다고 하면 어쩔 건데?”

강민서가 욱 화를 내며 말했다.

“네 머리엔 돈밖에 없어? 네가 지금 어떤 상황인지—”

뚝, 말을 멈추던 강민서가 이를 악물고 말을 이었다.

“넌 이젠 송씨 가문의 딸이야. 네가 뭐가 부족해서 돈, 돈거리는 거야?”

한현진은 평소와는 너무 다른 강민서를 훑어보며 잠시 침묵하더니 입을 열었다.

“돈 싫어하는 사람이 어딨다고 그런 소리를 하는 거야?”

그 말에 말문이 막힌 강민서가 이를 악물었다.

“아무튼 난 분명히 얘기했어. 무슨 일 생기면 울지나 마.”

한현진의 눈빛이 어둡게 가라앉았다. 그녀가 낮게 깔린 목소리로 말했다.

“무슨 일?”

멈칫하던 강민서가 입술을 짓이겼다.

“그냥 말이 그렇다는 거야.”

말을 마친 강민서가 방으로 올라갔다.

한현진은 그런 강민서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겼다.

양시은 딸의 결혼식은 밸런타인데이였다.

예비 신랑은 모 부국장의 외동아들이었고 그 역시 공무원으로 삼대가 모두 공직에 종사하는 명망 높은 가문의 자제였다.

작년 연말 시장 비서로 승진한 양시은의 남편은 창창한 앞날이 그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었다. 그러니 이 결혼은 엄밀한 의미에서는 권력을 위한 정략결혼이라고 볼 수 있었다.

다른 사람은 양시은을 보며 드디어 고생 끝에 낙이 온다고 말했다. 남편의 출세와 함께 딸도 든든한 시댁을 둔 남편을 얻게 되었으니 이제 복을 누리기만 하면 된다고 말이다.

하지만 약혼 후 지금까지, 한현진은 한 번도 양시은이 사위에 대해 언급하는 것을 본 적이 없었다.

그리고 그 점이 오히려 한현진의 호기심을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