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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09화

하지만 만약 한현진이 내건 조건이라면 서해금은 그 제안을 받아들일 수도 있었다.

역시나 한현진의 말에 서해금이 표정이 조금 흔들렸다. 그녀가 입술을 짓이기며 말했다.

“현진아, 아주머니도 세은이가 인턴으로 들어오는 걸 반대하는 건 아니야. 하지만 이렇게 큰 회사에 너와 아버지의 한마디로 모든 걸 결정할 순 없어. 나도 다른 부서들과 얘기도 해봐야 하고 직원들의 마음도 신경 써야 해. 예전에도 딸을 인턴으로 써달라는 임원이 있었지만 회사 측에서 모두 거절했어. 안 된다고 단호하게 얘기해 놓고는 자기 일에는 이렇게 입장을 번복한다면 어떻게 기강을 세울 수 있겠니?”

“세은이 아빠 일은 나도 안됐다고 생각해. 내 마음도 너희들과 다르지 않아. 네 아빠는 사람 간의 정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잖니. 너도 그렇고. 그러니 이렇게까지 얘기가 나온 이상 내가 계속 반대한다면 너무 인정머리 없는 사람으로 보일 수도 있겠지. 하지만 현진아, 난 최악의 상황을 먼저 생각할 수밖에 없어. 인턴을 채용한 후 문제가 생기는 날엔 네가 그에 합당한 책임을 져야 할 거야. 혹시 나중에라도 무슨 일이 생기면 아줌마가 인정이 없다고 원망하지 마.”

듣기엔 꾸밈없는 솔직하게 내뱉은 말 같았다.

마치 서해금에겐 아무런 사심도 없다는 듯이 말이다.

송병천이 미간을 찌푸렸다. 그가 뭔가 얘기를 꺼내려고 하자 송민준이 송병천의 발을 꾹 디뎌 입을 닫게 했다.

한현진이 웃으며 말했다.

“아주머니께서 회사 일은 신중하게 고민하시는 것도 제 어머니의 노력이 헛되게 하지 않으려고 그러시는 건데 저도 당연히 이해하죠.”

말문이 막힌 서해금이 한참 만에야 입을 열었다.

“이해하면 됐어.”

송병천에게 혼난 송가람은 밥 먹을 때가 되었지만 방으로 들어가 나오려 하지 않았다. 마지막엔 서해금이 달래러 올라가서야 얼굴을 비췄다.

서해금의 표정은 굳어있었고 송가람은 눈가가 빨갛게 달아올랐다. 아마도 방에서 서해금에게 혼난 모양이었다.

송가람은 늘 금이야 옥이야 하며 가족들의 손에 떠받들려 살았다. 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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