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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92화

“난 그런 적 없어!”

한현진이 강한서를 노려보았다.

“너 그랬어. 그리고 송가람과 만나겠다고도 했어.”

한현진이 단호하고 당당하게 거짓말을 내뱉었다. 그러자 오히려 술에 취한 강한서가 자신을 의심하기 시작했다.

“내... 내가 정말 그런 말을 했어?”

한현진이 진심 반 거짓 반으로 말했다.

“응. 넌 내가 기억도 나지 않는다면서 나와 만나고 싶지 않다고 했어. 보고 싶지도 않다면서.”

강한서의 표정이 버림받은 강아지처럼 불쌍하게 변했다. 입술을 파르르 떨던 그가 한참 만에야 입을 열었다.

“내가 머리가 어떻게 됐었던 게 분명해. 내가 했던 말 주워 담을 수 있을까?”

“내뱉은 말을 주워 담는 게 가능해? 난 이미 들었어. 네가 나한테 그런 말을 했을 때, 내가 얼마나 속상했는지 알아?”

강한서가 미간을 찌푸리며 머리를 쥐어짜 내더니 불쌍한 얼굴로 겨우 한마디 했다.

“내가 했던 말 잊어버리면 안 돼?”

한현진이 참지 못하고 풉 소리 내 웃었다. 그녀는 손을 뻗어 강한서의 귓불을 만지며 살며시 그의 코를 비볐다.

“안아주면 잊어버릴게.”

그 말을 들은 강한서가 얼른 한현진을 품에 안았다.

“잊었어?”

한현진이 눈을 꼭 감았다.

“아직.”

몇 초가 지나가 강한서가 다시 물었다.

“이젠 잊었어?”

한현진이 천천히 대답했다.

“조금 잊은 것 같아.”

또 잠시 시간이 흐른 후 강한서가 다시 입을 열었다.

“잊었—”

“또 쓸데없는 얘기하면 안 잊을 거야.”

“...”

한현진은 강한서의 품에 기대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날 강에서 내 손 놓고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아직도 기억나?”

잠시 생각하던 강한서는 더듬더듬 그날의 일을 한현진에게 전했다.

가느다란 나뭇가지는 두 사람의 무게를 버텨낼 수 없었다. 그러니 두 사람이 함께 위로 올라간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었다. 그렇다고 계속 그런 상태로 있다가 나뭇가지가 부러지기라도 하는 날엔 두 사람 모두 목숨을 잃을 수도 있었다.

한현진은 몸무게가 가벼웠고 수영도 할 줄 알았으니 그녀의 생존 확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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