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807화

강민서가 방으로 들어서자 목소리를 잔뜩 낮춘 신미정의 말소리가 들려왔다. 그녀는 놀란 표정으로 휴대폰을 들고 누군가와 통화하고 있었다. 신미정이 내뱉은 말은 꽤 충격적이었다.

“그 늙은이도 알고 있다고?”

신미정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어쩐지 그렇게 쉽게 한현진이 아름드리로 돌아가는 걸 허락한다 했더니.”

“진정하라고? 내가 어떻게 진정해. 너야 당연히 급한 것 없겠지. 만약 한서가 기억을 찾으면 걘 제일 먼저 나부터 쫓아내려고 할 거야.”

“그렇게 오랫동안 약을 마셨는데, 대체 어떻게 임신한 거야?”

“절대 안 돼!”

“그 아이를 절대 살려둬선 안 돼. 아이가 없다면 한서가 왜 한현진은 아름드리에 계속 두겠어? 기억이 돌아오지만 않는다면 내가 걱정할 건 아무것도 없어.”

얼굴이 새하얗게 질린 강민서는 손에 들린 그릇을 꽉 움켜쥐고 나서야 겨우 떨리는 손을 진정할 수 있었다.

하지만 신미정은 문이 닫히는 소리에 깜짝 놀라며 얼른 전화를 끊었다. 들어온 사람이 강민서라는 것을 확인하고서야 신미정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넌 애가 왜 노크도 없이 들어오는 거야?”

강민서는 마음을 진정시키며 나지막이 말했다.

“한참을 노크했는데도 소리가 없어서 들어왔어요. 엄마, 아주머니가 끓이신 연와 가져왔어요.”

“왜 네가 가져와? 이런 시중을 드는 일은 아랫사람에게 시키면 돼. 내가 너 이런 일이나 하라고 기른 거 아냐.”

신미정은 전에도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었다. 그때의 강민서는 전혀 잘못된 점을 느끼지 못했지만 지금은 그 말이 완전히 잘못되었다고 느꼈다.

물이나 나르며 다른 사람 시중을 들기 위해 태어난 사람은 없다고 정인월이 강민서를 가르친 적이 있었다. 그저 직업일 뿐이라고, 그러니 너무 자기를 대단하게 생각하지 말라고 말이다. 사람의 인생은 언제나 순조로울 수만은 없으니 어느 날엔가 입장이 뒤바뀐다면 상대방이 너를 어떻게 대할지 생각해 보라고 했었다.

강민서가 시선을 내렸다.

“엄마께 볼 일이 있어서 오던 길이라 그냥 제가 가져왔어요.”

신미정은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