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원이 커다란 옥석을 들고 왔다. 누가 보면 그녀가 벼랑에서 캐온 것일 줄 알 것이다.큰 옥석일수록 가격이 높았고 좋은 것이 나올 확률도 높았다. 물론 체적 또한 상대적으로 더 컸다.그러나 그것도 소수일 뿐, 큰 옥석을 선택한 사람도 결국엔 자신이 원하던 것을 얻지 못하는 것이 대다수였다.옥석 가리기 같은 일로 단번에 부자가 될 수도, 거리에 나앉게 될 수도 있었다.그렇기에 자신감이 없다면 다들 그렇게 큰 옥석을 고르지 못했다.사람들은 다들 놀란 표정이었는데 서정원은 전혀 개의치 쓰지 않고 평온한 얼굴로 옥석을 내려놓았다
“이건...”옥석을 자른 남자의 표정이 미묘했다. 옥석을 끝까지 잘랐는데도 그냥 옥석일 뿐, 녹색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역시나 그냥 옥석이네요.”심아영이 깔보듯 말했다. 그녀는 처음엔 조금 긴장했었는데 지금 생각해 보니 본인이 멍청했던 것 같았다.“역시 옥석을 잘 알지 못하는 사람답네요.”“그러게요. 저렇게 큰 옥석을 고르다니, 안에 아무것도 없는 것 같네요.”“돈을 많이 썼을 것 같아요.”주변의 의논 소리가 점점 더 커졌지만 서정원은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 그녀는 턱을 매만지면서 그 옥석을 찬찬히 살폈다.“잘못 찍
심아영은 경악한 표정으로 걸어가서 옥석을 빤히 바라보았다. 탁자 위에 놓인 그녀의 손가락이 덜덜 떨리고 있었다.옥석 안에서 저렇게 큰 비취가 나온 건 정말 보기 드문 일이었다. 그런데 아무것도 들어있지 않을 거라고 생각됐던 옥석 안에서 더욱 값비싼 보물이 들어있었던 것이다.심아영은 도저히 믿을 수 없었다. 그녀는 이 업계에 오랫동안 종사했지만 이런 일은 본 적이 없었다.서정원은 옥석 가리기에 대해서 전혀 모른다고 했었다. 그런데 운이 왜 이렇게 좋은 것일까?설마 서정원이 처음부터 실력을 숨긴 건 아닐까?“어때요? 운이 좋죠
송경훈은 담배 한 대를 태웠다. 흰 연기 때문에 그의 눈빛이 흐릿하게 보였다.“전 송 대표님이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않을 정도로 대단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송 대표님도 두려워하는 인물이 있네요.”심아영은 성격이 원래 그랬다. 그녀는 조금 전에 있었던 일 때문에 화가 가득 찬 상태였는데 송경훈이 이런 얘기까지 하자 참지 못하고 비아냥댔다.그 말을 들은 송경훈은 고개를 돌리더니 갑자기 손을 뻗어 심아영의 턱을 쥐었다. 담배를 끼운 손가락이 서서히 심아영의 뺨에 가까워졌다.뜨거운 온도에 심아영은 곧바로 두려워졌다. 그녀는 필사적
서정원은 심지어 의심이 들기도 했다. 최성운이 먼저 옥석 가리기로 내기를 한 것이 어쩌면 심 회장 때문일지도 모른다고 말이다.“사실 대화창을 봤어요.”최성운은 솔직히 대답했다. 그러나 그의 표정이 미묘했다.“정원 씨가 심 회장님을 알 줄은 몰랐어요.”처음에 서정원의 대화창을 봤을 때 최성운은 별다른 생각을 하지 않았다. 그러나 조금 전 서정원의 말에 그는 문득 그랬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그러나 최성운은 서정원이 진짜 심 회장과 아는 사이일 줄은 몰랐다.그들이 가리키는 심 회장은 바로 심씨 가문의 가주이자 심아영의
아주 강한 점유욕이 느껴지는 키스에 서정원은 그에게 잡아먹히는 기분이 들었다.서정원은 눈을 가늘게 뜨고 손을 뻗어 최성운의 가슴팍을 밀쳤다.“우리 차 안이에요.”비록 뒷좌석과 운전자 사이에 가림막이 있었지만 그래도 서정원은 쑥스러웠다.그녀의 부끄러워하는 모습에 최성운은 더 즐거웠다.“이건 서정원 씨가 먼저 시작한 거예요.”최성운은 말하면서 서정원의 목 언저리에 얼굴을 파묻었다. 그는 애정 가득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사랑해요...”그 말을 들은 서정원은 최성운을 안아줬다.“나도 사랑해요.”두 사람이 서로를 안고 있
서정원이 집으로 돌아왔을 때 최성운은 주방에서 요리하고 있었다. 서정원은 코를 훌쩍이며 몰래 손을 뻗어 최성운의 허리를 끌어안았다.“성운 씨.”서정원이 애교스럽게 최성운의 등에 얼굴을 비비면서 콧소리를 냈다.“왜 그래요?”최성운은 고개를 돌려 부드러운 목소리로 물었고, 서정원은 고개를 젓다가 시선을 들어 최성운을 바라보았다.“최성운 씨가 곁에 있어서 좋아요.”최성운은 서정원의 콧방울을 살짝 건드리더니 고개 숙여 그녀의 이마에 입을 맞췄다.“회사 일은 잘 처리했어요?”“아직 잠입한 그 사람은 찾지 못했어요.”그 일이
조금 전 그 감정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유서혜는 눈을 깜빡였다. 그녀는 자신이 환각을 본 게 아닐지 의심했다.김시우가 왜 이곳에 있는 걸까?그러나 바로 다음 순간, 김시우는 유서혜의 매니저에게서 타월을 건네받아 유서혜의 머리에 둘러주며 내친김에 그녀를 품에 안았다.그의 온기를 느낀 유서혜는 그제야 정신을 차렸다. 그녀는 고개를 들며 미소를 지었다.“여긴 왜 왔어요?”조금 전 눈물 흘리는 신을 찍었기에 유서혜의 목소리가 살짝 쉬어 있었다. 눈을 깜빡이는 그녀의 속눈썹에 물방울이 맺혀 있었다.그녀는 아예 김시우의 품을 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