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소리가 워낙 컸는지 주차장에 있던 경비원이 달려왔다.그 차는 다급히 방향을 돌려 현장에서 도망치려 했다. 유서혜는 혼이 빠진 사람처럼 김시우에게 달려갔다.“시우 씨, 괜찮아요?”김시우의 앞에 무릎을 꿇은 유서혜는 울먹거리고 있었다. 그녀는 손을 뻗어 김시우의 팔을 눌렀다.김시우는 머리를 부여잡고 자리에서 일어나며 유서혜를 향해 고개를 저었다.“난 괜찮아요.”주차장의 경비원이 달려와서 황급히 물었다.“무슨 일이에요?”유서혜는 김시우가 걱정됐다. 너무 긴장한 탓에 그녀는 바로 대답하지 못했다.김시우는 그 모습을 보더
문을 열고 들어온 이우림은 눈 앞에 펼쳐진 광경에 잠깐 멈칫하다가 곧 이렇게 빨리 문을 열고 들어올 것이 아니라 몰래 찍었어야 했다며 후회했다.갑자기 들어온 이우림으로 인해 요셉과 서정원은 깜짝 놀란 표정을 지었고 서정원은 이내 무서운 눈빛으로 이우림을 바라보았다."노크도 안 합니까?""저... 노크 했는데요..."이우림은 고개를 숙이며 횡설수설했다."대표님, 여기 커피요..."그때 요셉이 몸을 돌리더니 그대로 사무실을 나갔다."재미없어."요셉은 이우림의 옆을 스칠 때 빼먹지 않고 이 한마디도 덧붙였다.서정원과 요셉
서정원은 그런 이우림을 보며 허리를 살짝 숙인 후 웃는 얼굴로 얘기했다."왜 수면제 약효가 안 들었는지 궁금한 표정이네요?""다, 다 알고 있었어요?"이우림이 깜짝 놀라 물었다."그런 되지도 않는 연기에 어울려 준 걸 감사하게 생각하세요. 그게 아니었다면 당신은 이곳으로 들어오지도 못했으니까."서정원은 가소롭다는 표정을 지었다."내 커피 취향도 모르는 직원한테 내가 커피를 타오게 시키겠어요?"이우림은 당황한 표정을 지으며 몸을 부르르 떨었다."자, 웃어볼게요."그때 어디서 나왔는지도 모를 요셉이 갑자기 핸드폰을 들고
서정원은 태연한 표정으로 최지연을 한번 보더니 팔짱을 낀 채 웃으며 말했다."어머, 지연 씨. 아무리 우리가 오랜만에 만났기로서는 이렇게까지 예의 바르게 인사하지 않아도 되는데."최지연은 도끼눈을 뜨고 몸을 일으키려고 하다가 서정원이 발로 최지연의 옷을 밟고 있는 바람에 그만 또다시 바닥에 넘어져 버렸다. 그러자 이번에는 턱이 세게 부딪혔는지 최지연은 곧 울 것처럼 눈 주변이 빨갛게 변해버렸다.손윤서는 그런 최지연을 얼른 일으켜 세우며 앞에서 웃음을 짓고 있는 서정원을 향해 말했다."서정원 씨, 정말 너무 하는 거 아니에요?
최승철은 뒷짐을 지며 말했다."하던 거 마저 하라니까 그러네?""할아버지."최성운의 차가운 목소리에 최승철도 그제야 눈치를 챘는지 헛기침을 지으며 얼른 문을 닫고 나갔다."요즘 젊은이들은 문단속도 제대로 안 하고 말이야."서정원은 이토록 민망했던 상황은 처음이었는지 최성운의 가슴팍에 얼굴을 묻은 채 뭐라고 말을 해야 할지 몰라 한참을 그러고 있다가 천천히 몸을 일으키더니 한마디를 하고 자리를 떴다."나 먼저 씻으러 갈게요."그렇게 서정원이 욕실에 발을 들이고 문을 닫으려고 하는데 갑자기 문틈에 남자의 발이 다가왔고 서정
서정원은 그들을 지나쳐 부엌으로 들어가 한창 요리를 하는 왕 아주머니에게로 다가가 물었다."혹시 지금 식사할 수 있을까요?"왕 아주머니는 고개를 돌려 서정원을 바라보고는 얼굴에 미소를 띠며 말했다."안 그래도 도련님이 나가실 때 저한테 신신당부하더라고요. 정원 씨한테 맛있는 요리 해주라고요."왕 아주머니는 그릇과 수저를 꺼내 들어 식탁에 놓으며 말했다."조금만 기다려요. 금방 차려드릴게요.""네, 고마워요."서정원은 웃음을 지으며 식탁에 앉아 요리가 다 되기를 기다렸다. 그때 소파에 앉아있던 최지연이 갑자기 다가오더니
최승철은 서정원을 의심하는 것이 아니었다. 그가 알고 있는 서정원은 이런 못된 짓을 할 아이가 아니었으니까. 반대로 이진숙의 말에 의문을 품었기에 더더욱 서정원이 직접 상황을 설명하기를 원했다.서정원은 태연한 얼굴로 천천히 입을 열었다."지연 씨가 자처해서 저에게 국을 떠다 주겠다고 하다 그만 중심을 제대로 잡지 못해 넘어졌습니다."서정원은 중간 설명은 건너뛰고 결과만 알려주었다. 사실 그녀는 모녀의 추악한 얼굴을 최승철의 앞이라고 낱낱이 이르고 싶지는 않았다."거짓말, 나한테 국을 내오라고 시키고 자기 마음에 안 드니까 나
"진짜요? 정말 찾은 거예요?"유서혜는 매니저에게서 소식을 듣고 의자에서 벌떡 일어나 물었다."대체 누군데요, 그 인간. 내가 지금 만나러 가도 돼요?"유서혜는 지금 화로 가득 찬 마음을 어떻게든 분출해 내고 싶었다. 그 빌어먹을 인간만 아니면 김시우가 자신을 대신해 다칠 일도 없었으니까.매니저는 진정하라는 듯 유서혜를 토닥이더니 천천히 입을 열었다."일단 진정해요. 나도 회사의 어떤 직원이 잡혔는지까지는 몰라요. 그리고 그 직원과 손을 잡은 인간도 아직 모르고요. 하지만 뒤에서 그 사람들을 이용한 주범이 있는 건 확실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