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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1화

송석석은 그릇을 들고 국물을 들이켰다.

털털한 모습에 사여묵은 눈썹을 들썩이며 키득거렸다.

“그나저나 서경 태자가 녹분성에 왜 왔어요?”

서경 태자는 현명하고 용맹하며 백성들의 사랑을 받기로 유명했다.

그런 사람이 녹분성에 나타났으니, 송석석은 의아할 수밖에 없었다.

하물며 태자는 무장이 아니다. 직접 전쟁에 나올 만큼 싸움 실력이 훌륭하지 않다는 뜻이다.

여러모로 태자의 행보는 수상했다.

“서경 황실에 내란이 일어났고 2황자가 꾸민 모략에 의해 어쩔 수없이 전쟁에 나오게 됐소. 수란키는 태자를 위험천만한 곳에 차마 보낼 수 없어 안전한 녹분성에서 몸을 피신하게 했지. 헌데 그곳에서 이방을 마주치게 될 줄이야…”

“2황자가요?”

송석석이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태자가 죽었으니 남은 황자들끼리 자리 쟁탈을 하겠네요. 2황자가 차기 태자로 선발되면 결코 우리에게 우호적이지 않을 거예요.”

서경의 2황자는 상국을 향한 적대감과 악의로 가득 차 있었다.

송석석은 2황자가 서경의 다음 태자가 될까 봐 걱정이 되었다.

“수란키는 3황자쪽에 섰소. 3황자와 돌아가신 태자는 태황후의 뱃속에서 태어난 친형제이기에 명분이 확실하오. 그러나 3황자는 아직 태자가 될 정도로 뛰어나지 않소. 황제도 병세가 심해져 오래는 버티지 못할 것 같소만...”

송석석은 그제야 태자의 신분으로 위험한 전쟁에 나온 상황이 이해되었다.

“2황자와 수란키에게 이번 기회는 전환점이 되겠군요. 그들은 태자의 복수를 한 뒤 신속히 철수하여 내란에 맞설 생각으로 여기 온 거였어요. 그간 태자의 죽음을 백성들에게 알리지 않은 게 바로 명분을 만드는 것 때문이었네요. 이제 서경으로 돌아가 태자의 부고를 온 세상에 알리고 자신들이 추대한 3황자가 친형인 태자의 복수를 한 사실을 알려 민심을 달래고 3황자의 입지를 굳건히 만드는 게 수란키의 계획이었네요.”

“무수한 이유들 중 하나겠지오. 한 나라의 내정을 우리가 어찌 다 파악하겠소? 서경 같은 대국은 더 복잡한 이유가 있을 것이고….?”

사여묵의 말에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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