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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8화

성큼성큼 안으로 들어온 송석석은 사여묵에게 예를 갖춰 인사를 올렸다.

그녀는 장대성이 자기를 이상하게 쳐다보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사여묵이 차가운 눈빛으로 장대성을 째려보자, 장대성이 넉살 좋게 웃었다.

“소장은 이만 물러가겠습니다.”

밖으로 나간 장대성은 멀리 가지 않고 근처에 숨어 그들의 대화를 엿들었다.

“앉으시게!”

사여묵이 송석석에게 자리를 권했다.

사여묵은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입구를 힐끔 쳐다보았다.

밖에서 엿듣고 있는 장대성에게 절대 가만두지 않겠다고 으름장을 놓는 것 같았다.

송석석도 장대성이 밖에 숨어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래서 자리에 앉으며 손가락으로 입구를 가리켰다.

사여묵이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신경 쓰지 마시오. 무슨 일 때문에 찾아온 것이오?”

송석석은 자세를 고쳐 앉았다.

“곧 진성에 돌아가잖아요. 그래서 말인데, 제가 아버지와 오라버니가 희생된 곳에 다녀와도 될까요?”

“우리와 함께 진성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얘기해주고 싶어요.”

그녀의 아버지와 오라비의 유골은 이미 진성으로 돌려보내졌다.

그러나 그들의 영이 아직 이 땅을 지키고 있는 것 같았던 그녀는 진성으로 돌아가기 전, 가족들을 만나고 알려주고 싶었다.

사여묵이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가능은 하다만, 송 장군이 직접 갈 필요는 없을 것 같소. 이미 내가 다녀왔소. 그곳에서 가장 큰 나무를 베어와 위패(牌位)를 조각했소. 이 위패를 가지고 진성에 돌아가시게.”

사여묵은 조금 전 천으로 가렸던 물건을 꺼냈다.

그곳엔 이미 조각된 위패가 있었다.

바로 그녀의 아버지, 송회안의 위패다.

아랫입술을 살짝 깨물었지만 그녀는 흘러내리는 눈물을 막지 못했다.

이미 오래전, 송씨 가문의 신루(神樓)에 송회안의 위패를 모셔뒀음에도 그녀는 제사를 지낼 때면, 감히 고개를 들어 위패를 볼 수 없었다.

그 위패를 마주하는 순간, 아버지의 죽음을 진정으로 인정하게 되는 것 같아 차마 볼 수 없었다.

송석석이 양 볼을 타고 흘러내리는 눈물을 황급히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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