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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6화

태후의 목이 살짝 메었다.

송석석은 어릴 때부터 자주 어머니와 함께 궐에 들어와 놀았다.

태후는 그 시절, 황후였다.

두 여인이 만나면 평생 지아비를 위해 살면 안 된다는 얘기를 하곤 했었다.

그런 얘기를 할 때마다 태후는 한숨을 쉬며 궐에 갇힌 자기 신세를 한탄했다. 부귀영화를 누리는 건 사실이지만 궐의 높은 담장 아래에 평생 갇혀 살아야 했다.

송석석의 어머니도 당시 그녀의 말에 동조했다.

그녀의 어머니 역시 시집을 가서 아이를 낳고 사는 게 인생의 전부는 아니라고 했다. 밖으로 나가 세상 구경을 해야 한다고 했다.

이런 어머니가 있었기에 송석석은 예닐곱 살 때 집을 떠나 매산 만종문으로 가 무공을 배웠다. 천하제일이 될 수는 없지만, 자기 목숨 정도는 지킬 수 있었다.

명문가의 어떤 부모가 금지옥엽으로 키운 딸을 험한 무술의 세계로 보낼 수 있겠는가? 그러나 송석석의 어머니는 달랐다.

심지어 자기 딸이 언젠간 전쟁을 하러 갈 수도 있다며 송석석의 아버지에게 단호하게 말했었다.

그러나 나중에 전쟁에서 지아비와 아들을 잃은 그녀는, 전쟁에 대한 두려움이 극에 달했고 생각이 바뀌었다.

어쩌면 시집을 가 아이를 낳는 삶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적어도 목숨이 보장되니 말이다.

그래서 송석석에게 평범한 아녀자의 삶을 권했을 것이다.

태후의 말에 어떻게 대꾸해야 할지 몰랐던 송석석은 결국 침묵했다.

만종문에 있을 때, 그녀는 생기가 넘쳤고 활발했다. 벌거숭이처럼 뛰어다녔지만, 미래에 대한 무한한 가능성을 느낄 수 있었다.

나중에 집안에 큰 변고가 생기며 그녀의 마음도 서서히 죽어갔다.

세상이 여인에게 바라는 모습에 따라 얌전히 살았었다.

한참이 지나서야 송석석이 조용히 입을 열었다.

“신녀 송구스럽지만, 나중에 다시 얘기 나누면 아니되겠사옵니까.”

태후는 부드럽게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래, 돌아가거라. 목욕하고 쉬도록 하거라. 네 냄새를 너무 맡았더니 눈이 맵구나.”

태후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냄새 때문이 아니라는 것을 두 사람은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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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goodnovel comment avatar
오선
가격도 비싼데 오타와 어색한 번역이 자주 보입니다 신경 좀 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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