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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5화

그리고 그 제안을 송석석이 동의하면 좋은 일이지만, 만약 거부한다면 얼굴 들고 다니지 못할 것이다.

한참이나 고민하던 노부인이 입을 열었다.

“둘째를 불러 먼저 얘기해보는 게 좋겠습니다. 둘째가 거부하면 그때 다시 얘기하시지요.”

김순희는 도저히 송석석을 먼저 찾아갈 수 없었다.

설령 송석석이 전북망과 재회하기를 바란다고 해도 시어머니로서 체면을 잃을 것 같았다.

장군부는 이방 한 명으로 충분히 곤욕을 치렀다.

송석석 때문에 또다시 입방아에 오를 수 없었다.

김순희가 망상에 빠져있을 무렵, 송석석은 지안궁에서 태후를 만나고 있었다.

50살도 안 된 태후는 관리가 잘 되어 눈꼬리의 주름만 빼면 여전히 젊었을 때 미모를 유지했다.

흰 머리가 몇 가닥 나이긴 하지만 뚜렷하지 않았다.

그녀는 매우 우아하고 화려했다.

태후가 부드러운 미소로 송석석을 바라보았다.

“한마디 말도 없이 전쟁에 나가다니. 안 좋은 일이라도 생겼으면 내 네 모친을 무슨 낯으로 본단 말이냐?”

태후가 눈시울을 붉히며 말했다.

그녀는 송석석이 자랑스러우면서도 마음이 아팠다.

특히 그녀의 어머니를 떠올린 땐, 마음 한구석이 콕콕 쑤셨다.

“걱정을 끼쳐 송구하옵니다, 마마. 그럴 의도는 아니었사옵니다.”

송석석이 얼른 잘못을 인정했다.

“이리 오너라, 네 얼굴이 보고 싶구나.”

태후가 그녀를 자애롭게 쳐다봤다.

송석석은 태후 앞으로 걸어가 무릎을 꿇으려 했다. 그러나 태후가 그녀의 손을 잡으며 말렸다.

“그냥 옆에 앉도록 해.”

송석석은 양반집 규수의 모습을 하고 적절한 미소를 지으며 자리에 살포시 앉았다.

태후는 그녀의 손을 잡고 얼굴을 바라보았다.

“이런, 벌거숭이가 따로 없구나. 매산에서 돌아올 때 봤던 벌거숭이랑 똑 닮았어.”

태후가 손을 뻗어 그녀의 볼을 살짝 꼬집었다.

“진성에 돌아와 머물던 그때, 피부가 얼마나 윤기 흘렀는지 아느냐? 지금 네 꼴을 보아라, 손톱에도 때가 가득하구나.”

송석석이 민망하다는 듯 웃었다.

“돌아오는 길이 긴박해 제대로 씻지도 못하고 환복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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