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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7화

봄이 오면서 쌓였던 얼음과 눈이 녹았다.

장병 일부를 남긴 뒤, 나머지 병사들은 진성으로 돌아가는 행군길에 오르기로 했다.

시만자는 진성으로 갈 것인지, 매산으로 갈 것인지 한참이나 고민했다.

몽동이가 말했다.

“매산은 언제든지 갈 수 있지만, 진성에 금의 귀환하는 건 이번 생에 다시 없을 기회야. 사람들이 환호하며 우리를 반겨줄 거라고.”

그들은 큰 뜻이 없었다.

평생 바라는 게 있다면 무공을 잘 연마해 적수를 만나면 제대로 혼내주는 것뿐이다. 천하무적은 바라지도 않았다.

하루아침에 남강을 수복한 전쟁 영웅이 되었다.

갑자기 모든 이들에게 칭송을 받자 적응이 되지 않았지만, 기분은 좋았다.

건강을 어느 정도 되찾은 이방은 곤장을 맞아야 했다.

전북망은 이방을 피하는 것 같으면서도 무슨 일이 생기면 언제든 그녀를 도왔다.

이방이 곤장을 맞아야 한다는 소식에, 전북망은 사여묵을 찾아가 살려달라고 간청을 올렸다.

그러나 사여묵은 전북망을 만나주지 않았다.

전북망은 어쩔 수 없이 송석석을 찾아가 사여묵에게 잘 말해달라고 청했다.

“내 부탁이 무례하게 들리겠지만, 우리 모두 진성으로 돌아가야 할 몸 아니오? 이방이 곤장을 맞은 채로 돌아간다면 행군의 고난을 견디지 못할 것이오. 전부 내 잘못이오, 내가 송 장군을 저버린 것이니….”

송석석이 차갑게 그의 말을 끊었다.

“무례한 것을 알고 있다면서 이런 부탁을 할 수 있어요? 내 가족이 누구 때문에 몰살당했는데?”

“세상에서 누구보다 이방이 죽기를 바란 게 나입니다. 그런데 지금 누구한테 누굴 살려달라고 부탁하는 거예요? 제정신이세요?”

그녀의 반박에 전북망은 한마디도 할 수 없었다.

말문이 막힌 전북망을 송석석이 싸늘하게 바라보았다.

전북망의 뇌리로 초야를 치르던 날, 붉은 천 뒤로 드러난 송석석의 불그스름한 얼굴이 떠올랐다. 복숭아꽃처럼 붉고 밝았던 그때가 떠올랐다. 지금처럼 독기 어린 눈으로 자기를 쳐다보는 여인이 아니었다.

전북망은 마음 한구석이 씁쓸했다.

“내가 잘못했소. 당신을 저버린 건 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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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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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영
첫날밤 안햇능데 안믿어서 문재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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