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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4화 고다정을 저버리지 말아 주세요

이런 생각은 온천 산장에 도착하면서 더욱 뚜렷해졌다.

그들은 더 좋은 구경을 하기 위해 케이블카를 타지 않고 도보로 산기슭에서부터 산 정상에 있는 온천 산장으로 올라갔다.

전에 고다정과 여준재가 같이 왔을 때는 한 가을이라 올라가는 길에는 단풍잎들이 울긋불긋 물들어 한 폭의 아름다운 유화와 다름없었는데, 지금은 갓 여름이 시작되어 사방이 봄꽃으로 단장되고 산 좋고 물 맑은 초여름의 완연한 풍경이 마치 인간 절경을 보는 것 같아 그야말로 힐링이 따로 없었다.

아이들은 눈앞의 경치에 한껏 들떠서 고다정과 여준재를 팔을 끌어당기며 활짝 웃었다.

“엄마 아빠, 우리 사진 찍어요.”

여준재도 당연히 그들의 요구에 응하여 고다정의 허리를 껴안고 두 아이한테 사진을 부탁했다.

“아빠, 엄마 좀 더 가깝게 껴안아 봐요.”

“엄마, 아빠 좀 보세요.”

두 아이는 그들한테 포즈를 잘 취하라고 진두지휘하고 있었다.

나무 아래에서 다정하게 붙어서 사진을 찍고 있는 고다정과 여준재를 보며 채성휘는 가슴이 답답해지는 느낌을 떨쳐버릴 수 없었다.

아예 눈길을 돌려 보지 않고 생각지도 말자고 하는 그때, 두 아이는 일부러 찍은 사진을 들고 와 보여주며 그한테 잘 찍었는지 평가를 요구했다.

“아저씨, 우리가 찍은 이 사진, 어때요? 잘 찍었어요?”

두 아이는 말하며 폴라로이드로 찍은 사진을 채성휘한테 들이밀었다.

피할 수 없어 그는 사진을 대충 한번 쳐다보고는 입꼬리를 힘겹게 끌어당겨 고개를 끄덕였다.

“예쁘네.”

“저도 너무 예쁜 거 같아요. 아빠랑 엄마랑 너무 잘 어울리죠. 아저씨?”

하준은 작은 머리를 뒤로 젖혀 채성휘를 똘망똘망하게 쳐다봤다.

마치 채성휘가 맞장구를 치지 않으면 계속 뚫어지게 그를 쳐다볼 것처럼 말이다.

채성휘는 눈앞의 요 꼬마를 깊이 들여다보며, 이 녀석이 일부러 그러는지 아니면 그저 무심코 하는 얘기일지를 생각했다.

하지만 그는 후자의 가능성이 더 크다고 판단했다. 애가 몇 살밖에 안 되었는데, 설마 어른들의 일을 어떻게 알겠는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그는 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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