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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3화 뻘쭘하기 그지없다

저녁에 여준재는 고다정을 데리러 왔다.

그녀의 미간에는 어느새 걱정이 사라지고 예쁜 얼굴에 홀가분하고 유쾌한 웃음기만 가득했다.

“기분이 그렇게 좋아요? 내가 한번 맞춰 볼까요? 약재 일이 잘 해결됐어요?”

“딩동댕. 정답입니다. 맞췄지만 장려는 없어요.”

그녀는 애교 섞인 깜찍한 표정을 지으며 여준재를 쳐다봤다.

여준재는 눈썹꼬리를 살짝 치켜올리며 그녀의 손목을 확 잡아당겨 자신의 품속으로 안기게 했다. 그리고 고개를 숙여 그녀의 얼굴로 가까이 다가가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

“누가 그래요, 없다고?”

거의 말이 끝나기도 바쁘게 그는 머리를 숙여 그녀의 입술을 머금었다.

앞에서 운전하던 구남준은 눈치 있게 가림막을 내렸다.

한참 동안의 키스 후에 입술이 떼어지자 고다정은 온몸이 나른하여 숨을 헐떡이며 여준재의 품에 안겨 있었다.

여준재도 별로 좋은 낯빛은 아니었다. 이마의 핏줄이 뚜렷해지고 무언가를 참는 내색이 여실하게 나타났다.

다행히 집에 거의 도착했을 때 두 사람은 모두 숨을 가다듬었고, 여준재는 그제야 궁금하여 물었다.

“약재 문제는 어떻게 해결된 거예요?”

“이 일은 다 채 선생님 덕분이에요. 채 선생님 친구분이 임시로 우리한테 약재를 빌려줘서 이번 위기를 모면할 수 있었어요.”

고다정은 숨김없이 사실대로 얘기했고, 주말에 채성휘와 함께 식사하고 나들이 나가기로 한 것도 털어놓았다.

“채 선생님이 운산에 와서 한 번도 제대로 놀아 본 적이 없다고 해서요. 내가 도움을 많이 받았는데 뭐라도 해드려야 되지 않나 싶어서, 주말에 같이 나가서 놀자기에 그러기로 했어요.”

그리고 그녀는 여준재가 질투할까 봐 뒤에 말을 덧붙였다.

“물론 당신이 이곳 남자 주인이니까, 꼭 같이 가야 해요. 놀고먹는 일은 약혼자분께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예비 신부님께서 직접 분부를 내리셨는데, 여부가 있겠어요?”

여준재는 총애의 눈길로 고다정을 바라보며 그녀의 부탁에 수응했다.

......

눈 깜짝할 사이에 주말이 되었다.

채성휘와 놀러 가기로 약속했기 때문에 고다정과 여준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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