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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7화

“다 들었어?”

주석민은 살짝 한숨을 쉬며 자신의 모습을 전혀 의식하지 못하는 구진학을 바라보았다.

“이 나이에 후배 앞에서 망신을 다 하네.”

송연아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임옥민의 편지를 읽지 않았다면 여기까지 오지도 않았을 테니까.

“교수님이 한 말에 약속할게요.”

주석민은 송연아의 빠른 태세전환에 놀라 잠시 얼어붙었다.

너무 빨라서 그가 반응하지 못할 정도였다.

“너, 방금 뭐라고 했어?”

주석민은 믿을 수 없었다.

“제가 수술했다고 할게요...”

“네가 나 대신 누명을 뒤집어쓸 필요 없어. 내 이기심 때문에 민이가 죽었고, 난 더 이상 살고 싶지 않아. 나를 보호하기 위해 네가 희생 할 필요가 없어...”

구진학은 비틀 거리며 일어나 임옥민을 안으려고 했다. 이때 송연아가 입을 열었다.

“사실 임옥민 씨는 얼마 전부터 이미 과거를 기억하고 있었어요...”

구진학의 몸은 한참 동안 굳어졌다가 천천히 돌아 섰다.

“너, 뭐라고 했어?”

주석민도 놀란 표정으로 송연아를 바라보며 물었다.

“어떻게 알았어?”

“임옥민 씨께서 저한테 편지를 썼는데 제가 사는 곳을 몰라서 병원으로 보냈나 봐요. 그래서 방금 읽었어요...”

“뭐라고 썼는데?”

갑자기 구진학이 송연아에게 달려들어 어깨를 붙잡고 물었다.

“말해봐, 빨리 말해봐, 민이가 뭐라고 했어?”

“임옥민 씨가 편지의 내용을 비밀로 해달라고 했기 때문에 말할 수 없어요.”

“편지는 어디 있어?”

구진학은 포기하지 않았다.

“말할 수 없으면 빨리 편지를 내놔.”

“줄 수 없어요.”

송연아의 표정과 목소리 톤은 감정의 기복 없이 차분했고, 그녀는 구진학의 손을 떼어내고 조용히 자리를 떠났다.

구진학은 여전히 계속 추궁하고 싶었지만 주석민의 제지를 받았다.

“내가 연아를 잘 알아. 연아가 말하고 싶지 않은 건 네가 아무리 물어도 소용이 없어. 게다가 옥민 씨가 비밀을 지켜달라고 부탁했기 때문에 연아는 절대 말하지 않을 거야. 걔를 난감하게 하지 마. 아까 네가 죽으면 옥민 씨가 슬퍼할 거라고 말했잖아. 내 생각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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