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야. 저런 사생아 자식이 도연 같은 천재를 탈락시키다니. 허, 오늘의 대회가 정말 사람들의 예상을 많이 벗어나게 한다니까."스탠드 위의 한 분가 가주가 웃음을 참지 못하고 말했다."그러니까, 정말 뜻밖이야. 속세에서 자란 놈의 전투력이 이렇게나 강한데, 그가 수련한 공법이 어느 등급에 달했는지 궁금하네. 아마 우리 도씨 가문보다 약하지는 않을 것 같은데."또 다른 도씨 가문의 분가 가주가 감탄하며 말했다.이에 방금 전에 입을 열었던 분가 가주가 다른 의견을 내놓았다."그건 불가능할 거야. 우린 은세의 대가문이라고. 게다가 도연은 가주의 딸이라 수련한 공법이 뭐라 해도 도범이 수련한 공법보다는 등급이 많이 높을 걸? 도범이 이길 수 있었던 건 아마 단순히 수련의 경지가 도연보다 조금 높았을 뿐일 거야. 저 녀석 적어도 위신경 후기에 돌파한 강자일 가능성이 매우 높아.""하하, 사실 난 오히려 도범이 가주 후계자의 자리를 물려받았으면 해. 아무래도 세속에서 한 걸음 한 걸음씩 힘들게 성장한 자들만이 수련이 얼마나 어려운 건지 절실하게 알 거니까. 줄곧 높은 자리에서 오만한 태도만 보이는 도자용보다는 훨씬 더 가주 자리에 적합할 것 같아."한 분가 가주가 잠시 생각하더니 큰 소리로 웃으며 말했다."목소리 좀 줄여. 루희 귀에까지 들어갔다간 문제가 엄청 커질 거야. 다음 달에 당신 분가에 떨어질 수련 자원이 절반쯤은 줄어들 수도 있다고. 뒤끝이 아주 심한 여인이니 말 조심해."한 노인이 옆에서 황급히 일깨워 주었다.이에 그 분가 가주가 사방을 둘러보고는 작은 소리로 말했다."설마. 우리가 이렇게 멀리 떨어져 있는데 들릴 리가 없잖아. 하지만 이렇게 오래 지났는데도 저 여인의 아들이 돌아오지 않은 걸 보면, 이미 죽었을 가능성이 더 크단 말이지. 게다가 가주 후계자의 자리가 다른 사람의 손으로 들어가야 하니 저 여인 지금 화가 아주 이만저만이 아니겠어."노인이 말했다."당연히 엄청 화가 나겠지. 하지만 쌤통이야. 하루 종일 어디를 가도 곁에
도명이 거친 목소리로 말했다."방금 저 녀석은 단지 운이 좋아서 승리를 거두었을 뿐이야."이에 흰 옷차림을 하고 있던 남성이 냉담하게 웃으며 말했다."첫째, 도연은 그가 위신경 강자라는 걸 전혀 생각지도 못했기에 틀림없이 전력을 다하지 않았을 거야. 그래서 상대방에게 기회를 주었던 거지. 둘째, 도연이 아직 무기를 사용하지 않았어. 허, 만약 도연에게 무기를 꺼낼 시간이 있었더라면 이번 라운드는 무조건 도연이 이겼을 거야.”"그래, 내가 말했잖아. 이치대로라면 도연이 2라운드에서 탈락될 수 없어!"한 9품 종사가 생각한 후에 말했다.도범은 그들을 상대하기 귀찮아 다리를 꼬고 앉아 다음 경기를 기다리고 있었다.그는 조만간 주먹으로 그를 경멸하는 자들에게 알려줄 예정이다. 그가 비록 세속에서 살다 돌아왔지만, 실력은 절대 소위의 가족 천재들에게 뒤지지 않는다는 걸.그러면서 그는 먼 곳 스탠드 위의 셋째 장로를 쳐다보았다. 그가 지금 유일하게 걱정하고 있는 것이 바로 셋째 장로이다.도훈이 일찍 그에게 셋째 장로와 루희 그리고 전에 죽은 아홉번째 호법 도해용이 아주 가깝게 지내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준 적이 있었으니. 게다가 셋째 장로는 자신의 진짜 모습을 숨기는데 아주 능하고 평소에도 항상 웃는 얼굴이라 셋째 장로를 제일 조심해야 한다고.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셋째 장로의 전투력이 매우 강하다는 것이다. 가문중 그와 맞설 수 있는 사람은 대장로와 도범의 아버지 도남천뿐인데, 도남천이 중독되는 바람에 셋째 장로를 제압할 수 있는 사람이 더 적어졌다.이런 이른바 가문의 천재들은 도범에게 있어서 아무런 위협도 되지 않는다. 그는 이미 진신경에 돌파한 강자이니까. 이런 수련의 경지로는 그들을 아주 쉽게 이겨낼 수 있다.하지만 셋째 장로 등을 상대하기엔 도범은 그렇게 쉽게 판단할 수가 없다. 만약 상대방이 자신을 죽이고 그들의 음모를 완성하려 한다면 그가 셋째 장로의 적수일지 아닐지도 모르고.아무래도 도범은 이런 강자와 맞붙은 적이 없었으니.얼마 지나
옆에 있던 영아가 미소를 지으며 박시율에게 설명했다."시율 언니, 세상 만물에는 전부 영성이 있다고들 하잖아요. 특히 이런 영기가 아주 짙은 곳에서 자란 나무 약초들은 일 년 내내 영기의 자양을 받으면서 자라는 거니까 마지막에는 모두 영초로 변해 주동적으로 영기를 흡수하거든요."박시율이 듣더니 알듯 말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고는 "저 사람들이 저토록 기뻐하는 걸 보니, 영초의 좋은 점이 적지 않은가 보지?"라고 되물었다."물론이죠. 영초라는 건 그렇게 쉽게 찾아낼 수 있는 물건이 아니거든요. 영초들은 영기가 짙은 곳에서만 자랄 뿐만 아니라, 어떤 영초는 성장 연도가 제일 중요해요. 시간이 길수록 효과가 더 좋은 거라."영아가 미소를 지으며 인내심 있게 박시율에게 설명했다."게다가 영초는 영기의 농후한 정도에 따라 1품부터 9품까지의 등급으로 나뉘거든요. 1품이 가장 낮고 9품이 가장 높고. 그리고 매품마다 저급, 중급 그리고 고급으로 나뉘어져요. 영초는 우리의 수련을 도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그 중의 영기를 연화시키는 데 성공하기만 하면 공법을 사용하여 수련하는 것보다 속도가 훨씬 더 빠르거든요.""와, 그럼 영초가 많을수록 수련하기가 더 쉽고 속도도 더 빠르다는 거야?"옆에 있던 박해일이 듣더니 갑자기 눈빛이 밝아져서는 물었다. 속으로는 이미 그 약초를 갈망하고 있었다.그도 강자가 되고 싶었으니까. 특히 도범 같은 강자는 공격 한 방이면 수십 명, 심지어 수백 명을 죽일 수도 있는데.예전에 이런 것에 관심이 없었을 때엔 아무런 생각도 없었지만, 지금 알게 되었으니 강해지고 싶은 갈망이 점점 커지는 것도 당연한 일이었다.그가 강해져야만 가족을 보호할 수 있는 힘이 생기는 거니까. 그는 사내대장부로서 계속 영아의 보호를 받고 싶지 않았다."그건 물론이지. 하지만 수련의 속도도 어떤 공법을 사용하는지에 따라서 달라질 거야. 공격 등급이 높을수록 속도가 빨라지는 거거든."영아가 웃으며 말을 이어갔다."중점은 처음엔 진보하는 속도가 많이
그러다 잠시 뜸을 들이더니 계속 말을 이어갔다."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심지어 이 세상에 정말 3, 4품 또는 더 높은 품급의 영초가 있는지 의심하고 있거든요, 한 번도 본 적이 없었으니까. 게다가 사람을 흥분시키는 전설이 하나 더 있는데, 사실인지 아닌지는 누구도 몰라요.""무슨 전설?"박시율과 박해일이 이구동성으로 물었다.이에 영아가 한번 웃더니 말했다."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것 중에 가장 높은 수련의 경지가 바로 진신경의 정점이잖아요? 그 수련의 경지에 도달한 후에는 더는 돌파하기가 어렵거든요. 왜냐하면 그 후의 단계로 돌파하는 공법이 없으니까 돌파하고 싶어도 돌파할 수가 없죠. 하지만 전설에 의하면 이 세상에는 더 높은 수련의 경지가 있대요. 바로 천급의 수련 경지요."그러다 잠시 생각하더니 다시 진지하게 두 사람을 바라보며 말을 이어갔다."일단 천급의 수련 경지에 돌파하면 수명을 늘릴 수 있다고들 하는데, 적어도 200년의 수명을 가지게 된대요. 그게 무엇을 설명하는지 알아요? 그 사람은 200세까지 살 수 있다는 거라고요!""설마!"박시율과 박해일이 듣더니 동시에 숨을 크게 들이마시며 자신이 잘못 들은 게 아닌지 의심부터 들었다. 만약 전설이 사실이라면, 그 사람은 정말로 200세까지 살 수 있다는 건데. 이런 좋은 일을 원하지 않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게다가 진신경의 수련 경지에 달한 자의 실력도 충분히 무서운데, 천급에 달한 자의 실력은 또 얼마나 강할까?"경기 시작되었어요, 우리 경기나 봐요. 이것들은 전부 전설이라 도대체 진짜인지 아닌지는 아무도 몰라요. 8대 은세 대가문의 사람들이 천급에 돌파할 수 있는 비밀을 찾고 싶어 험난한 곳까지 가서 모험한다지만, 이렇게 여러 해가 지났는데도 아무런 단서가 없는 걸 보면, 전설이 가짜일 것 같기도 해요."영아가 어처구니없다는 듯 웃으며 말했다."게다가 만약 정말 8, 9품의 영초가 있다면, 그 안의 영기는 또얼마나 무서울가요? 저는 지금 1품 저급 영초 속의 영기도 엄청 많다고
"흥!"경기가 시작되었다는 말과 함께 이미 위신경 후기에 도달한 도후는 주먹을 꽉 쥐어 영기로 주먹을 단단히 감싼 다음 발밑에 힘을 주어 곧장 도범에게 달려갔다."탈락하고 싶어 안달이 났네?"이토록 조급하게 자신을 탈락시키려 하는 도후의 모습에 도범은 참지 못하고 냉소를 터뜨렸다. 그러고는 덩달아 주먹을 쥐고 두터운 영기로 주먹을 감쌌다.슝-그런데 바로 이때, 놀랍게도 다른 그림자가 그의 앞으로 나타나 도후의 공격과 맞붙었다.“소정 씨?”도범이 주먹 위의 영기를 거두어들이고 약간 놀라서 입을 열었다.쿵-거대한 굉음과 함께 두 사람 모두 공격에서 흩어져 나온 충격에 의해 몇 미터 뒤로 물러선 후 겨우 멈춰 섰다.두 사람의 실력은 별로 차이가 나지 않았다."도소정!"도후는 화가 나서 도소정을 노려보며 말했다."너 대체 무슨 뜻이야? 세속에서 돌아온 이 사생아를 이기게 하려는 거야 뭐야? 너 우리 도씨 가문의 체면을 다 망치고 싶어? 허, 그때 가서 이 일이 밖으로 퍼지기라도 하면 우리 도씨 가문이 얼마나 창피하겠어! 가문의 천재가 세속에서 돌아온 사생아보다 못하다고!"이에 도소정도 차가운 얼굴로 상대방을 바라보며 말했다."미안하지만 도후야, 내가 보기엔 전혀 창피할 것 없거든? 왜냐하면 도범 씨도 우리 도씨 가문의 일원이고 더욱은 도씨 가문의 가주로 될 사람이니까. 도범 씨가 대단하다는 건 우리 도씨 가문의 젊은 세대가 모두 천재라는 것을 설명해 주겠지. 영기가 충분하지 않은 곳에서도 이렇게 성장했으니, 창피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좋은 일이고, 자랑할 만한 일이라고 생각하는데?""너......"도소정의 말에 도후는 비록 화를 주체할 수가 없었지만 딱히 반박할 수도 없었다."허, 다 잘못된 이론이야. 다른 건 필요 없고, 딱 한마디만 물을게. 비킬 거야 말 거야?""안 비켜."도소정이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대답했다.그러고는 한쪽의 도범을 보며 다시 입을 열었다."도범 씨, 저 녀석이 계속 도범 씨를 겨냥하고 있는데,
아무래도 도범이 방금 전투력이 아주 강한 도연을 탈락시킨 건 사실이니까. 설사 도연이 방심했다 하더라도, 적어도 도범의 전투력이 아주 뛰어났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었다. 그런데 만약 그가 도소정과 손을 잡는다면, 아무리 그라도 무조건 승리할 수 있다는 승산은 없다."도남천, 이러고도 당신이 안배한 게 아니라고 잡아뗄 거야? 딱봐도 당신이 안배한 거 같은데. 당신의 아들을 위해서 참 용을 쓴다니까."스탠드 위의 루희는 화가 나서 미칠 지경이었다. 그녀는 도남천을 노려보며 말했다."1라운드에서 도소정과 도연더러 당신 아들을 보호하게 하고, 2라운드에서는 도연더러 고의로 도범에게 지게 하고. 지금 3라운드에서는 또 혼전으로 바꾸어 도소정더러 도범을 돕게 하고. 허, 이렇게 되면 도범이 5위 안에 들어가는 건 아무런 문제도 없게 되겠지?""당신 무슨 헛소리를 하고 있는 거야!"도남천도 마찬가지로 화가 났다. 그러다 두 번 기침을 하고서야 계속 말을 이어갔다."방금, 방금 도범의 영기를 당신도 봤잖아. 저 아이는 진정한 위신경 수련 경지에 달한 강자야. 이건 조작해 낼 수 없는 사실이라고!”"나, 난 몰라! 전부 당신이 안배한 게 분명해!"루희는 분명 대회에서 우승을 할 수 있는 자용이 지금은 대회에 참가할 수도 없다는 걸 생각하니 괴롭기 그지없었다."당신이 그렇게 생각한다면야 나도 어쩔 수 없지!"도남천은 더는 루희의 체면을 세워주기도 싶지 않아 고개를 돌렸다.그러나 무대 위의 상황을 바라보던 그의 얼굴색이 순식간에 어두워졌다. 여러 명의 도씨 가문의 자제들이 도범과 도소정 두 사람을 향해 범위를 좁혀가고 있었으니까."어?"이때, 똑같이 무대 위를 주시하고 있던 루희가 기뻐하며 웃음을드러냈다."하하, 도남천. 이런 장면은 생각지도 못했지? 비록 당신이 도소정더러 도범을 보호해 다음 라운드에 진출하게 도우라고 했지만, 다른 도씨 가문의 자제들이 모두 그를 싫어할 줄은 전혀 몰랐지? 이렇게 많은 천재들이 모두 당신의 아들을 탈락시키고 싶어 한다니!
도범의 말은 순간 도소정을 할 말 잃게 만들었다.하지만 도범의 말이 틀린 건 아니다. 확실히 그녀가 도범을 도우러 왔으니까 다른 천재들이 더욱 도범을 탈락시키고 싶었을지도 모른다.나머지 참가자들은 이쪽에 많은 강자가 모인 것을 보고, 감히 다가올 엄두도 못내고 가능한 자신의 수련 경지보다 낮은 상대를 찾아가 탈락시키는 데에 전념했다."하하, 도소정. 보아하니 넌 저 녀석을 도울 기세인 것 같다? 하지만 날 까먹고 있었어. 나도 저 녀석을 탈락시킬 작정이거든. 저 녀석이 자꾸 오만방자하게 우승을 따려 들잖아."몸집이 보통 사람보다 훨씬 큰 도명이 두 손을 가슴에 안고 거칠게 말했다."큰일이네요. 상대가 너무 많아요."도소정이 안색이 어두워져서는 도범을 바라보았다."하하, 걱정하지 마요. 저들이 나를 탈락시키기 전에 내가 먼저 저들을 탈락시키면 되니까."하지만 의외로 도범이 두려워하기는커녕 오히려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때가 언젠데 아직도 그런 농담을 해요?"이에 도소정이 도범을 노려보며 말했다.도범이 아직도 농담을 하는 것만 같았다. 지금 모두 6명의 천재가 그들을 포위하고 있고, 수련의 경지가 가장 낮은 게 위신경 중기에 달하는 자들이다. 심지어 그중 3명은 위신경 후기의 수련 경지에 달한 강자이고. 그런데 도범이 아직도 이렇게 큰소리를 치고 있다니."하하, 농담한 거 아닌데."도범이 하하 웃으며 주먹을 쥐었다. 그러자 주먹에 순간 영기가 용솟음치기 시작했다. 방금 전보다 더 짙었고, 응결된 정도도 다른 천재의 영기보다 더욱 두터웠다."조심해!"도범이 순간 자취를 감추자 도명이 놀라 바로 옆 사람들을 일깨워 주었다.슝-하지만 눈 깜빡할 사이에 도범은 이미 도후의 코 앞까지 다가갔고, 상대방을 주먹으로 내리쳤다.‘속도가 너무 빨라!’도후는 도범이 위신경 후기의 수련 경지에 달한 자신을 처음 공격 대상으로 선택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그래서 그는 무술을 펼칠 겨를도 없이 바로 주먹을 쥐고 도범의 공격과 맞붙었다.그리고 그가
"아니야, 그럴 리가 없어. 내가 어떻게 질 수가 있지?"도후의 눈빛에는 믿을 수 없다는 기색이 가득했다. 그는 전혀 눈앞의 사실이 믿기지가 않았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 자신이 제일 무시했던 사생아, 데릴사위의 공격에 순간 탈락되다니.많은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한 방에 탈락되었다는 사실이 가져다주는 창피함은 그의 체면을 제대로 짖밟아 버렸다."뭐야!"무대 위, 그 장면을 목격한 많은 참가자들은 모두 잠시 동작을 멈추고 하나같이 입을 크게 벌린 채 멍하니 서 있었다. 그들도 우승 유력후보였던 도후가 도범의 한 방에 탈락되리라고는 예상하지도 못했다. 게다가 쌍방 모두 영기를 사용했는데도 도후가 패배하다니.전에는 도연이 남매의 정을 봐서 고의로 양보한 덕분에 도범이 2라운드에서 승리했다고 생각할 수는 있지만, 도후도 도범에게 양보했을 리는 절대 없었다."뭐야!"대장로와 둘째 장로 등은 심지어 놀라움에 바로 관중석에서 일어났다. 방금 도범의 공격은 절대적으로 위신경 정점에 비견되는 실력이었다. 그렇지 않고서야 그렇게 쉽게 도후를 탈락시킬 수 없었을 것이니까."이게 어떻게 가능하지?"셋째 장로와 루희가 서로를 쳐다보았다. 두 사람의 안색은 모두 그다지 좋지 않았다. 도범의 공격은 아마 도자용만이 해낼 수 있었으니까."잘됐다! 매형 정말 너무 대단해! 하하, 역시 뛰어난 인재야!"그 장면을 목격한 박해일도 격동되어 웃음을 참지 못하고 옆에 있는 박시율을 향해 말했다."누나. 누나 참 보는 눈이 있는 거 아니야? 누나 보물을 주웠다고!"그러더니 다시 장난치듯 말을 이어갔다."참, 누나. 설마 누나도 결혼 당일에 매형의 남다름을 알아차리고 매형의 아이를 낳은 건 아니겠지?"박시율이 듣더니 박해일을 힐끗 보았다."내가 그렇게 대단한 사람이야? 내가 어떻게 도범 씨가 도씨 가문의 도련님이고, 5년 동안 전쟁터에서 이렇게 훌륭하게 성장했을 줄 알았겠어?"그러면서 수줍게 무대 위의 도범을 한번 보더니 겸연쩍게 말했다.“하지만 네 말이 맞아.
“풍린수의 가장 큰 약점은 지능이 낮다는 거야. 이들은 그렇게 많은 꾀를 부리지 않기 때문에 무사들이 조금만 머리를 쓰면, 버티기만 해도 풍린수를 처치할 수 있지.”삼각눈의 남자는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혹시 구록종이 무슨 종문인지조차 모르는 건 아니겠지? 방금 구록종을 언급했을 때, 네 표정이 어찌나 비웃음이 깃든지 말이야. 중주에 어떤 강력한 종문들이 있는지조차 모르는 거 아니야? 넌 정말 중주 출신이 맞긴 한 거냐?”이 일련의 의심에 삼각눈을 가진 남자는 점점 오수경을 변두리에서 나온 우물 안 개구리라 여겼다. 그렇지 않다면 그런 말을 할 리 없었다. 오수경은 무심코 입꼬리가 바들바들 떨렸다. 이제야 도범이 왜 침묵을 즐기는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이들과 다투는 것은 시간 낭비일 뿐이었다. 애초에 오수경은 이들과 말다툼을 할 생각조차 없었지만, 이제는 이들이 오수경을 끝없이 몰아붙이고 있었다.오수경은 인상을 찌푸린채 말했다.“물론 구록종은 중주 7품 종문 중 하나로, 그중에서도 손꼽히는 강자라는 것을 잘 알고 있지.”그러자 삼각눈을 가진 남자는 오수경의 말을 듣고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그런데 왜 내가 구록종을 언급했을 때, 네 얼굴에는 비웃음이 서린 거냐?”오수경은 미간을 찌푸린채 되묻고 싶었다.‘네가 어떻게 내 얼굴 표정을 그렇게 자세히 본 거야? 난 내 얼굴에 어떤 표정이 있는지도 몰라.’이 삼각눈을 가진 남자는 모든 걸 알고 있는 듯했다.오수경은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 목소리를 높여 이들과 싸우려는 순간, 도범이 오수경을 막았다. 그러자 도범이 일부러 목소리를 낮추지 않고 말했다.“이 사람들과 싸워서 뭐하겠어? 저들과 싸우는 건 네 시간만 낭비하는 거야. 이들은 네가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할 수 없는 사람들이야.”이 말에 주위는 순간 조용해졌다. 도범은 지금까지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아 사람들이 도범을 허세 부리지 않는 사람으로 생각했으나, 도범의 말은 그들의 예상과는 완전히 달랐다.오수경도 이미 충분히 오만했지만
“역시 숲이 크면 별의별 새가 다 있는 법이지. 거울이라도 보고,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 알아봐야 할 텐데, 감히 그런 말을 하다니.”그 중 한 명이 손가락으로 앞쪽에 서 있는 흰 옷을 입은 사람을 가리키며 말했다.“저기 흰옷 입은 사람 보이지? 저 사람은 구록종 출신으로 친전 제자야. 그런데도 30분이 되서야 겨우 수정구를 파란색으로 바꿨다구! 방금 그렇게 큰소리쳤으니, 네 옆에 있는 이 친구가 첫 번째 관문을 통과해서 보라색 수정구를 파란색으로 바꾸는 데 얼마나 걸리는지 한 번 볼까?”다른 사람도 거들며 말했다.“그래, 말 좀해봐. 네가 그렇게 치켜세운 저 친구가 보라색에서 파란색으로 바꾸는 데 얼마나 걸릴 것 같아?”주변 사람들은 이 상황을 재미있어하며 오수경을 계속 몰아세웠다. 그들은 오수경에게 도범이 첫 번째 관문을 통과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말하라고 강요하며, 주변 사람들이 얼마나 오랜 시간이 걸렸는지까지 구체적으로 언급했다.이들 대부분은 6품 종문이나 자유 무사 출신으로, 첫 번째 관문을 통과하는 데 최소 4시간이 걸렸다. 출신이 뛰어난 천재들과는 비교조차 되지 않았다.처음에는 오수경이 이들과 대화할 생각이 전혀 없어서 입을 꾹 다물고 인상을 쓰며 침묵을 지켰다. 그러나 이들은 끈질기게 질문을 던지며 진실을 밝히지 않으면 물러서지 않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오수경은 도범에게 도움을 구하는 눈빛을 보냈지만, 도범은 눈썹을 살짝 치켜올리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네가 만든 일이니 네가 해결해.”도범은 오수경이 이미 여러 번 경솔하게 발언해 문제를 일으킨 적이 있기 때문에, 매번 오수경의 뒤처리를 해줄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오수경은 어쩔 수 없다는 듯 한숨을 쉬고, 계속되는 질문에 결국 고개를 들어 크게 말했다.“저 사람들이 30분이 걸린다면, 도범 오빠는 15분이면 충분해!”오수경은 어차피 모든 것을 걸고 말하기로 했다. 이 사람들은 정말 짜증나는 존재들이었기 때문이다. 오수경의 말이 끝나자마자, 주위 사람들은 오수경의 말에 반
두 마리의 풍린수를 처치하면 수정구는 파란색에서 청색으로 변하게 된다. 그때 무사는 몇 배나 강력해진 풍린수와 마주하게 되며, 이 마지막 풍린수를 처치해야만 4층을 통과하여 5층에 진입할 자격을 얻게 된다.도범의 설명을 들은 오수경은 미간을 찌푸린채 되물었다.“그러니까 4층은 사실 세 단계로 나뉜다는 말이지? 수정구의 색이 변할 때마다 단계를 하나씩 통과하는 거야. 총 세 가지 색이 있는 셈이니까, 5층으로 가려면 세 번을 모두 통과해야 하네.”도범은 고개를 끄덕였고, 오수경은 손가락을 꼽아가며 말했다.“즉, 네 마리의 풍린수를 상대해야 한다는 거지. 첫 번째 풍린수는 상대적으로 약하고, 두 번째와 세 번째 풍린수는 좀 더 강해지지만, 가장 강력한 풍린수는 마지막 한 마리라는 거군. 이 마지막 풍린수를 처치해야 비로소 통과가 완료되는 거네.”도범은 다시 한번 고개를 끄덕였다. 오수경의 정리가 꽤나 명확했다. 오수경은 5층으로 순조롭게 진입하려면 이 절차를 그대로 따라야 한다. 네 마리의 풍린수를 모두 처치해야만 5층으로 올라갈 수 있었다.오수경은 웃으며 말했다.“4층은 도범 오빠에게 전혀 어려운 일이 아니겠네. 그 무슨 풍린수라는 것도 결국 선천 후기에 불과하니까 말이야.”이 말을 끝내기도 전에, 도범이 답하기도 전에 주위의 사람들이 참지 못하고 들고 일어섰다. 그들이 일부러 사람이 적은 곳을 선택하긴 했지만, 그래도 많은 사람이 모여 있는 곳이었다. 그리고 오수경의 말이 크게 들리자 주변 사람들이 주의를 기울이게 된 것이다.이때, 눈이 삼각형 모양인 한 사내가 오수경의 말을 듣고 냉소를 터뜨렸다.“너는 저 녀석의 부속인이겠지? 어디서 그런 배짱을 얻었길래 그런 말을 할 수 있는 거냐? 마치 4층이 이 어린 녀석에게는 쉬운 일인 것처럼.”그러자 삼각눈 사내 옆에 서 있던 백색 옷을 입은 남자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저 사람은 말이 너무 과장된 것 같아. 풍린수가 얼마나 상대하기 어려운 상대인지 전혀 모르는 것 같은데, 그냥 입만 뻐끔했
도범은 한숨을 내쉰 후 다시 입을 열었다.“네가 오양수와 대결할 때, 나는 곽치홍이 너희 두 사람의 싸움을 계속 지켜보는 것을 발견했어. 그래서 곽치홍을 주시하고 있었는데, 나중에 곽치홍도 내가 본인을 보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지. 하지만 내가 너무 멀리 있어서 곽치홍의 표정을 자세히 볼 수 없었어. 그런데 곽치홍이 나를 쳐다볼 때, 마치 독사에게 주시당하는 느낌이 들었어. 네가 전에 말했던 게 맞아, 곽치홍은 분명 우리에게 적대감을 품고 있어.”도범은 고개를 끄덕였다. 곽치홍이 등장한 이후로, 온갖 의문들이 곽치홍의 마음속에 떠올랐다. 이전에 장로들이 했던 말은 전부 믿을 수 없었고, 이 안에 더 큰 비밀이 숨어 있을 게 틀림없었다.도범이 숨을 고르고 막 입을 열려던 순간, 오수경이 먼저 말했다.“네가 무슨 말을 하려는지 알아. 나를 위로하려고 하지 마, 이제 다 이해했어. 내가 전에 했던 충동적인 행동들이 너에게 폐를 끼쳤다는 걸 알아. 앞으로는 항상 이 점을 명심하고, 더 이상 너에게 폐를 끼치지 않을 거야.”오수경의 이 말을 듣고 나니 도범은 한결 마음이 놓였다. 오수경은 단순한 순진한 바보였고, 팔 다리는 튼튼하지만 머리는 물에 잠긴 것 같아 항상 충동에 휘둘렸다. 하지만 이번 일을 겪고 나서 오수경도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다.그렇게 말하고 나서 오수경은 마치 무거운 짐을 내려놓은 듯 편안해졌다. 두 사람은 함께 4층으로 발을 내디뎠다.그곳은 희미한 빛으로 덮인 광활한 초원이었다. 초원 위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는데, 대부분은 풀밭 위에 가부좌를 틀고 앉아 손에 든 수정구를 받쳐 들고 있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눈을 감고 명상하는 것처럼 보였고, 소수의 사람들은 낮은 목소리로 무엇인가를 이야기하고 있었다.분위기는 침묵과 압박감이 공존했다. 누군가가 이야기를 한다 해도 일부러 목소리를 낮췄다. 여기가 바로 천엽7현탑의 4층이었으며, 겉보기에는 환상 세계와도 같았다.오수경은 눈을 깜빡이며 도범의 손에 들린 보라색 수정구를 한 번
이 말을 들은 오수경은 고개를 저으며 완강히 거부했다.“나는 3층에 남고 싶지 않아. 도범 오빠가 4층을 돌파하면, 분명히 5층도 갈 거잖아. 천엽 7현대는 총 7층인데, 도범 오빠가 7층까지 돌파할 수도 있잖아? 그럼 도범 오빠는 다른 곳으로 바로 전송될지도 모르는데, 그러면 나 혼자 3층에 남게 되잖아. 그땐 난 어떻게 해야 하지?”도범은 오수경의 말을 듣고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오수경의 걱정도 일리가 있었다. 만약 도범이 정말 7층까지 한 번에 돌파한다면, 천엽 7현대는 자신을 완벽한 도전자로 간주할 가능성이 높았고, 보상을 주고 다른 곳으로 전송할 수도 있었다.그렇게 되면 오수경을 홀로 남겨두게 되는데, 도범과 다시 만날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었다. 여러 가지로 생각한 끝에, 도범은 여전히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한편, 오수경은 도범이 망설이는 모습을 보고 조급해졌다. 오수경은 도범의 팔을 잡으며 간절히 말했다.“난 도범 오빠의 인맥으로 천엽성에 들어온 거야. 인맥으로 들어온 만큼, 나는 어떠한 도전도 직면하지 않을 거고, 그저 도범 오빠만 따라가면 계속 위로 올라갈 수 있어. 어떤 위험이 닥치더라도, 나는 절대 혼자서 떠나지 않을 거야. 정말 운 나쁘게 여기서 죽더라도, 제가 감수해야 할 일이니까.”오수경의 이 말은 진심이었다. 도범을 처음 만난 이후, 오수경은 자신의 인생이 위험과 맞물려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그건 자신이 바꿀 수 없는 일이었다.다른 것은 판단할 수 없었지만, 한 가지는 확실했다. 도범은 매우 신뢰할 만한 사람이었고, 그 뒤를 따라가야만 생존의 가능성을 얻을 수 있었다. 오수경은 이곳에서의 2년을 버텨내어 바라문 세계를 떠나, 자금단방으로 돌아가 다시는 나오지 않기를 바랐다.도범은 오수경의 결심을 확인하자, 마침내 고개를 끄덕였다. 두 사람은 함께 걸음을 옮겨 4층의 입구에 도착했다. 그곳에는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고, 모두가 다소 망설이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미래의 운명을 예측할 수 없기에 그들
도범은 냉소를 띠며 말했다.“전 당신과 싸울 생각 없어요. 다만 한 가지 중요한 일을 잊고 있는 건 아닌지 생각나게 해주러 왔을 뿐이죠.”도범의 말에 민경운은 순간 얼어붙었다. 민경운은 잠시 고민하며 무슨 의미인지 되새겼고, 이내 도범이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깨달았다. 바로 얼마 전 자신과 도범 사이에 벌어진 내기 때문이었다.그 순간, 민경운의 가슴은 마치 여러 개의 큰 돌이 짓누르는 듯 답답해졌다. 그러나 민경운은 이를 갈며 분노를 삼켰다. 애초에 민경운은 도범이 절대로 이번 대결에서 이길 수 없을 것이라 확신하고 내기를 걸었던 것이다.민경운은 도범이 처참하게 패배할 것이라 생각했고, 자신의 손에 들어올 19만 영정을 기대했었다. 그러나 예상치 못하게 결과는 정반대였다. 도범이 승리한 것이다.이때, 도범은 손을 내밀며 말했다.“빨리 돈을 내세요. 저도 할 일이 있거든요. 그러니 제 시간 뺏지 마세요. 원래 9만 개의 영정으로 내기를 시작했는데, 본인이 10만 개를 더 얹어 19만 개의 영정으로 만든 거잖아요. 그러니 빨리 결제해요.”도범의 이 말에 민경운은 가슴이 터질 듯했다. 상황은 정말로 도범이 말한 대로였다. 도범은 9만 개의 영정으로 내기를 제안했고, 민경운은 도범이 분명히 패배할 것이라 생각하여 곧바로 10만 개를 더해 19만 개로 올렸다. 하지만 결국 자신의 발등을 찍고 말았다.지금 민경운은 자기 뺨을 세게 때리고 싶은 심정이었다. 9만 개의 영정은 민경운에게 꽤나 큰 금액이지만, 19만 개의 영정은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였다. 그러나 두 사람은 이미 계약을 체결했기 때문에 민경운이 이를 되돌릴 방법은 없었다. 만약 민경운이 결제하지 않으면 계약이 곧바로 발동하여, 결국에는 영혼의 역반작용으로 이어지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이후의 일은 의외로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오양수는 원건종의 제자들을 들것에 실어 나갔고, 도범은 마침내 세 번째 영패를 손에 넣었다. 이번 영패는 조금 특이하여 입탑 영패가 아닌 출성 영패로 바뀌어 있었다.이
관중석에는 각양각색의 무사들이 섞여 있었고, 불량배들도 많았다. 평소에 거리에서 욕을 퍼붓기 좋아하는 이들은 이제야 자신들의 능력을 마음껏 발휘할 기회를 찾은 듯, 원건종의 제자들에게 온갖 욕설을 퍼부었다.일부 사람들은 진원을 목에 운용하여 의도적으로 목소리를 크게 했다. 다른 사람들이 듣지 못할까 봐 걱정이라도 되는 듯, 그들은 더욱 큰 소리로 온갖 더러운 말을 쏟아냈다. 이로 인해 도범의 귀는 무척이나 시끄러웠고, 고통스러울 정도였다.도범은 자신과 원건종의 제자들 사이에 오간 몇 마디 대화가 이렇게 사람들을 폭발시키게 될 줄은 몰랐다. 또한, 도범은 어쩔 수 없다는 듯 한숨을 쉬며 이런 싸움은 결국 아무런 결론도 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몸싸움을 할 수도 없고, 계속 말다툼만 이어질 뿐이었다.그래서 도범은 더 이상 들으려 하지 않고, 대련 무대의 한쪽 가장자리로 가서 조용히 서 있기로 했다. 도범은 아직 오양수를 죽일 생각이 없었다. 오양수가 자신에게 했던 그 약속, 즉 죽음보다 더한 고통을 그대로 돌려주고 싶었기 때문이다.시간은 조금씩 흘러갔고, 싸움 소리는 계속해서 끊이지 않았다. 마침내 오양수의 몸부림이 점점 약해지고, 장벽이 완전히 해제되자 원건종의 제자들이 한꺼번에 몰려가서 오양수를 부축했다.한편, 진태산은 눈살을 찌푸린 채 오양수의 코에 손을 대 그의 호흡을 확인했다. 비록 오양수는 아직 숨을 쉬고 있었지만, 그 호흡은 매우 미약했다.민경운은 급하게 자신의 보관 반지에서 여러 개의 단약을 꺼내 오양수의 입에 넣었다. 그러나 이 단약들은 오양수의 현재 상태를 치료하기에는 전혀 효과가 없었다. 방금 도범이 사용한 참멸현공이 오양수의 영혼을 완전히 찢어놓았기 때문이다.영혼이 찢어진 상태에서 내상을 치료하는 단약이 효과가 있을 리 없었다. 따라서 민경운이 오양수에게 많은 단약을 먹였지만, 오양수의 상태는 전혀 나아지지 않은 것이다. 민경운은 점점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만약 오양수가 정말로 이 사건으로 인해 죽는다면, 그들 모두 책임을
“맞아! 당장 우리 오양수 선배를 풀어줘! 양수 선배에게 무슨 일이 생기기라도 하면, 너는 천번 만번 죽임을 당할 거야! 오양수 선배는 도민수 선배가 아니야. 네가 도민수 선배를 죽음 직전까지 몰고 갔을 때는 우리도 나서서 협상할 여지가 있었어.그러나 네가 오양수 선배를 진짜로 죽음 직전까지 몰고 간다면, 염라대왕이라도 너를 보호할 수 없을 거야! 바라문 세계를 벗어나는 순간, 너는 원건종의 끝없는 추격을 받게 될 거야!”바깥에서 들려오는 원건종 제자들의 고함과 욕설은 도범의 귀에 전부 들렸다. 이는 이미 예상된 일이었기에 도범은 일말의 두려움도 느끼지 않았다.원건종은 일반적인 자유 무사들에게 충분한 위압감을 줄 수 있지만, 도범에게는 그렇게 중요한 상대가 아니었다. 원건종이 무엇이건, 자신의 힘이 충분히 강하다면 더 강력한 종문에 가담할 수 있을 테니, 원건종이 손해를 본다고 해도 도범으로서는 어쩔 수 없는 일이다.게다가 이번 일은 처음부터 끝까지 원건종이 문제를 일으킨 것이었다. 도범은 결코 선을 넘는 행동을 하지 않았고 원건종 쪽에서 여러 번 도발하지 않았다면, 도범 역시 이들과 싸울 이유가 없었을 것이다.잠시 후, 도범은 차가운 웃음을 지으며 원건종의 제자들을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일부러 목소리를 높여 말했다.“원건종 제자들, 잘 들어! 8품 종문 출신이라는 이유로 제멋대로 행동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마. 처음부터 끝까지 문제를 일으킨 건 너희들이었잖아. 그런데 패배하고 나니 이제와서 나를 협박하는 거야?만약 너희들이 먼저 건드리지 않았다면, 나 역시 너희들과 엮일 생각이 전혀 없었을 거야. 즉, 너희들은 본인들의 강력한 종문을 배경을 믿고 제멋대로 행동해도 된다고 착각하는 거야. 하지만 나는 너희들의 그런 행태를 전혀 묵인할 생각 없어!”도범의 이 말은 관중석에서 큰 박수갈채를 일으켰다. 관중들은 도범이 그들 마음속에 담아둔 말을 대신 말해준 것 같아 고무되었다. 이들 고급 종문의 제자들은 항상 약한 무사들 앞에서만 무력을 과시하며, 이
“오양수는 원건종의 친전 제자 아닌가요? 그런데 어떻게 이렇게 약할 수 있죠?”“당신 바보 아니에요? 이건 오양수이 약한 게 아니라 도범이 너무 강한 거에요! 아까도 말했잖아요? 빙봉천리는 지급 상급 무기에요. 여기 있는 사람들 중에 몇이나 지급 상등 무기를 수련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런데 도범이 빙봉천리를 부순다는 건, 도범의 무기가 오양수의 무기보다 강하다는 걸 의미해요!”“설마 도범이 천급 무기를 수련한 건가요?”이 말이 나오자마자, 주변의 거의 모든 이들이 단번에 부정했다.“미쳤어요? 무슨 말이든 막하네요. 천급 무기가 어떤 개념인지 알고나 하는 소리에요? 수련 경지가 고신경에 도달했거나, 혹은 특별한 재능을 지닌 영천 경지 후기에 이르러야만 천급 무기를 수련할 수 있는 가능성이 생기는 거에요.그리고 여기 있는 사람들은 모두 바라문 세계의 규칙을 지켜야만 이곳에 들어올 수 있고요. 나이도 60세를 넘지 않아야 하죠. 그렇다면 60세가 넘지 않은 사람이 천급 무기를 수련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그렇네요! 아마도 지급 상급 무기를 수련한 거겠죠. 도범이 오양수를 이길 수 있었던 이유는 도범이 지급 하급 무기를 대원만 단계까지 수련했기 때문일 거에요.”“만약 그게 사실이라면, 도범의 재능은 정말 두려운 수준이네요. 8품 종문의 친전 제자조차 도범의 상대가 될 수 없다는 거잖아요!”“이번에 바라문 세계에 온 보람은 있네요. 이렇게 많은 천재들을 직접 눈으로 볼 수 있다니.”오양수와 관련 없는 관중들은 이런 논의를 흥미롭게 이어갔다. 이전에 도범을 비하하던 사람들도 이제는 도범을 칭찬하며, 도범을 백 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천재라고 말하기 시작했다.8품 종문의 친전 제자들도 대수롭지 않게 여겼지만, 원건종의 제자들은 차분할 수가 없었다. 처음에는 관중석에서 편안하게 앉아있던 그들은, 도범이 빙봉천리를 단칼에 베어내는 모습을 보고는 그만 입을 다물고 경악을 감추지 못했다.지금 오양수가 이렇게 극심한 고통을 겪는 걸 보니, 분명 도범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