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255화

작가: 은광수
“미쳤어요? 아까 내가 도와줬는데 아직도 이런다고요?”

“나를 도와주려고 그랬다고요? 내 처참한 꼴 비웃으려고 그런 거잖아요.”

지은이 이런 생각을 한다는 걸 안 순간 나는 화가 나 지은을 째려봤다.

“마음대로 생각해요. 설명하고 싶지도 않으니까. 하지만 맹세하라는 건 절대 따라줄 수 없어요.”

“맹세도 못 하겠다면서 어떻게 믿어요?”

“그건 그쪽 일이죠. 의심 많은 사람이라 다른 사람 믿지 못하면서, 내가 왜 그쪽 요구를 들어주려고 기분 나쁜 일까지 해야 하죠?”

나는 기분이 너무 나빴다.

방금 분명 도와주려는 마음에 나섰는데 이런 취급을 받으니 좋은 일을 하고 오해받았다는 억울한 기분이 들었다.

“난 남자 못 믿어요. 그게 누구라도. 이 세상 남자는 다 쓰레기예요. 하나도 빠짐없이!”

지은은 갑자기 울기 시작했다.

지은이 쓰레기 남친한테 너무 상처를 받아 아무도 믿지 않는다는 걸 나도 알기에 결국 말투를 누그러뜨렸다.

“세상 모든 남자가 그렇게 이기적인 건 아니에요. 좋은 남자도 많아요. 하지만 다음번에 남자 만날 때는 사람 제대로 보고 신중하게 만나요.”

“다시는 남자 친구 안 만들 거예요. 평생 혼자 사는 한이 있더라도 또다시 이런 짓은 안 해요.”

지은은 퉁명스럽게 말했다.

그래도 지은의 감정이 점차 누그러지는 것을 보니 나는 얼른 도망치고 싶었다.

하지만 내가 이제 막 두 걸음 걸었을 때 지은이 바로 눈치챘다.

“거기 서요!”

“또 왜요? 난 그래도 그쪽 존중해주는 마음에 떠나지 않은 거예요. 그런데 아까처럼 그러면 나도 가만있지 않을 거예요.”

어찌 됐든 내가 남자이기에 떠나고 싶다면 지은의 체격으로 나를 막을 수는 없다.

“기분이 꿀꿀해서 그러니 같이 점심 먹지 않을래요?”

“네?”

나는 지은이 나한테 점심을 같이 하자는 요구를 제기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

하지만 그 말을 들으니 왠지 두려워 났다.

“왜요? 싫어요? 그쪽 거기 내가 고쳐줬다는 거 잊지 마요.”

“그래요, 안 싫어요. 좋아요, 됐죠? 어디서 먹을 건데요? 구내식당이요? 아니면 밖이
잠긴 챕터
GoodNovel에서 계속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여 앱을 다운로드하세요

관련 챕터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256화

    우리는 결국 중국집에 도착했다.하지만 전에 다른 사람한테서 들었는데 이 중식당은 1인당 소비가 16만 원 정도라 나한테는 너무 비싸다.이번에 정산받은 월급이 고작 28만 원이니까.이거로는 턱도 없다.“우리 다른 데로 옮기는 게 어때요?”내가 조용히 제안했다.주요하게는 돈이 너무 아까웠다, 아무리 따로 낸다고 해도 나한테는 너무 비싼 가격이었으니까.밥 한 끼에 16만 원을 낸다는 건 내 살을 도려내는 것보다도 더 괴로웠다.그때 지은이 나를 째려봤다.“지금부터 아무 말도 하지 말고 먹기만 해요.”말을 마친 지은은 2인석으로 향하더니 한 상 가득 음식을 시켰다.하지만 이 음식들을 보니 입맛이 하나도 없었다.지은은 내가 움직이지 않자 화가 난 듯 말했다.“말했잖아요. 돈 낼 필요 없다고. 먹기만 하라고. 그러니까 목석처럼 앉아만 있지 말래요?”“정말 돈 낼 필요 없는 거 맞죠?”지은은 테이블 위에 탁하고 제 카드를 올려 놓았다.“나 여기 회원이라 30% 할인받을 수 있어요. 그리고 돈은 다 이 카드로 빠져나갈 거예요.”지은의 말을 들으니 나는 겨우 안도의 한숨을 쉬면서 먹기 시작했다.솔직히 음식은 너무 맛있었다. 게다가 너무 배가 고픈 나머지 끝없이 먹기만 했다.그러자 지은이 발로 나를 툭툭 찼다.“좀 천천히 먹으면 안 돼요? 배고파 죽은 귀신이 붙은 것도 아니고. 체통 좀 지켜요.”“아무 걱정하지 말고 먹기만 하라면서요? 말도 하지 말라고 하니 먹을 수밖에 있어요?”“내 일에 대해 궁금한 거 없어요?”묻지도 않은 말을 지은이 먼저 꺼내자 나는 고개를 마구 저었다.“안 궁금해요. 외국 속담에 호기심이 고양이를 죽인다는 말이 있대요. 난 죽고 싶지 않아요.”내 말이 끝나자마자 지은은 내 발을 차버렸다.그 고통을 참지 못하고 나는 소리쳤다.“뭐 하는 거예요? 아파 죽을 뻔했잖아요.”나는 지은이 찬 다리를 문지르며 억울한 듯 말했다.‘내가 궁금하지 않다는데, 그게 잘못인가? 이건 무슨 논리지?’그때 지은이 화가 난 듯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257화

    지은은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나도 몰라요. 언제부터 이렇게 됐는지. 대학교 바로 졸업하고 나서일 수도 있고, 자존심 때문일 수도 있고, 사회 현실이 너무 가혹해서일 수도 있죠. 졸업하고 난 강북 한의원에서 인턴을 했고, 반년도 안 되는 사이에 레지던트가 됐고, 또 얼마 안 돼서 한의과 부교수가 됐거든요.”“반면 남자 친구는 마땅한 일자리를 찾지 못하고, 여러 병원에서 인턴으로 일해도 이런 저러한 이유 때문에 레지던트로 되지 못했어요.”여기까지 들었을 때, 마침 거의 다 먹은 나는 더 이상 들어줄 심정도 아니라 곧바로 끼어들었다.“그러면 충격이 컸겠네요.”내 말에 지은은 어두운 표정으로 나를 째려봤다.“그러니까 지금 그 자식이 바람피운 이유가 정당하다는 뜻이에요?”“아니요, 그런 뜻이 아니라 그저 갓 졸업하고 그렇게 많은 역경에 부딪혔으니 충격이 컸을 거라는 얘기예요. 그런데 여자 친구가 너무 대단하니 자격지심도 느꼈을 거고.”“그런데 난 내 노력으로 레지던트가 된 거잖아요. 근데 그 자식은 내가 가족 백으로 됐다고 생각하면서 내가 뭐라고 하든 믿어주지 않았어요!”“그러면 나중에는요? 주식은 왜 갑자기 했대요?”“병원에서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니까 아예 다른 쪽으로 일자리 알아봤거든요. 그래서 내가 마침 의료 기기 판매하는 일을 소개해 줬어요. 일 잘하면 수익도 괜찮아 보이니까.”“그런데 얼마 안 하고 또 그만두더라고요. 동료들이 따돌리고 상사가 괴롭힌다면서. 그리고 혼자서 일자리 찾을 수 있다면서 나더러 찾지 말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관계하지 않았죠. 그런데 허구한 날 일자리를 바꿨어요.”“대학 졸업하고 지금까지 5년이 흘렀는데 반년 이상 다녀 본 곳이 없을 지경이라고요. 내가 이유를 물을 때면 온갖 변명을 댔어요. 항상 남 탓만 하고 본인 잘못은 하나도 없다는 듯이.”“그러다가 주식에 빠졌는데 헤어 나오지 못했어요. 그것 때문에 몇 번이나 싸우고, 물건도 집어 던지고 했는데 나중에 배신까지 하더라고요.”지은은 지난날을 생각하자 너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258화

    “안 좋은 일 겪고 정신 차렸다고요? 난 내 청춘을 잃었어요. 내가 그동안 진심을 바쳤던 건 그저 없었던 셈 치라고요?”지은은 넋이 나간 표정으로 힘없이 말했다.나는 순간 지은이 왜 자꾸 안 좋은 일만 생각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계속 이렇게 고통 속에서 살면 너무 힘들 거다.밥을 얻어먹는 입장에서 나는 지은을 위로했다.“사실 그렇게 생각하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그렇다면 나중에 아플 수밖에 없으니까. 다른 입장에서 생각해 봐요. 아직 살날은 많잖아요, 40년, 50년 심지어는 60년일 수도 있고. 그 몇십 년 동안 후회 속에서 보내고 싶지는 않을 거잖아요.”“미래에 비하면 지난 몇 년 동안 겪은 건 아무것도 아니에요. 미래를 정말 멋지게 살면 적어도 이번 인생을 멋지게 산 거로 되잖아요.”지은은 눈을 커다랗게 뜨고 나를 바라봤다.“이런 말을 할 줄은 몰랐네요. 의외로 다시 봤어요.”‘이거 칭찬받은 건가?’나는 순간 너무 놀랐지만 아무렇지 않은 척 말했다.“사실 나 그쪽이 생각하는 것처럼 나쁜 사람 아니에요. 그쪽이 계속 색안경을 끼고 나를 봐서 그렇지.”“그게 내가 그렇게 생각해서 그런 건가요? 그쪽이 너무 경망스럽게 굴었잖아요. 그게 왜 내 탓이에요?”화제가 다시 돌아가자 나는 다급히 말했다.“그만해요. 예전 일은 우리 얘기하지 말아요. 지금 여기서 이렇게 마주 앉아 식사하고 있는 것도 인연인데, 지난 일은 평화롭게 그만두고 밥 먹어요. 되죠?”나는 정말 이 여자와 싸우고 싶지 않았다. 이제 곧 병원을 떠날 텐데, 서로 좋은 인상을 남겨두는 것도 좋은 거 아닌가?게다가 이렇게 풍성한 한 끼를 제대로 즐기지도 않으면 너무 낭비라는 생각이 들었다.지은은 갑자기 나를 꿰뚫어 볼 것처럼 바라봤다.“사실대로 말해요. 정말 나랑 자고 싶은 거 아니에요?”나는 순간 너무 당황했다.‘갑자기 왜 이런 걸 묻는 거야?’너무 가슴이 쿡쿡 찔려 침을 꿀꺽 삼키고 난 뒤 말했다.“그날 일은 내가 잘못했어요. 그저 단순히 농담하고 싶어서 한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259화

    나는 너무 화가 나서 눈을 뒤집었다.“호의를 몰라주다니, 이럴 줄 알았으면 오지도 않았어요.”“안 도와주면 이렇게 맛있는 음식을 어디서 먹어요? 여기 들어오고부터 한 번도 쉬지 않고 먹었으면서.”지은은 진작 내 마음을 간파한 모양이었다.하지만 나 역시 들켰다는 난처함이 하나도 없었다. 지은과 이렇게 말싸움하는 게 습관된 것처럼.나는 뻔뻔하게 히죽거렸다.“그쪽이 나한테 부탁했잖아요. 그래서 왔는데.”“아!”지은이 갑자기 내 다리를 차버리는 바람에 너무 아파 비명이 새어 나왔다.그러자 지은은 득의양양한 미소를 지었다.하지만 솔직히 말해서 지은이 웃으니 너무 예뻤다. 워낙 예쁜 데다 이런 식사까지 대접받았으니 나는 지은을 용서하기로 했다.그렇게 배불리 먹고 마셨을 때, 지은이 갑자기 나를 불러 계산하라고 하는 게 아니겠는가?그 순간 너무 놀라 입이 떡 벌어졌다.“지금 나 놀리는 거예요? 나한테 돈이 어디 있다고.”“요즘 출근했으니 벌었을 거 아니에요. 28만 정도.”“여기 음식 32만 원이잖아요.”나는 순간 눈물이 터질 것만 같았다.방금 너무 기쁘게 음식을 먹었는데 순간 너무 괴로워졌다.심지어 먹었던 음식을 모두 토해내고 싶었다.그때 지은이 나를 째려보며 말했다.“내가 돈 낼 테니 가서 계산만 하라는 거예요. 여기 와서 식사하는 사람들 대부분 커플이라는 거 못 느꼈어요? 남자가 대부분 계산하고. 그런데 내가 계산하면 뭐라고 생각하겠어요?”‘이런 깊은 뜻이. 놀라 죽는 줄 알았잖아.’지은은 카톡으로 돈을 보내겠다며 친구 추가를 하자고 폰을 내밀었다.이에 무의식적으로 핸드폰을 꺼냈지만 카톡을 켠 순간 지은과 이미 친구로 되어 있다는 걸 알아차렸다.그런데 다시 추가하면 들통날 건 뻔하다.다행히 나한테 카톡 아이디가 하나 더 있어 나는 곧바로 지은을 다른 계정으로 추가했다.그걸 모르는 지은은 나를 바로 친구로 추가했다.“한의 문화를 널리 알리자? 프로필 이름 너무 어이없는 거 아니에요?”지은은 내 프로필 아이디를 보더니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260화

    “그럼 8만 원 정도밖에 남지 않는 거 아니에요? 아깝지도 않나?”‘아깝지 않을 리가! 살점이 뜯겨 나가는 것처럼 아픈데.’“제발 그만 말할래요? 이번 한 번은 그냥 지르려는 거니까.”내가 뒤돌아서 떠나는 순간 지은의 표정은 부드러워졌다.“의외네, 조금 찌질한 건 있지만 그렇게 미운 사람은 아니네.”지은의 평가에 나는 너무 어이없었다.‘이걸 고맙다고 해야 할지.’중식당에서 나오자마자 나는 다시 돌아갈 준비를 했다.일이 없으니까 어깨에 짊어진 부담도 덜어진 것처럼 홀가분했다.한의원에 있는 동안은 즐거운 줄 모르고 생활했었다.쓸모 있는 건 배우지도 못하고 매일 부민규 같은 사람을 상대해야 해서 너무 스트레스도 받았고.나는 서로 속고 속이는 건 딱 질색인 사람이다.단지 의술을 더 한층 증진하고 싶은 마음만 있을 뿐.“이봐요, 정수호 씨!”내가 가고 있는데 뒤에서 갑자기 지은이 나를 불러 세웠다.‘뭐야? 이미 떠난 거 아니었나?’“왜요?”내가 답답해서 묻자 지은이 다가와 어색한 목소리로 말했다.“나 오후에 출근하기 싫으니 같이 쇼핑하러 가줘요.”“네?”‘지금 장난하나? 밥도 같이 먹어줬는데 쇼핑도 하겠다고? 설마 나한테 들러붙으려는 건가?’게다가 이 여자의 소비 수준은 딱 봐도 엄청난데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 절대 아니다.이에 나는 고개를 마구 저었다.“안 돼요. 오후에 일이 있어 같이 갈 수 없어요.”내가 바로 거절하자 지은은 바로 화를 냈다.“같이 쇼핑 좀 하자는 게 뭐 어렵다고, 누가 잡아먹겠대요? 왜 그렇게 두려워해요?”“당연히 두렵죠. 밥 한번 먹는데 20만 원도 넘게 썼는데, 쇼핑 한번 하면 또 얼마나 많이 쓰겠어요? 나 이제 땡전 한 푼 없으니까 더 이상 그쪽 괴롭힘 당해낼 수 없어요.”나는 핸드폰을 생명줄이라도 되는 것처럼 꽉 쥐었다. 그 안에 있는 돈은 내 앞으로의 생활비이기에 절대 써버릴 수 없다.지은은 웃음을 억지로 참으며 정색하는 표정으로 말했다.“돈 쓰라는 말 안 해요. 그냥 같이 가 주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261화

    “그래서 나한테 그런 쓸데없는 얘기하지 마요. 다시 한번 물을게요, 갈 거예요, 말 거예요?”‘젠장, 나더러 어떻게 선택하라는 거야?’나는 너무 화가 나서 한마디도 나오지 않았다.하지만 뒤돌아서 떠나려 할 때, 지은이 마치 공주라도 되는 것처럼 득의양양해서 따라왔다.결국 나는 불쌍하게 기사 노릇을 하게 되었다.그것도 지은하네 단단히 코 꿰인 상태로.“어디 가요?”“말투가 그게 뭐예요? 다시 물어봐요. 공주님, 어디 가세요? 이렇게요.”지은은 부드러운 말투로 흉내 내며 시범을 보였다.이런 의외의 모습에 나는 깜짝 놀랐다. 원래는 지은이 나를 놀리려 하는 것 같았지만 오히려 내가 놀리고 싶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대박, 공주님 이렇게 다정하게 말할 수도 있는 사람이었네요? 그럼 앞으로도 이렇게 말해줄래요?”“이제부터 내가 공주니까 내 말 따라요.”“네, 공주님, 분부대로 하겠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본인 이미지를 유지해야 하는 거 아니에요?”이렇게 서로 한마디씩 주고받다 보니 우리의 분위기는 처음으로 무척 조화로워졌다.그러다 보니 지은에게 느꼈던 거부감도 조금 사라졌다.어차피 나는 그만뒀으니 할 일도 없던 참에 좋은 일 한다고 치면 되는 거니까.지은도 기분이 나아졌는지 화장하고 자기를 꾸미기 시작했다.아마 예쁜 모습으로 쇼핑하고 싶은 모양이었다.하지만 차에서 바로 옷을 갈아입기 시작해 너무 놀라웠다.지은은 속옷만 남긴 채 매력적인 몸매를 내 앞에 그대로 드러냈다.그걸 보니 너무 어이가 없었다.‘내가 있는 것도 안 보이나?’“제발 좀 조심하면 안 돼요? 나도 남자인데, 앞에서 이렇게 훌렁훌렁 벗어버리면 어떡해요?”지은은 아무렇지 않은 듯 말했다.“내 눈에 그쪽은 남자가 아니거든요.”“젠장, 내가 남자가 아니면 뭐예요?”“그저 순한 양이죠. 내가 아예 완전히 벗어도 쳐다도 못 볼 거잖아요.‘누가 그런다는 거지? 지금도 너무 괴로워 당장이라도 자빠뜨리고 싶은데.’하지만 아무것도 하면 안 된다는 걸 알고 있기에 일부러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262화

    “그리고...”지은은 말하다가 갑자기 일부러 멈추더니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봤다.그 눈빛에 나는 너무 불안해졌다.“그리고 뭐요? 하던 말 계속하지 왜 그렇게 이상한 눈빛으로 봐요?”그때 지은이 갑자기 내 다리 위에 손을 올려 놓아 나는 흠칫 놀랐다.순간 심장이 철렁하고 머리가 백지장이 되어버렸다.‘이게 무슨 상황이지?’‘이 여자가 왜 갑자기 나한테 이렇게 애매모호하게 행동하지?’‘너무 무서운데?’나는 다급히 거절했다.“함부로 굴지 마요. 나 점잖은 사람이에요.”사실 나는 내가 자신을 통제하지 못할까 봐 두려웠다.“점잖긴 무슨, 단정한 척하는 거 아니에요? 그날 아주 섹시하게 입은 여자랑 복도에서 속닥속닥 잘도 말하더만.”지은은 말하면서 내 다리를 쓰다듬었다.그 순간 찌릿한 느낌이 온몸을 타고 흘러들어 하늘 위에 둥둥 떠 있는 기분이었다.나도 왜 지은한테 갑자기 이렇게 예민한 건지 의아했다.나는 다급히 지은의 손을 쳐냈다.“이러지 마요. 운전 중이니까.”지은은 놀란 표정을 짓더니 곧바로 의미심장한 표정을 지었다.다행히 이번에 나한테 손을 대지는 않았다.오히려 팔짱을 낀 채 마치 신이라도 되는 듯한 말투로 말했다.“그래요, 안 만질게요. 그럼 솔직하게 말해요.”“그쪽이 내 여자 친구도 아닌데, 내가 왜 솔직히 말해야 하죠?”나는 절대 지은의 꿰임에 들지 않았다.“점잖은 사람이라면서요? 그러면 그걸 증명해야죠. 잊지 마요, 내 인상 속에 그쪽은 절대 점잖은 사람 아니에요.”나는 아무렇지 않은 듯 말했다.“그건 그쪽 사정이지 나랑 무슨 상관있어요? 난 그딴 이미지 신경 안 써요.”말이 끝나자마자 지은이 내 허리를 꼬집었다.“또 뭐 하는 거예요?”그러고는 내가 묻자 화를 내며 말했다.“난 알고 싶어요. 말할 거예요? 말 거에요?”“말 안 해요.”나는 너무 언짢았다. 같이 쇼핑하자고 강요한 것도 모자라 이제는 내 사생활까지 영탐하려 하다니.‘대체 뭐 하자는 거지?’지은은 아예 핸드폰을 꺼내 들었다.“말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263화

    “그 누나가 나를 좋아한다고만 말했지, 뭘 했다고 한 것도 아닌데 왜 내가 점잖은 사람이 아니라는 거예요?”나는 불만 섞인 투로 반박했다.그랬더니 지은이 눈을 휘둥그렇게 뜨고 나를 바라봤다.“그 여자한테 사적인 감정이 없었다고요? 그날 그 여자를 안는 걸 분명 봤는데.”“그건 자꾸 놀려대는 게 부끄러워서 그런 거예요.”나는 내가 점잖지 못한 사람이라는 걸 계속 부인했다.“흥, 아닌 건 아닌 거지 뭔 말이 그렇게 많아요? 사람은 한 일을 인정할 줄도 알아야 해요.”지은이 계속 나에게 원망을 퍼부었지만 나는 한마디도 할 수 없었다. 그저 나한테 생트집을 잡는 것 같아서.하지만 내가 무시했는데도 지은은 계속 나를 괴롭혔다.“혹시 여자 친구 있어요? 연애는 해 봤어요? 여자와 스킨십해 본 적 있어요? 만져는 봤어요?”문제가 하나같이 너무 어이없는 것들이라 나는 점점 더 참기 어려워 안절부절못 했다.급기야 지은에게 눈길조차 하지 않았다.특히 검은 스타킹을 신은 예쁜 다리가 나에게는 너무 큰 유혹으로 다가왔다.“왜 아무 말도 안 해요?”“운전하는 데 집중하는데 말 좀 그만하면 안 돼요?”‘오늘따라 왜 또 말이 이렇게 많은 거야?’나는 순간 함께 쇼핑하러 나온 게 후회되었다.하지만 지은은 여전히 나를 쉽게 놓아주지 않았다.“기분이 꿀꿀해서 함께 쇼핑하러 가자고 한 건데,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목석처럼 앉아만 있을 거면 왜 나왔어요?”“알았으니까 낯부끄러운 질문 좀 하지 말아줄래요? 정상적인 대화를 나눠요, 우리.”내가 말을 하지 않는 게 아니라 이 여자가 너무 이상한 거라 대답하기 싫은 거다.그때 지은이 한참 동안 생각하더니 입을 열었다.“그래요, 그럼 다른 질문할게요. 혹시 원나잇 해본 적 있어요?”‘젠장...’‘이게 질문을 바꾼 건가?’‘정말 감당을 못하겠어.’“없어요.”나는 분노 섞인 목소리로 대답했다.“난 했었어요.”지은은 이번에 더 이상 꼬치꼬치 캐묻지 않고 바로 화제를 전환했다.그 순간 내 심장도 따라서 철렁

최신 챕터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985화

    “네놈이 형수한테 무슨 짓을 했는지는 네가 가장 잘 알잖아. 진동성 난 단지 진실을 원해.”나는 진동성을 빤히 주시했다.진동성은 눈을 이리저리 피하며 내 눈을 보려고 하지 않았다.“진실은 바로 그 교통사고는 단순 사고였어. 나도 네 형수가 그렇게 심하게 다칠 줄 몰랐어.”“좋아!”나는 더 이상 진동성과 말씨름하기 싫었다. 이런 인간과 얘기하는 건 입만 아프니까.나는 두말없이 육교 가장자리로 차를 이동했다.그때 윤지은의 차가 내 차를 따라잡았다.“정수호, 명령하는데 당장 차 세워!”나는 윤지은을 무시한 채 반대쪽 차선으로 차를 돌렸다.육교의 양쪽은 모두 공중에 떠 있어 어느 쪽으로 부딪히든 아래로 떨어질 수 있었다.“진동성, 빌어!”나는 액셀을 밟으며 난간 쪽으로 부딪혔다.“아! 정수호, 이 미친놈! 말할게. 말할게!”차 바퀴는 이미 난간을 뚫고 밖으로 나갔다. 하지만 내가 제때 브레이크를 밟은 덕에 완전히 떨어지지는 않고 공중에 반만 둥둥 떠 있었다.정신을 차린 뒤에야 나는 내가 얼마나 미친 짓을 했는지 알아챘다.방금 1초만 늦었어도 나와 진동성은 아래로 떨어졌을 거다. 솔직히 나도 등에서 식은땀이 났다. 하지만 이 선택을 조금도 후회하지 않았다.나는 진동성을 보며 물었다.“말해. 그때 상황이 어땠어?”진동성의 얼굴은 식은땀에 흠뻑 젖었고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그는 이제야 내가 농담이 아니라는 걸 알았다.만약 마지막 한마디를 하지 않았다면 나는 정말로 육교 아래로 돌진했을 거다.진동성의 목소리는 떨림이 가득했고 몸도 사시나무 떨듯 떨었다.“난, 난 그냥 네 형수랑 좀 다투다가 실수로 떨어진 거야.”나는 순간 화가 치밀었다. 역시 그 사고가 그렇게 단순하지만은 않았다.하지만 고작 이게 다라고?고작 몇 마디 다툰 거로 차가 통제력을 잃고 육교 아래로 떨어졌다면 왜 운전석에 앉은 진동성은 고작 찰과상만 있고 형수는 그렇게 심하게 다친 걸까?“진동성, 한꺼번에 다 말하는 게 좋을 거야. 안 그러면 같이 여기서 떨어질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984화

    우연히 그림자를 통해 진동성이 벽돌을 휘두르는 걸 발견한 나는 재빨리 피해 진동성을 세게 걷어찼다.진동성은 내 발에 차여 연신 뒷걸음치더니 이내 벽돌을 던져버리고 도망쳤다.그 순간 나는 곧바로 뒤쫓았다.그러자 진동성이 도망치면서 소리쳤다.“정수호, 이 개자식아. 꼭 나를 죽여야만 해?”“내가 네 놈을 죽이려는 게 아니라 네 놈이 죽으려고 설치는 거잖아.”“내가 잘못했어. 다시는 안 그럴게. 수호야. 우리 그래도 형제처럼 지냈잖아. 그러니 그동안의 정을 생각해서 한 번만 봐줘.”나는 진동성의 말을 무시한 채 그를 잡자마자 또 주먹질했다. 그러고는 그의 다리를 잡은 채 질질 끌어 다시 원래 자리로 끌고 갔다.그 모습을 본 윤미화는 놀란 듯 눈이 휘둥그레졌다.“수호 씨가 이런 거야?”“윤 사장님, 지은 씨, 왕정민은 두 분한테 맡길게요. 난 우리 형을 데리고 교통사고를 체험하러 가야 해서요.”말을 마친 나는 진동성을 끌고 차에 올라탔다.차를 금방 샀을 때만 해도 나는 이게 내 애마라고 애지중지했었다. 비록 가격은 비싸지 않았지만 그래도 내 스스로 산 인생 첫 차였으니까.하지만 지금은 단지 진동성을 태운 채 교통사고 체험을 시켜주고 싶을 뿐이었다.나는 조수석에 앉은 진동성도 형수처럼 세게 다칠지 확인하고 싶었다.진동성을 차에 밀어 넣은 뒤 나는 곧바로 차에 시동을 걸어 전속력으로 내달렸다.그러자 진동성은 겁을 먹었는지 버럭 소리쳤다.“수호야, 너 지금 뭐 하는 거야? 왜 이렇게 빨리 밟아? 사고 나면 어쩌려고?”나는 미친 듯이 액셀을 밟았다.“맞아. 사고 내려는 거야. 이따가 육교에서 떨어지면 네 놈도 정말 형수처럼 크게 다칠지 확인해야겠어.”진동성은 다급히 조수석 위에 있는 손잡이를 꼭 잡았다.“정수호, 너 미쳤어? 어떻게 이럴 수 있어? 멈춰. 당장 멈춰!”나는 차를 멈춰 세울 생각이 추호도 없었다.진동성은 핸들을 잡으려고 버둥댔지만 나는 냉소를 지으며 비아냥거렸다.“그래. 잡아. 더 빨리 죽고 싶으면.”진동성은 형수가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983화

    나는 두 사람한테서 모든 빚을 천천히 받아낼 작정이었다.나는 한참 때리다가 손이 힘들어 발로 걷어차기 시작했다.어찌 됐든 형수가 혼수상태가 된 게 진동성 짓이라고 확신했으니까.그렇게 나는 힘이 모두 빠져서야 동작을 멈추었다.나는 바닥에 주저앉아 진동성이 도망칠까 봐 그의 옷을 잡고 있었다.나도 내가 이토록 강할 줄은 몰랐다. 그저 형수가 혼수상태라는 생각만 하면 분노가 차올라 힘도 솟구치는 것 같았다. 그와 동시에 진동성에 대한 미움도 더해져 진동성을 죽여서라도 형수의 복수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나는 시뻘게진 눈으로 반쯤 죽은 듯 누워 있는 진동성을 보며 또다시 물었다.“형수가 저렇게 된 거 너랑 관련 있는 거 맞지?”진동성은 여전히 잡아뗐다.“아니야. 진짜 아니야. 그냥 사고였어.”나는 또다시 진동성을 주먹질했다.“말 안 해도 괜찮아. 내가 싹 다 조사할 거니까. 진동성, 만약 이 일이 네놈 짓이면 내 손에 죽을 줄 알아.”그 순간 진동성이 나를 보는 눈빛에 두려움이 더해졌다. 그는 내가 이토록 살기를 내뿜는 눈빛을 할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게다가 사람을 죽이겠다고 협박할 줄은 더더욱 몰랐다.진동성은 겁에 질려 머리를 마구 저었다.“정말 아니야. 정말 나 아니라고.”나는 진동성을 발로 걷어차며 물었다.“여긴 왜 왔어? 왕정민은 어디 있는데?”“나, 난 왕정민 대신 물건 가지러 왔어. 어디 있는지는 나도 몰라. 나한테 연락한다고 했어.”“물건은 가졌어?”내가 따져 물었다.그때 윤지은과 윤미화도 다가왔다.진동성은 전전긍긍하며 목을 움츠렸다.“서, 서류야.”진동성은 대충 얼버무렸다.“무슨 서류?”윤미화가 따져 물었다.그 옆에서 윤지은이 보충했다.“혹시 모든 핵심 서류를 챙겨 오라고 했어?”그 서류만 챙기면 왕정민은 언제든 다시 일어설 수 있다. 윤지은은 평소 차갑기만 하고 사업에 관심이 없어 보여도 어릴 때부터 사업하는 아버지 밑에서 보고 들은 것이 있기에 나와 윤미화보다 맥을 더 잘 짚었다.그때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982화

    나는 다급히 일어섰다.“그런다고 이렇게 나간다고요?”윤지은은 나를 매섭게 노려보더니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밖으로 걸어 나갔다.그때 윤미화가 뒤에서 말했다.“분명 계획이 있을 거야. 따라가 보자.”윤지은이 이미 계획이 있다니 순간 궁금했다.나와 윤미화는 윤지은을 따라 왕정민 회사 입구에 도착했다.현재는 새벽 2시가 넘는 시간이라 주위에 아무도 없어 매우 조용했다.순간 문득 궁금해 물어보려던 그때 그림자 하나가 살금살금 수풀 뒤에서 걸어 나왔다.하지만 그 사람은 왕정민이 아니라 진동성이었다.진동성은 우리를 발견하고도 무서워하기는커녕 냉소를 지었다.“정수호, 설마 이런다고 왕정민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아?”나는 이를 갈며 진동성을 바라봤다.“왕정민은 언젠가 잡혀. 계속 왕정민과 협력하면 분명 불똥이 튈 거야. 진동성, 이제 벼랑 끝이니 그만 멈춰.”“벼랑 끝? 하하, 정수호. 네가 무슨 자격으로 나한테 그런 말을 해?”진동성은 나를 비아냥거렸다.“넌 나랑 다를 것 같아? 너도 여자 덕에 여기까지 왔잖아. 넌 뭐 대단한 것 같아?”나는 반박하지 않았다. 반박해 봤자 아무 의미 없으니까.“마음대로 말해. 왕정민은 어디 있어?”내 질문에 진동성은 나를 향해 침을 뱉었다.“알고 싶으면 직접 찾아.”나는 두말없이 진동성을 향해 주먹을 휘둘렀다. 내가 그렇게 나올 거라는 건 진동성뿐만 아니라 윤지은과 윤미화도 몰랐다.내가 평소에 고분고분하고 나약한 인상을 줘서인지 누구도 내가 먼저 진동성을 때릴 거라고 생각지 못했던 모양이었다.준비도 없이 한 대 맞은 진동성은 이를 갈며 버럭 소리쳤다.“정수호, 네가 감히 나를 때려?”나는 두말없이 또 한 번 달려들었다.요 며칠간 나는 어느 정도 경험을 쌓았다. 비록 대단한 건 아니지만 진동성을 상대하기엔 충분했다.진동성은 죽었다 깨어나도 내가 왜 갑자기 이렇게 강해졌는지 모를 거다. 진동성은 몇 대 맞다가 내 발에 차여 바닥에 넘어졌다. 나는 곧장 그의 몸 위에 올라타 주먹질을 해대며 그가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981화

    나는 다급히 반박했다.“아니에요. 저 예전에는 계속 다퉜어요. 그런데 지금은 지은 씨가 저를 도와주고 있으니까 양보한 거죠.”“때리고 욕하는 것도 다 사랑이야. 그걸 모르겠어?”윤미화는 자연스럽게 되물었다.“그리고 두 사람 싸울 때 인신공격을 한 적 있어? 상대를 해친 적 있어? 그냥 입씨름으로 상대의 기세를 꺾으려고 했을 뿐이잖아.”윤미화는 나와 윤지은이 싸울 때마다 옆에 있었던 것처럼 제대로 맥을 짚었다.나는 놀란 눈빛으로 윤미화를 바라봤다.“윤 사장님, 혹시 제 배속에서 나왔어요? 어떻게 그렇게 잘 알아요?”윤미화는 으쓱한 듯 웃었다.“뭐든 제삼자가 더 잘 아는 법이야. 사람과 사람의 감정은 매우 복잡해. 서로 사랑하는 사람도 있고 서로 짝사랑하는 사람도 있고 처음에는 밉다가 점차 좋아할 수도 있어. 심지어는 미운 정 고운 정 다 들어 연인이 되는 경우도 있잖아...”“내가 볼 때 두 사람이 지금 미운 정 고운 정 다 든 스타일이야. 내가 이따가 수호 씨 팔짱 끼면 윤지은 씨가 분명 더 화낼걸? 심지어 수호 씨가 죽든 말든 상관 안 할 수도 있어.”나는 윤미화가 한 말을 곱씹었다. 하지만 곱씹을수록 이게 대체 무슨 감정인지 알 수 없었다. 이런 감정은 너무 복잡했다. 살짝 의아하면서도 믿기지 않았다.윤지은 눈에 나는 늘 인간쓰레기였다. 그런데 귀하게 자란 재벌가 아가씨가 세상에 훌륭한 남자가 얼마나 많은데 나 같은 걸 좋아할까?나는 오히려 예전처럼 지내는 게 훨씬 좋았다. 이게 좋아하는 감정으로 변한다면 오히려 부담스럽기만 하다. 내가 그럴 자격도 없고. 때문에 나는 고개를 저었다.“됐어요. 이건 그만 생각할래요. 앞으로 건드리지 않으면 그만이에요.”“그런데 난 저 재벌가 아가씨가 정말 수호 씨를 좋아하는지 알고 싶은데?”윤미화는 말하면서 갑자기 내 팔짱을 꼈다. 그 순간 나는 깜짝 놀라 윤지은 쪽을 흘긋거렸다. 다행히 윤지은은 눈치채지 못한 모양이었다.나는 다급히 윤지은의 손을 뿌리쳤다.“사장님, 장난치지 마요. 정말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980화

    윤미화는 다른 직원들을 먼저 돌려보내고 나와 함께 왕정민 회사로 향했다.얼마 뒤 윤지은도 나타났다.윤지은까지 직접 온 건 매우 의외였다.“왜 왔어요?”“네가 여기서 죽은 것도 모를까 봐.”윤지은은 언제 한번 말을 예쁘게 하는 법이 없다.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이런 농담을 하니 오히려 내 긴장감이 줄어들었다.게다가 윤지은이 나를 도와주러 왔다는 걸 알고 있었기에 그 용기와 마음에 무척 감사했다.“동준 형님은요? 같이 안 왔어요?”윤지은도 왔는데 양동준이 안 왔다는 걸 믿을 수 없었다.“양동준이 나서면 왕정민이 모습을 드러낼까?”보아하니 양동준은 부근에 몸을 숨긴 모양이었다. 양동준이 있다는 걸 생각하니 마음이 든든했다.“고마워요.”나는 진심으로 말했다.윤지은은 내 말에 흠칫 놀라더니 이내 눈을 홉뜨며 말했다.“갑자기 이렇게 예의 차린다고?”나는 너무 무안해서 머리를 긁적였다.“진심이에요. 정말 고마워요. 윤 사장님도 너무 고마워요. 두 분 모두 제 귀인이에요.”윤미화는 매력적인 미소를 지었다.“말로만 고마워하지 말고 나중에 밥 사.”“당연하죠.”나는 흔쾌히 동의했다. 무엇보다 밥 한 끼 같이 하는 게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했으니까.하지만 옆에 있던 윤지은의 낯빛은 매우 어두웠다.“종마.”윤지은의 목소리는 매우 작았지만 내 귀에 콕 박혔다.나는 순간 어이없어 반박했다.“갑자기 왜 또 욕하고 그래요?”“욕하면 뭐?”윤지은은 더 화가 나서 목소리를 높였다.윤지은은 참 알다가도 모르겠다. 아까까지만 해도 살갑게 대하더니 갑자기 기차 통을 삶아 먹었는지 화를 내다니.나는 너무 어이없었지만 이 상황에 끝까지 따질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됐어요. 싸우기 싫어요. 내가 남자니까 참을게요.”나는 결국 양보를 선택했다.옆에 있던 윤미화는 이상한 눈빛으로 우리 둘을 번갈아 봤다.한편 나는 또 실수로 윤지은 심기를 거스를까 봐 그녀와 거리를 두었다. 그때 윤미화가 다가와 내 옆에 앉았다.“저 아가씨가 수호 씨 좋아하는 것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979화

    전승빈이 제 딸을 속일 방법은 수백 가지도 더 된다. 왕정민 같은 쓰레기가 딸 옆에 없다면 오히려 더 잘된 일이 아닌가?만약 내가 전승빈이라면 오히려 왕정민이 영원히 사라져서 평생 나타나지 않기를 바랄 거다.전승빈은 내 말에 대답하기 싫은지 차가운 얼굴로 물었다.“쓸데없는 건 묻지 말게. 화를 불러일으킬 테니.”윤미화는 더 이상 말하지 말라는 듯 조용히 내 팔을 잡아당겼다.그제야 나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전승빈에게 말했다.“좋아요. 왕정민을 찾는 걸 도와드리죠. 그러면 제가 빚진 건 없었던 겁니다.”말을 마친 나는 윤미화를 데리고 회사를 나왔다.회사를 나오자마자 윤미화는 나한테 방법이 있는지 물었다.“왕정민은 분명 전승빈이 두려워서 숨었을 거예요. 그러니 찾는 건 쉽지 않을 거예요.”그건 거의 한양에서 김 서방 찾기나 마찬가지다.나는 한참 생각하다가 말했다.“왕정민은 분명 제가 죽도록 미울 거예요. 내가 만나자고 하면 만나줄까요?”“미쳤어? 이 와중에 왕정민을 만났다가 왕정민이 진짜 살의라도 품으면 어쩌려고?”왕정민은 현재 나 때문에 궁지에 몰렸으니 분명 나를 죽이고 싶을 거다. 그런데 내가 지금 그를 만나면 확실히 화를 입을 수 있었다.다만 이게 왕정민을 끌어내는 가장 빠르고 효과적인 방법이다.“안돼. 그건 너무 위험해. 내가 동의 못해!”나는 한참 생각하다가 갑자기 눈을 크게 떴다.“방법이 떠올랐어요. 지금 왕정민은 버림받은 개나 마찬가지라 분명 진동성을 찾아갈 거예요. 제가 병원에서 진동성만 잘 감시하면 될 거예요.”‘안 되겠어. 지금 당장 병원에 가봐야 해. 안 그러면 늦을지도 몰라.’나는 얼른 윤지은에게 전화했다.“지금 외과 병동으로 가서 진동성이 있는지 봐줄래요?”[그럴 필요 없어. 진동성이 방금 가는 걸 봤거든.]“젠장. 결국 한발 늦었네.”나는 화가 나 이를 갈았다. 그러자 윤지은이 왜 그러냐고 물었다. 나는 이내 전승빈이 나한테 왕정민을 찾아달라고 부탁했다는 걸 사실대로 말했다.윤지은은 내 말을 듣고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978화

    왕정민은 자기가 고용한 놈들이 저에게 반항할 줄은 몰랐던 모양이었다.“너희들 뭐야? 이게 무슨 짓이야? 지금 반항해?”왕정민은 버럭 소리치며 다급한 듯 발을 동동 굴렀다.그러자 꽃무늬 셔츠가 콧방귀를 뀌었다.“전 회장님이 오라고 하십니다.”왕정민이 아는 사람 중 전 회장이라 불릴만한 사람은 전승빈뿐이다. 때문에 그는 단번에 전승빈을 떠올렸다.왕정민은 그제야 이 모든 게 처음부터 함정이라는 걸 눈치챘다. 그것도 내가 전승빈과 손을 잡고 판 큰 함정.아쉽게도 왕정민은 그걸 이제야 알아차렸다.왕정민은 자신이 전승빈 손에 들어가면 어떤 신세가 될지 잘 알고 있었다. 때문에 그는 돌아갈 수 없었다. 돌아가지도 않을 거였고.“빌어먹을!”왕정민은 바닥에 있는 벽돌을 집어 들어 꽃무늬 셔츠에게 던지고는 신속히 밴에 뛰어들어 시동을 걸었다.그 누구도 왕정민이 도망칠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다.그제야 반응한 꽃무늬 셔츠는 다급히 소리쳤다.“당장 쫓아!”꽃무늬 셔츠는 필두로 한 무리는 다급히 밴을 쫓았다. 다만 사람이 차를 쫓아갈 수 있을 리가 없었다. 그 덕에 왕정민은 밴을 몰고 도망쳤다.“젠장.”꽃무늬 셔츠는 곧바로 전승빈에게 전화해 왕정민이 도망쳤다는 사실을 보고했다. 그러고 나서 제 무리를 데리고 떠났다.한참 뒤 내 핸드폰이 울렸다. 전화를 한 사람은 다름 아닌 전승빈이었다.[증거는 입수했나?]“네.”[왕정민은 왜 도망치게 뒀지?]전승빈은 화가 난 듯 따져 물었다.그 말에 나는 미간을 팍 구겼다.“저는 함정을 파서 왕정민이 뛰어들게 하는 것만 책임졌지 사람까지 잡겠다고 한 적은 없습니다. 게다가 왕정민이 도망칠 줄은 저도 몰랐습니다.”[왕정민이 도망치면 우리가 지금껏 한 게 뭔 의미가 있지? 지금 당장 내 부하 놈들과 협력해서 왕정민을 잡아와!]나는 전승빈의 말을 끝까지 듣지 않고 전화를 끊어버렸다.‘내가 제 사람인 줄 아나? 내가 왜 왕정민을 잡는 것까지 도와줘야 하지?’그때 윤미화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나를 봤다.“전 회장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977화

    이로써 왕정민의 열등감이 얼마나 큰지 알 수 있었다.“당장 저 자식 다리부터 분질러!”왕정민은 화를 주체하지 못하고 놈들에게 소리쳤다.그러자 건달들은 무기를 든 채 하나둘씩 나에게 달려들었다.그때 꽃무늬 셔츠를 입은 놈이 나더러 벽 쪽으로 가라고 눈빛을 보냈다. 그렇게 하면 상처를 줄일 수 있었다.나는 얼른 구석진 벽 쪽으로 달려갔다.건달 놈들은 멋모르고 나에게 달려왔다. 꽃무늬 셔츠는 내 앞에 막아서면서 나와 싸우는 척했지만 사실은 나를 보호해 주고 있었다.때가 된 것 같다는 생각에 나는 반항하기 시작했다.나는 지금껏 쌓아왔던 울분을 모두 건달 놈들에게 풀었다.“아!”나는 소리 지르며 주먹을 날리고 발길질 해댔다.마음 같았으면 놈들을 모두 때려죽이고 싶었다.내 기세에 놀랐는지 기세등등하게 달려들던 놈들이 점차 뒷걸음치기 시작했다.나는 감정이 폭발해 놈들을 향해 소리쳤다.“이봐. 죽일 테면 죽여 봐! 덤벼!”하지만 나에게 덤비는 놈은 한 놈도 없었다.그러자 결국 왕정민이 몽둥이를 들고 달려왔다.“젠장. 쓸모없는 것들! 비켜. 내가 직접 한다.”왕정민은 몽둥이를 들어 내 다리를 내리쳤다.그 기회를 봐 내가 반격하려 할 때 갑자기 그림자 하나가 휙 하고 나타나더니 단번에 왕정민을 걷어찼다.나는 놀란 눈으로 내 앞에 나타난 변석훈을 바라봤다.“석훈 형님, 여긴 어떻게 왔어요?”“넌 윤 회장님 사람이야. 윤 회장님이 널 죽이지 않는 한 다른 놈이 널 죽일 수는 없어.”변석훈은 간단하게 온 이유를 설명했다.그때 윤미화가 탐정 사무소 직원들을 데리고 달려왔다.“수호 씨, 얼른 내려와. 이 증거로 저 자식들 잡을 수 있어.”나는 녹화된 영상을 확인했다. 영상은 매우 완벽했다. 특히 왕정민이 아주 선명하게 나왔다.“좋아요. 우리 가요.”그제야 왕정민은 뭔가를 눈치챘는지 버럭 소리쳤다.“정수호, 거기 서!”왕정민은 내 주변 사람들을 훑어보더니 결국 윤미화에게 시선이 떨어졌다.“윤미화, 감히 날 갖고 놀아?”윤미화는 싸늘

앱에서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세요.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