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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7화

지은은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나도 몰라요. 언제부터 이렇게 됐는지. 대학교 바로 졸업하고 나서일 수도 있고, 자존심 때문일 수도 있고, 사회 현실이 너무 가혹해서일 수도 있죠. 졸업하고 난 강북 한의원에서 인턴을 했고, 반년도 안 되는 사이에 레지던트가 됐고, 또 얼마 안 돼서 한의과 부교수가 됐거든요.”

“반면 남자 친구는 마땅한 일자리를 찾지 못하고, 여러 병원에서 인턴으로 일해도 이런 저러한 이유 때문에 레지던트로 되지 못했어요.”

여기까지 들었을 때, 마침 거의 다 먹은 나는 더 이상 들어줄 심정도 아니라 곧바로 끼어들었다.

“그러면 충격이 컸겠네요.”

내 말에 지은은 어두운 표정으로 나를 째려봤다.

“그러니까 지금 그 자식이 바람피운 이유가 정당하다는 뜻이에요?”

“아니요, 그런 뜻이 아니라 그저 갓 졸업하고 그렇게 많은 역경에 부딪혔으니 충격이 컸을 거라는 얘기예요. 그런데 여자 친구가 너무 대단하니 자격지심도 느꼈을 거고.”

“그런데 난 내 노력으로 레지던트가 된 거잖아요. 근데 그 자식은 내가 가족 백으로 됐다고 생각하면서 내가 뭐라고 하든 믿어주지 않았어요!”

“그러면 나중에는요? 주식은 왜 갑자기 했대요?”

“병원에서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니까 아예 다른 쪽으로 일자리 알아봤거든요. 그래서 내가 마침 의료 기기 판매하는 일을 소개해 줬어요. 일 잘하면 수익도 괜찮아 보이니까.”

“그런데 얼마 안 하고 또 그만두더라고요. 동료들이 따돌리고 상사가 괴롭힌다면서. 그리고 혼자서 일자리 찾을 수 있다면서 나더러 찾지 말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관계하지 않았죠. 그런데 허구한 날 일자리를 바꿨어요.”

“대학 졸업하고 지금까지 5년이 흘렀는데 반년 이상 다녀 본 곳이 없을 지경이라고요. 내가 이유를 물을 때면 온갖 변명을 댔어요. 항상 남 탓만 하고 본인 잘못은 하나도 없다는 듯이.”

“그러다가 주식에 빠졌는데 헤어 나오지 못했어요. 그것 때문에 몇 번이나 싸우고, 물건도 집어 던지고 했는데 나중에 배신까지 하더라고요.”

지은은 지난날을 생각하자 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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