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74화

송해인은 걸음을 멈추더니 아무 말 없이 코웃음 치며 서강빈을 스치고 부동산을 나섰다.

진기준도 재빨리 쫓아가며 외쳤다.

“송 대표, 기다려.”

점점 멀어져가는 두 사람을 보며 권효정이 한숨을 내쉬고 다시 서강빈에게 시선을 옮겼다. 그녀는 귓가에 흘러내린 머리를 뒤로 넘기며 활짝 웃었다.

“강빈 씨, 나 잘했죠? 강빈 씨도 속이 후련하죠?”

그녀가 머리를 넘기는 제스처는 다른 남자들에게 아주 요염하고 매력적으로 다가오지만 서강빈은 아무런 느낌도 없었다. 그는 머리를 내저으며 한숨을 쉬었다.

“이렇게 할 필요 없어요. 나랑 해인이는 이젠 아무 사이도 아니에요. 게다가 해인이는 쉽게 머리 숙이는 여자가 아니라서 효정 씨가 이럴수록 더 세게 나올 거예요.”

권효정이 두 손을 들고 웃으며 답했다.

“괜찮아요. 난 여태껏 단 한 번도 진 적 없거든요.”

서강빈은 속절없이 웃으며 머리를 내저었다.

권효정은 맑은 두 눈을 깜빡이며 사악하게 웃었다.

“강빈 씨, 만약 오늘 송해인 씨랑 진기준 씨가 정말 신혼집 보러 온 거면 어쩔 생각이었어요?”

서강빈은 잠시 침묵하다가 대답했다.

“만약 진짜 그런 거라면 해인이를 축복했겠죠.”

그의 대답에 권효정은 살짝 못 믿겠다는 눈빛으로 두 눈을 깜빡이며 되물었다.

“진짜요? 이젠 전 와이프한테 정말 아무런 미련도 없는 거예요?”

서강빈은 대답하기도 귀찮아 앞으로 걸어갔다.

권효정은 혀를 날름거리며 쪼르르 달려갔다. 그녀는 뒷짐을 지고 서강빈을 뒤따라갔는데 얼핏 보면 청춘 드라마를 연상케 했다.

바람이 살랑살랑 불어오자 그녀의 머릿결과 새하얀 원피스가 하늘거리며 청순가련한 매력을 한껏 뽐냈다.

차에 타자마자 서강빈은 낯선 이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누구세요?”

전화기 너머로 깍듯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서강빈 씨, 나 공명진일세.”

서강빈이 담담하게 물었다.

“네, 어르신, 무슨 일이세요?”

공명진이 조급히 말했다.

“다름이 아니라 서강빈 씨한테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어서 전화했네. 어젯밤에 자네가 준 복숭아 가지를 집에 오자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