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사람은 그 말을 듣더니 미친 듯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아뇨, 아뇨. 저희는 의리 없습니다. 없어요...”“잘됐네.”서강빈은 웃으면서 다시 자리에 앉으며 물었다.“말해봐, 누가 시킨 일이지?”“아귀... 아, 아귀, 아귀 형님입니다!”그중 한 명이 다급히 더듬거리면서 외쳤다. 조금이라도 늦었다간 서강빈에게 밟혀 무릎이 작살날 것만 같았다.“맞아요, 맞습니다. 아귀 형님, 아귀 형님이 저희를 보냈습니다.”다른 한 명도 지지 않겠다는 듯이 서둘러 외쳐댔다.“저희에게 당신의 두 손을 자르면 4,000만 원을 준다고 했습니다.”“겨우 4,000만 원으로 내 두 손을 샀다고?”서강빈은 눈살을 찌푸리고 차갑게 말했다.“내가 너희 둘이 말한 아귀란 사람과 척을 지지는 않았을 텐데.”두 사람은 고개를 끄덕이며 우물쭈물 말했다.“저희도 모릅니다. 저희는 그저 돈 받고 일하는 겁니다. 구체적인 건 아귀 형님에게 물으셔야 합니다.”“그 사람 지금 어디 있는데?”서강빈의 눈동자에 한기가 스쳐 지나갔다.“저희는 모릅니다. 아귀 형님은 원래 동에 번쩍, 서에 번쩍하시거든요. 보통 전화로 저희에게 연락하십니다.”한 명이 말했다.서강빈은 고개를 끄덕인 뒤 손을 뻗으며 차갑게 말했다.“휴대전화.”그 사람은 허둥지둥 휴대전화를 꺼내 공손하게 서강빈에게 건넸다.서강빈은 통화 기록을 쓱 본 뒤 곧장 전화를 걸었다.전화를 받자마자 낮고 거친 목소리가 들려왔다.“일은 끝났어?”서강빈은 아무 말 하지 않았다.상대편도 뭔가를 눈치챈 건지 침묵했다.같은 시각, 룸 안에 있던 아귀는 미간을 찌푸린 채로 한참을 침묵하다가 떠보듯 물었다.“서강빈?”“그래.”서강빈이 덤덤히 대답했다.“내 사람을 어떻게 한 거야?”아귀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서강빈은 힐끗 본 뒤 대답했다.“뭐 어쩌지는 않았어. 한 명은 기절했고 다른 두 명은 무릎 꿇고 있어.”“이 자식. 경고하는데 감히 내 사람을 건드린다면 절대 용서하지 않겠어.”아귀가 사납게 경고했다.
“이 자식, 빨리 왔네. 내 사람은?”아귀가 어두운 표정으로 따져 물었다.서강빈은 두 손을 호주머니 안에 넣고 덤덤한 표정으로 그에게 걸어갔다. 서강빈은 룸 안의 부하들을 쭉 둘러보며 그들의 위치와 그들이 이용할 수 있는 무기들을 파악한 뒤, 아귀의 앞에 다리를 꼬고 앉았다. 그는 싱긋 웃으며 말했다.“묶어뒀는데.”“팍.”아귀는 화가 난 듯 테이블을 힘껏 내리치며 소리쳤다.“이 자식, 감히 내 사람을 건드려? 네가 누구든 오늘 밤엔 절대 이곳에서 살아 나갈 수 없을 거야.”그의 말이 끝나자마자 옆에 있던 7, 8명의 부하들이 흉악한 표정을 지으며 살기등등하게 서강빈을 에워쌌다. 그들은 허리춤에서 서늘한 빛을 번뜩이는 비수를 꺼냈다.서강빈은 두려워하는 기색은 전혀 없이 자신의 잔에 술을 따랐다. 그는 술을 한 모금 마시며 반문했다.“아귀라고 했지? 우리 사이에 원한 같은 건 없을 텐데. 내 추측이 맞다면 당신 뒤에 다른 사람이 있지? 기회를 한 번 줄게. 얘기해, 누군지. 그러면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그냥 떠날게.”“하하하!”아귀는 그 말을 듣더니 고개를 젖히며 크게 웃었다. 그는 같잖다는 표정으로 웃으며 말했다.“이 자식, 내가 잘못 들은 건 아니지? 내게 기회를 준다고?”“여기가 어딘지 알아? 여긴 팰리스야, 내 구역이라고. 널 죽이고 아무 데나 묻어도 아무도 몰라.”서강빈은 들고 있던 잔을 흔들거리면서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그 말은 이 기회를 소중히 여기지 않겠다는 거지?”“탕.”아귀는 테이블 위 술병을 들어 올린 뒤 그것을 바닥에 힘껏 내던지면서 버럭 소리를 질렀다.“빌어먹을 놈, 내 구역에 와서 큰소리를 쳐? 내가 송주에서 그동안 헛짓거리나 한 줄 알아?”“저놈을 족쳐! 저놈이 무릎 꿇고 나랑 얘기하게 만들어.”아귀가 화를 냈다.그와 이렇게 건방진 말을 한 사람은 없었다.‘죽으려고!’그 순간 7, 8명의 부하들이 비수를 들고 흉악한 표정으로 서강빈을 향해 돌진했다.서강빈은 주위를 둘러보며 중얼거렸다.“10
서강빈은 차갑게 웃더니 덤덤한 표정으로 아귀가 앉았던 곳에 앉으며 물었다.“이제 말할 수 있겠어?”아귀는 침을 꿀꺽 삼키더니 난처한 표정으로 말했다.“형님, 말하고 싶지 않은 게 아니라 말할 수 없는 겁니다. 저희처럼 이런 일을 하는 사람들은 다 이 규칙에 따라야 해요. 말한다면 더는 송주에 있을 수 없어요. 제발 저 좀 살려주십쇼, 형님. 앞으로 형님한테만 복종하며 보답하겠습니다.”서강빈은 눈살을 찌푸리며 불만스레 말했다.“기억해. 지금부터는 내 말이 규칙이야. 말하지 않겠다면 당장 죽여주겠어. 3분 줄 테니 잘 고민해 봐.”아귀는 온몸을 덜덜 떨었다. 그는 서강빈에게서 엄청난 살기를 느꼈다.어쩌면 그를 진짜 죽일지도 몰랐다.아귀는 식은땀을 뻘뻘 흘리기 시작했다.시간은 그렇게 1분 1초 흘러갔다.서강빈에게서 느껴지는 엄청난 압박감을 더는 견딜 수 없을 때쯤, 갑자기 룸 문이 열렸다.곧이어 큰 소리와 함께 룸 안이 소란스러워졌다.“이봐, 젊은이, 사람이 그렇게 매정하면 안 되지. 내 체면을 봐서 쟤를 한 번 봐주는 건 어떻겠나?”서강빈은 눈썹을 치켜올리며 고개를 들었다. 흰색 티셔츠를 입은 노인이 뒷짐을 지고 여유롭게 안으로 걸어들어오고 있었다.그의 호흡은 흐트러짐 없었고 두 눈은 부리부리했다.게다가 이마 양쪽의 관자놀이가 툭 튀어나온 걸 봐서는 훈련을 받은 사람이었고, 실력도 약하지 않은 듯했다.바닥에 엎드려 있던 아귀의 사람들은 마치 구세주를 본 것처럼 외쳤다.“선생님, 구해주세요, 구해주세요!”눈앞의 노인은 다른 사람이 아니라 송주 현지 천우 도장의 관장 오운학이었다.그는 주먹 한 방에 호랑이를 쓰러뜨릴 수 있는, 진정한 무인이었다.소문에 의하면 실력이 무도 대가급에 이르게 되면 칼도 총도 두려워하지 않게 된다고 한다.그리고 오운학은 이제 곧 무가에 이를 수 있는 경지였다.송주에서 그의 지위는 아주 드높았다.송주의 양지나, 음지에서 활동하는 사람들 모두 그를 정중하게 대했다.아귀는 과거 오운학이 손가락 하나로 강
서강빈은 그 말을 듣더니 고개를 저으며 차갑게 말했다.“싫은데요.”오운학의 미간에 한기가 서렸다. 그가 호통을 치며 말했다.“굳이 오늘 따끔한 맛을 보겠다 이건가?”“그렇다면요?”서강빈은 두려워하는 기색 없이 옅은 미소를 지었다.그 말에 바닥에 쓰러져 있던 아귀는 덜컥 겁이 났다.서강빈은 오운학마저 거들떠보지 않을 정도로 아주 거만했다.오운학이 입만 움직여도 송주에서 누군가가 영문도 모르고 죽을 수 있었다.그런데 어찌 감히 그런단 말인가?동시에 아귀는 속으로 냉소를 흘렸다.서강빈은 오운학의 심기를 거슬렀으니 이곳에서 살아서 나가지 못할 것이었다.오운학은 안색이 어두워지더니 분노에 차서 소리쳤다.“젊은이, 사람이 너무 거만하면 안 돼. 배운 게 조금 있다고 해서, 실력이 조금 있다고 해서 사람을 그렇게 얕보면 안 되지.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있다는 말 못 들어봤어? 오늘 내가 젊은이의 스승을 대신해 혼내주지!”말을 마친 뒤 오운학이 선제공격을 했다. 그의 몸에서 엄청난 기운이 넘실거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는 이내 순식간에 사라져서 서강빈의 앞에 나타났다. 귀신 같은 움직임이었다. 곧이어 그는 서강빈의 가슴팍을 향해 주먹을 힘껏 휘둘렀다.그의 주먹은 마치 구렁이 같았고, 주먹이 공기를 가르는 소리가 매섭게 들려왔다.“죽어!”오운학이 크게 소리 질렀다.몇 년 전의 오운학은 손가락으로 강철로 만들어진 판을 꿰뚫을 수 있었다.그런 그가 사람을 향해 주먹을 휘두른다면 아마 커다란 구멍이 생길 것이다.바닥에 쓰러져 있던 아귀는 그 광경을 본 순간 비릿하게 웃으며 속으로 생각했다.‘흥, 자기 주제도 모르고 감히 우리 오 선생님의 심기를 거슬러? 오 선생님은 주먹으로 호랑이도 때려잡을 수 있다고!’그러나 서강빈은 자신을 향해 날아드는 주먹을 보고도 두려워하는 기색 없이 평온했다. 그는 가볍게 손을 들어 주먹을 휘둘렀다.오운학은 그 모습을 보자 얼굴이 떨렸다. 그는 분노로 가득 찬 표정으로 같잖다는 듯이 소리 질렀다.“청년, 이건
‘헉!’오운학이 서강빈에게 뺨을 맞고 정신을 잃고 쓰러진 광경을 본 아귀는 입술이 심하게 떨렸다. 그는 큰 충격을 받은 듯 보였다.그의 눈빛은 멍했다. 그는 두려움으로 가득 찬 눈동자로 눈앞의 서강빈을 바라보았다.오운학은 천우 도장의 관장인데 그런 그를 뺨 한 대로 날려버리다니.심지어 오운학은 반항조차 하지 못했다.‘이놈 대체 뭐 하는 놈이야?’한기가 척추를 타고 머리끝까지 올라왔다.바로 다음 순간, 저승사자처럼 느껴지는 서강빈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이제 말할 거야?”아귀는 침을 꿀꺽 삼키면서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그는 바닥에 무릎을 털썩 꿇고 머리를 조아리며 말했다.“제발 살려주세요. 말하겠습니다, 말할게요...”“제우 그룹의 진기준 대표님이 시키신 일입니다. 제게 4억을 주겠으니 두 손을 자르라고 하셨습니다.”아귀는 겁이 났다.마음속에서부터 공포심이 차올랐다.“진기준?”서강빈은 눈살을 찌푸렸다.‘진기준이 꾸민 일이었군.’자초지종을 알게 된 서강빈은 그대로 몸을 돌려 떠났다.아귀는 서강빈의 뒷모습이 시야에서 사라지자 그제야 한숨을 돌렸다. 그는 바닥에 털썩 주저앉으며 숨을 헐떡거렸다.서강빈은 정말 너무 무시무시했다.“제기랄, 진기준 대표는 저 자식이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놈이라고 했는데. 왜 저렇게 강한 거야?”아귀는 욕지거리를 했다.한참을 고민하던 그는 새 휴대전화를 꺼내 진기준에게 연락했다.“진 대표님, 돈은 돌려드리겠습니다. 이 일 저는 못합니다. 그리고 앞으로 절 찾지 마세요. 전 당분간 숨어 지낼 겁니다.”진기준이 대답하기도 전에 아귀는 전화를 끊었다.그러고는 사람을 불러 본인과 오운학을 병원에 데려가게 했다.이제 막 차에 탔던 진기준은 멍한 표정으로 휴대전화를 바라보다가 표정이 점점 심각해졌다.“퍽.”그는 핸들을 주먹으로 내리치며 화를 냈다.“빌어먹을, 쓸모없긴. 이런 일도 처리 못 해?”똑똑똑.누군가가 도어를 두드렸다.화가 머리끝까지 차올랐던 진기준은 창문을 열고 버럭 소리를 질렀다.“미
송해인은 휴대전화를 책상 위에 내려놓으며 한숨을 쉬더니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알겠어. 그리고 또 다른 일은 없어?”“있어요.”이세영은 품 안에서 서류를 꺼내며 걱정 가득한 얼굴로 말했다.“이건 공진 그룹과의 계약서예요. 그들은 이미 저희에게 3달 치 비용을 지급하지 않았어요. 그들이 지금 주지 않는다면 우리 회사는 60억 가까이 손해를 볼 거예요.”송해인은 미간을 좁혔다.공진 그룹과의 협력 프로젝트 때문에 그녀는 석 달 동안 골머리를 앓았다.그들은 밀린 비용을 지금까지 갚지 않았고 지금까지 모든 프로젝트 전부 비오 그룹에서 대신 지급했다.몇 번이나 비용을 지급하라고 재촉해 보았으나 그들은 매번 핑계를 댔다.송해인은 화가 났지만 티를 낼 수는 없었다. 공진 그룹은 대기업이고 송주의 일류 가문 공씨 가문의 회사였기 때문이다.공씨 가문의 어르신은 아주 무자비한 사람이었다.“방법을 생각해 그쪽 회사의 프로젝트 책임자와 약속을 잡아. 내가 직접 갈 거야.”송해인이 말했다.“알겠습니다.”이세영이 대답했다.“참, 대표님. 오늘 오후 6시 진 대표님이 데리러 올 거라고 했습니다.”이세영이 웃으며 말하자 송해인은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알겠어.”송해인은 보고를 몇 개 보았지만 자꾸만 정신이 딴 데 팔렸다. 그녀는 저도 모르게 휴대전화를 들여다보았다.‘빌어먹을 서강빈, 아직도 나한테 연락하지 않아?’결국 화가 난 송해인은 자신이 먼저 전화를 걸기로 마음먹었다.그러나 연결음 소리가 두 번 들리더니 전화가 끊겼다.“제기랄, 감히 내 전화를 끊어?”송해인은 화가 나서 두 눈을 부릅떴다.그녀는 다시 한번 전화를 걸었다.이번에 서강빈은 전화를 끊지 않고 냉담한 태도로 말했다.“송 대표, 아침부터 무슨 일로 연락한 거야?”“서강빈, 내가 전화를 그렇게 많이 했는데 못 봤어? 내가 보낸 문자도 못 본 거야? 왜 나한테 연락하지 않았어?”송해인이 화를 내며 말했다.전화 건너편의 서강빈은 아침 일찍부터 폐허가 된 가게를 정리하고 있었다.
그 단약은 서강빈이 예전에 미리 준비했었던 것이다.송해인이 아침에 바빠서 자신이 만든 아침을 먹지 못했을 때를 대비해서 말이다.그런데 지금 이렇게 쓰게 될 줄은 몰랐다.송해인은 가슴께를 움켜쥐고 두 손을 덜덜 떨면서 서랍을 열어 작은 병을 꺼냈다. 그녀는 고통스러운 표정으로 병뚜껑을 열었다.그러나 가슴이 너무 아팠던 탓에 그녀는 부주의로 병을 떨어뜨렸고, 그 바람에 약 십여 알이 전부 바닥에 떨어졌다. 송해인은 몸을 떨면서 쭈그리고 앉아 그중 한 알을 주워 삼켰다.서강빈은 뭔가 쏟아지는 소리와 잡음만 들려서 초조한 마음으로 택시를 잡으며 말했다.“해인아, 괜찮아? 어때?”한참 뒤에야 전화 건너편에서 송해인의 호흡 소리가 들렸다. 그녀는 힘 없는 목소리로 말했다.“나, 나 괜찮아...”서강빈은 그제야 안도했다.서강빈은 조금 전 자신이 얼마나 초조해하고 긴장해 했는지 모를 것이다.서강빈은 가게 앞에 멈춰 서서 침묵했고, 송해인은 의자에 기대어 앉아 침묵했다.두 사람은 휴대전화를 든 채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저 아주 오랫동안 서로의 숨소리만 들었다.“그...”두 사람이 동시에 입을 뗐다.서강빈은 살짝 당황하며 말했다.“먼저 얘기해.”송해인은 잠깐 생각하더니 저도 모르게 눈시울을 붉히며 말했다.“당신, 조금 전에 날 해인이라고 불렀어...”서강빈은 멈칫했다. 그는 가게 앞에 서서 고개를 젖히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파란 하늘을 올려다보며 옅은 미소를 지었다.“조금 전에는 너무 급해서 그랬나 봐, 미안해.”“아냐.”송해인은 억지로 미소를 쥐어 짜내며 웃었다. 그녀는 눈가에 맺힌 눈물을 닦았다.송해인은 길게 숨을 내쉬며 자신의 감정을 추스른 뒤에야 말했다.“약 고마워.”“그래.”서강빈이 대답했다.“참, 아까 무슨 말 하려고 했어?”송해인의 질문에 서강빈은 잠깐 고민하다가 덤덤히 말했다.“아무것도 아냐. 다른 일 없으면 이만 끊을게.”“잠깐.”송해인은 며칠 동안 꾹 참고 있던 말이 있었다.그러나 그녀는 몇
이세영이 황급히 대답했다.“대표님, 금오단에 관한 여론은 전부 잠재웠습니다. 대표님 뜻에 따라 서강빈이 인터넷에 올렸던 금오단 치료에 함께 쓰이는 침구술에 관한 글은 공식 지도 영상으로 제작되어 금오단과 함께 판매될 겁니다.”“그래.”송해인은 고개를 끄덕였다. 손에 들린 약병을 보고 있는 송해인은 정신이 딴 데 팔린 듯했다.이세영은 눈살을 찌푸리며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대표님? 대표님... 무슨 생각 하세요?”“아, 아무것도 아니야.”송해인은 싱긋 웃으며 약병을 서랍 안에 넣었다.이세영이 떠보듯 물었다.“대표님, 괜찮으세요? 몸이 안 좋으신 거면 병원에 가볼까요? 아무 약이나 드시면 안 돼요.”난 괜찮아. 이건 예전에 서강빈이 날 위해 만들어준 약이야.”송해인은 웃으며 자리에 앉았다.그 말을 들은 이세영은 미간을 좁히며 미심쩍은 표정으로 물었다.“서강빈 씨가 만든 약이라고요? 대표님, 그 약에 문제가 있을까 걱정되지 않으세요?”그 말에 송해인의 표정이 순식간에 어두워졌다. 그녀가 차갑게 말했다.“이 비서, 약에 문제가 있는지 없는지 내가 그걸 모르겠어? 다른 일 없으면 이만 나가 봐.”송해인은 조금 화가 났다.그녀는 이세영이 서강빈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항상 서강빈을 헐뜯는 건 견딜 수 없었다.“...네.”이세영의 안색이 살짝 달라졌다. 그러나 그녀는 티 내지 않고 몸을 돌려 사무실에서 나갔다.하지만 사무실에서 나가자마자 이세영의 안색이 삽시에 어두워졌다. 그녀는 원망 가득한 눈빛으로 유리창 넘어 서류를 처리하고 있는 송해인을 바라보았다.“서강빈의 약이라고?”이세영은 미간을 구기고 차갑게 코웃음 친 뒤 발을 구르고 떠났다.30분 뒤, 송해인은 사무실에서 나와 금오단과 관련된 미팅을 하기 위해 회의실로 향했다. 이때 이세영이 서류를 들고 몰래 사무실 안으로 들어갔다. 그녀는 빠르게 서랍을 열어 약병을 꺼냈다. 그녀는 병 안에서 약 한 알을 꺼내 자세히 살피고 냄새까지 맡더니 혐오스러운 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