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찬희가 떠난 후 서강빈은 미간을 찌푸리더니 곁에 있는 권효정을 보고 물었다.“저 사람 원래 이렇게 거만하고 멍청해요?”권효정은 어깨를 으쓱하더니 말했다.“그게 바로 제가 쟤를 안 좋아하는 이유에요.”서강빈은 고개를 저었다. 그는 이 재벌 2세가 가문의 돈과 권력을 믿고 안하무인처럼 행동하는 게 습관이 되었다고 느껴졌다.진정한 재벌은 교양이 있고 지혜롭다. 강찬희처럼 이렇게 양아치 같고 자신의 권세로 사람들을 무시하지 않는다.문제는 서강빈이 그렇게 만만한 사람이냐 말이다.당연히 아니다.한정산은 웃으며 물었다.“서 거장, 번거로운 일이 생긴 거 아닌가? 내 도움이 필요하지 않겠나?”“괜찮습니다. 별것 아닌 일입니다.”서강빈이 덤덤하게 말했다.그들이 담소를 나눌 때, 비오 그룹 내부에서는 권력다툼의 볼거리가 펼쳐졌다.송해인과 도정윤이 회사로 돌아갔을 때 회의실 내에서는 송태호가 대표의 자리에 앉아서 회사의 고위층 인사들과 주주를 향해 지령을 내리고 있었다.이 행동은 주주와 고위층 인사들이 커다란 불만을 품게 했다.“어디서 굴러온 부잣집 망나니야?”“누나 송해인과 비교하면 형편없잖아.”“이렇게 가다가는 비오 그룹이 또 파산하는 거 아니야?”회사의 고위층 인사들은 근심이 많아졌고 마음속에는 불만을 많이 품게 되었다.왜냐하면, 송태호가 대표 자리에 앉은 지 채 한 시간도 되지 않는 시점인데 벌써 대대적인 개혁을 진행하고 있었다.개혁이라고 하기보다는 자신의 위신을 세우려고 위엄을 부린다는 말이 더 맞았다. 그는 제 뜻을 따르지 않은 무리를 모두 청산하였다.이 행동은 회사 내부에서 많은 불만을 초래했다.하지만 이에 대해 송태호는 조금도 개의치 않았다.그는 회사를 휘어잡으려면 독해야 한다고 생각했다.송태호가 또다시 지령을 내려 금오단의 출시 일정을 앞당기려 할 때, 송해인이 회의실의 문을 열고 들어와 차갑게 말했다.“그 결정을 저는 반대합니다.”휙!회사의 고위층 인사들은 걸어오는 송해인을 보면서 순식간에 마치 구세주를 본
그들에게 송해인은 은혜가 많으므로 자신들을 해고한다고 해도 송해인을 건드릴 엄두를 내지 못했다.하지만 이때 송해인도 더는 송태호와 얘기하고 싶지 않아 바로 뒤돌아서 회사의 고위층 인사들과 주주를 보고 말했다.“나를 따르시겠습니까, 아니면 계속 여기에 남으시겠습니까?”이 말이 나오자 고위층 인사들과 주주들도 그 뜻을 모를 리 없었다.이윽고 그들 모두가 일어서더니 말했다.“우리는 당연히 송 대표님을 따를 것입니다. 송대호는 아무것도 모르는 애송이인 데다가 다 간섭하려고 합니다. 채 한 시간도 되지 않는 시간에 벌써 열여섯 명을 해고해 회사 분위기를 아주 어수선하게 엉망으로 만들었습니다.”“맞습니다. 저희는 송 대표님을 따라 새롭게 시작하겠습니다.”한순간에 회사의 고위층 인사들과 주주들은 모두 자기 뜻을 표했다.송태호는 다급해져서 그들을 보며 화를 냈다.“당신들! 이 배은망덕한 사람들! 회사에서 당신들을 먹여 살렸는데 감히 배신해?”“가고 싶다고? 그래, 해고해, 몽땅 해고해! 그리고 다 꺼져! 당장 꺼져!”“닥쳐!”문 쪽에서 갑자기 큰 소리가 들려왔다.이에 사람들이 모두 뒤돌았는데 송명옥이 지팡이를 짚고 들어오는 것을 보았다. 송명옥의 안색은 아주 어두웠다.“할머니, 이것 좀 보세요. 저들이 배신했습니다. 송해인이 회사의 고위층 인사들과 함께 새로운 회사를 꾸려 우리 송씨 가문과 적대시 하려고 해요!”송태호는 바로 일러바쳤다.짝!하지만 송명옥은 송태호의 뺨을 내리치면서 꾸짖었다.“쓸모없는 놈! 내가 회사를 너에게 준 건 네가 잘 관리를 하라는 것이었지 마음대로 행패를 부려도 된다는 게 아니야!”“회사의 지도층들이 나한테까지 전화가 와서 너의 행실을 고발하고 있다는 거 알아 몰라!”송태호는 얼굴을 부여잡고 다급하게 해명했다.“할머니, 제가 이러는 것도 다 회사를 개혁하여 새로운 기운을 불어넣으려는 게 아닙니까?”“개혁은 개뿔! 내가 늙었다고 모른다고 생각하지 마. 너 이제 대표 자리에 오른 지 채 한 시간도 안 돼서 제 뜻을
다시 만물상점 안.한정산은 서강빈이 평안석을 세 개 만든 것을 보고 웃으며 물었다.“서 거장, 지금 이렇게 평안석을 만드는 이유는 팔려는 것인가?”“판다고요?”서강빈은 고개를 젓고는 웃으며 말했다.“제가 쓰거나 선물을 주려고 하는 것입니다.”한정산은 그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이며 웃고는 말했다.“이건 딱 봐도 좋은 물건일세. 방금 서 거장이 나한테 준 그것을 얼마 끼고 있지도 않았는데 벌써 온몸이 시원한 게 개운하다네.”말하다가 한정산은 또 고개를 저으며 말을 계속했다.“서 거장이 이것을 팔지 않는다는 건 아쉬운 일일세. 만약 이것을 판다면 적지 않은 돈을 벌어들여 새로운 시장을 열 수 있을 것일세.”서강빈은 이 말을 듣고 눈썹을 꿈틀거리더니 마음속에서 계획이 하나 그려졌다.한정산의 말이 맞았다.지금의 젊은이들은 이런 것들을 잘 믿었다.시험에 기댈 바에는 기도하고 출근을 할 바에는 보이지 않는 무형의 힘에 충성한다.“가주님, 저에게 좋은 깨우침을 주셨네요.”서강빈이 웃었고 한정산은 이 말을 듣고 눈에 빛이 돌면서 말했다.“서 거장, 팔려는 건가?”서강빈은 고개를 끄덕였다.“한번 시도 해보려고 합니다.”“이렇게 하죠. 이 평안석 세 개는 가주님이 저를 도와 팔아주세요. 얼마 정도 받을 수 있는지 알아보려고요.”서강빈이 말하면서 평안석을 바로 한정산에게 건네주었다.한정산은 받아들고 감격한 얼굴로 웃음을 띠고 자신만만하게 말했다.“서 거장, 마음 놓으시게. 이 3개의 평안석을 꼭 좋은 가격에 팔아준다고 약속하겠네. 내가 친분이 있는 사장님과 가주 들은 평소에 이런 것들을 믿는 편인데 그들이 아는 거장들은 서 거장과 비하면 짝퉁이라고 할 수준일세.” “그럼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가주님.”서강빈이 말했다.한정산은 다급하게 손을 모으고 말했다.“서 거장, 그럴 필요 없네. 서 거장을 위해 일을 할 수 있는 것은 내 영광일세.”“아, 서 거장이 저번에 나한테 영석과 관련된 일을 물은 적이 있었지. 내가 이미 알아봤네.”서강
“정말이야? 서 거장, 정말 고맙네!”한정산은 감격하여 말했다.서강빈은 주위를 둘러보더니 테이블 위에 있던 신문지를 한 조각 떼어내서 연명 단약을 싸더니 주머니에 넣고 말했다.“갑시다. 개인 소장품 감상회를 보러 가요.”“잠깐만, 강빈 씨 지금 그 연명 단약으로 무슨 영석이라는 것을 바꾸려는 거예요?”권효정은 조금 의아해서 물었다.서강빈이 웃으며 대답했다.“무슨 문제라도 있어요?”“강빈 씨, 저는 강빈 씨를 믿지만, 오늘 저녁에 참석할 사람들은 강빈 씨를 믿지 않을 수도 있어요. 더욱이 그렇게 신문지에 싸서 가면요.”권효정은 미간을 찌푸리고 말했다.하지만 서강빈은 웃음을 띠고 답했다.“혹시 알아보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잖아요? 그리고 영석을 소장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보통 사람이 아닐 것 같아요.”서강빈은 말하고 나서 만물상점을 나섰다.한정산은 다급하게 가서 직접 차 문을 열어 서강빈이 올라타게 했다.권효정은 잠시 생각하더니 따라나섰다.“효정 씨는 왜 따라와요?”서강빈의 의아해서 물었다.권효정은 머리카락을 한번 쓸더니 자신 있게 웃으며 말했다.“저도 가서 보려고요.”서강빈은 숨을 한번 내쉬고 더 얘기하지 않았다.저녁 무렵, 서강빈 일행은 송주의 중심에 있는 화루에 도착했다.여기는 송주의 대표적인 건물 중 하나이다.이름을 화루라고 칭한 이유는 이 건물의 모양을 보면 피어난 한 송이의 꽃과 같기 때문이다.전체가 다 빨간색이다.여기에 들어갈 수 있는 사람들은 모두 송주의 유명인사들이었다.그리고 화루는 일반적으로 대외에 개방하지 않는다.차에서 내린 세 사람은 한정산 덕분에 바로 화루로 들어갈 수 있었다.서강빈 일행이 들어간 지 얼마 안 돼서 빨간색 포르쉐 911 한대가 화루 문 앞에 섰다.차 문이 열리고 진기준과 송해인이 내렸다.“해인아, 오늘 밤은 유명한 인물들과 친목을 쌓을 좋은 기회야. 내가 화루에 입장할 수 있는 자격을 어렵게 얻었어.”진기준은 소중한 보물을 쥐여주듯 하늘의 선녀처럼 아름답게 치장한 송해인을
서강빈은 미간을 찌푸리고 차가운 눈길로 분노하는 진기준을 바라보면서 그의 손목을 잡아 비틀더니 아예 꺾어버려 진기준은 아파하면서 소리 질렀다.“서강빈, 당장 그 사람 놔!”송해인은 다급하게 다가와 화를 내며 꾸짖었다.서강빈은 미간을 찌푸리고 손을 풀더니 훅 밀쳐서 진기준은 1, 2미터 밖으로 내동댕이쳐졌다.“서강빈! 네가 감히 나한테 손을 대?”진기준이 큰 소리로 화를 냈다.그는 지금 아주 불쾌하다.서강빈은 덤덤하게 자신의 옷깃을 정리하더니 차갑게 말했다.“네가 먼저 나한테 손을 댔어. 나는 방어를 한 것뿐이야.”“너!”진기준은 화를 내면서 주먹을 들어 치려고 했다.“너 한 번만 더 손을 대면 그 손은 무사하지 못할 거야.”서강빈은 차갑게 말했는데 그 말투는 커다란 위압감을 동반했다.진기준은 멈칫하더니 주먹을 꼭 쥐면서 울분을 참았다.송해인도 예쁜 눈썹을 찡그리면서 진기준의 부어오른 손목을 보고는 서강빈을 향해 불만스럽게 말했다.“서강빈, 너 뭐 하는 거야? 이렇게까지 할 필요 있어?”송해인이 책망하는 것을 듣고 서강빈은 안색이 살짝 변하더니 미간을 찌푸리고 물었다.“지금 내 탓을 하는 거야? 이 사람이 먼저 시비 거는 거 못 봤어?”송해인은 눈썹을 으쓱하더니 차가운 말투로 말했다.“기준이 먼저 잘못했다고 해도 네가 이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잖아?”송해인이 화를 냈다.‘서강빈은 왜 이러는 건가? 이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나?’송해인의 말을 들은 서강빈은 화가 나서 웃음이 나와 자조적으로 웃으며 말했다.“그래, 내가 잘못했네.”“우리 가요.”서강빈은 권효정에게 말하고는 뒤돌아 떠나려 했다.하지만 이 기회를 놓칠 리가 없는 진기준이 소리쳤다.“거기 서!”서강빈은 미간을 찌푸리고는 뒤돌아 불쾌하다는 듯 말했다.“진 대표, 아직도 볼일이 남았어?”“너 어떻게 들어왔어? 이건 개인 소장품 감상회야. 초청받지 못하면 들어올 수 없다고!”진기준이 따져 물었다.서강빈은 콧방귀를 뀌고 말했다.“내가 어떻게 들어왔는지 당신
아무래도 권효정은 권씨 집안의 딸인데 이런 일을 저지를 수는 없다.서강빈은 자조적인 웃음소리를 내고 송해인을 바라보면서 되물었다.“진기준의 말을 너는 다 믿어?”“그럼 아니야? 이미 사실이 눈앞에 있는데 너는 더 어떻게 변명할 건데?”송해인이 불만스럽게 말했다.서강빈도 더 해명할 마음이 없었다.이때 매니저가 어두운 안색으로 말했다.“여기 두 분, 오늘은 초대된 사람만 참가할 수 있는 감상회입니다. 지금 당장 나가주시길 바랍니다.”진기준도 바로 비웃으며 말했다.“서강빈, 창피하지?”“효정 씨, 당신도 봤다시피 이 자식은 이렇게 믿음직스럽지 못한 사람입니다. 효정 씨가 계속 이 자식을 따른다면 아마 앞으로 괴로운 일이 많이 생길 것입니다.”진기준이 권효정을 보고 말했다.권효정은 바보를 보는 눈빛으로 진기준을 보고 차갑게 웃더니 말했다.“정말 멍청이네.”“당신!”진기준이 화를 냈다.“아직도 뭘 기다리고 있어, 당장 두 사람을 끌어내!”진기준이 경호원을 향해 명령했다.매니저는 손짓하며 경호원들에게 지시를 내렸다.“이분들 보내드려. 다른 손님들한테 폐를 끼치지 말고.”말이 끝나자 경호원들은 바로 앞으로 가서 서강빈과 권효정을 데리고 나가려 했다.“당장 그만두지 못해!”분노한 목소리 하나가 멀지 않은 곳에서부터 들려왔다.한정산이 다급하게 다가오고 있었다.매니저는 한정산을 보더니 바로 허리를 숙여 굽신거렸다.“한 가주님, 어찌하여 내려오셨습니까?”“무슨 일이야?”한정산은 굳은 얼굴로 물었다.이때 진기준은 한정산을 보고 흠칫 놀랐다.한정산?천주 한씨 가문의 가주이자 약재 업계의 거물이다!“이 두 분은 초대장이 없어서 지금 이들을 내보내려는 중입니다.”매니저가 대답했다.짝!한정산은 바로 매니저의 뺨을 내리치면서 꾸짖었다.“서 거장과 권효정 씨는 내가 데리고 온 사람들이야. 네가 이들을 내쫓으려 하는 건 나까지 나가라는 뜻 아니야?”매니저는 멍해져서 얼굴을 부여잡고 다급하게 사과했다.“제가 어떻게 감히... 가주
서강빈은 소리를 따라 시선을 옮겼는데 덩치가 큰 중년 남자가 손에 옥돌을 굴리면서 실눈을 뜨고 쳐다보고 있는 걸 보았다. 그의 턱에는 검은색 점이 있었고 검은색의 개량 한복을 입고 서강빈을 쳐다보고 있었다.서강빈은 살짝 미간을 찌푸렸다.한정산은 웃더니 그 중년 남자를 향해 주먹을 가슴 앞에 맞잡고 예를 표했다.“손 가주님, 서 거장은 내가 구경시키려고 데리고 온 것입니다.”“서 거장? 하하하, 한 가주님, 이렇게 젊은 녀석을 거장이라고 부르다니요?”손 가주는 고개를 절레절레 젓더니 웃음을 터뜨렸다.서강빈을 향한 시선 속에는 불만스러운 기색이 역력했다.한 가주는 더 말을 섞지 않고 서강빈을 향해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서 거장, 이분은 손 가주이고 이름은 손성록일세. 천주 손씨 가문의 둘째 도련님이라네. 천주 소장 업계에서 명성이 작지 않아. 이 사람의 손에서 관리하는 것들은 다 회색 산업이고 천주 뒤 세계의 세력과도 깊은 관계를 맺고 있다네.”서강빈은 이를 듣고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이윽고 한정산은 낮은 목소리로 서강빈에게 현장에 있는 사람들을 다 소개해주었다.소장 업계의 거물들이 적지 않았다.손성록의 왼쪽에 있는 실눈을 뜨고 있는 노인을 놓고 봐도 여문선이라는 사람인데 조상이 대군이었고 가문에서는 목재 사업을 하고 있다. 목재 업계의 황제라고 칭하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데 용국 경내 절반 이상의 목재 시장의 가격을 좌우지 할 수 있었다.오른쪽에 있는 중년 남자는 부리부리한 눈과 짙은 눈썹을 가졌는데 진천호라 하고 명문가에서 태어나 가문의 배경이 무시무시하여 예전에는 어떠한 일 때문에 말 한마디로 절반의 땅을 봉쇄한 적이 있었다.한정산이 그에 관해 소개할 때도 조심스러워하며 말을 적게 했다.“서 거장, 저 진천호라는 사람을 우리는 절대 건드리면 안 된다네. 저 사람은 배경이 아주 어마어마해.”한정산이 작은 목소리로 귀띔했다.서강빈은 흥미가 생겨 고개를 들었는데 마침 진천호의 시선과 맞물려 작게 웃었다.하지만 상대방은 서강빈을 신경
선배들이라고 해도 서강빈과 붙었을 때는 절반 정도의 데미지밖에 입히지 못해 서강빈은 유유히 자리를 뜨고는 했다.이때 유선희도 서강빈 일행의 시선을 느끼고 미간을 치켜든 채 서강빈을 보더니 갑자기 미간을 찌푸렸는데 익숙한 느낌 때문이었다.이 자식, 눈이 익은데 어디서 본 듯하다.하지만 당장에서 유선희는 떠오르지 않았다.“김 사장? 이렇게 오래 기다렸는데 왜 아직도 안 와?”이때 손성록이 불만스러운 말투로 투덜댔다.룸 안에 있던 사람들도 작은 목소리로 의논하기 시작했다.그들은 몇십 분이나 기다렸는데 오늘 모임의 주최자인 김 사장의 모습을 보지 못했다.사람들의 원성이 높아질 때쯤, 나이가 지긋한 노인이 문으로 들어오더니 사람들을 향해 허리를 숙여 사과하며 말했다.“여러분, 저희 사장님이 잠시 일이 생겨 좀 늦을 것 같습니다. 하여 제가 대신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사람들은 이 얘기를 듣고 안색이 어두워졌다.하지만 화루 배후 사장의 실력이 보통이 아닌 것을 고려하여 사람들도 참아주었다.“됐어, 얼른 시작하기나 해. 모두 자기가 가진 제일 값지고 가치가 있는 소장품을 우리가 볼 수 있도록 전시해.”손성록이 재촉했다.사람들은 고개를 끄덕였다.이윽고 개인 소장품 감상회가 정식으로 시작됐다.순서는 간단했는데 사람들이 자신이 가진 소장품을 내놓고 다른 사람들이 감상하게 한다. 마음에 드는 물건이 있으면 당장에서 상의를 통해 살수도 있고 물물교환을 진행할 수도 있다.한 바퀴를 돌아본 서강빈은 사람들의 소장품이 보통이 아니라는 것을 발견했다. 몇억짜리가 수두룩했고 몇십억씩 되는 것들도 있었다.“형님 차례이십니다. 오늘 밤 영석을 가지고 오셨다고요?”손성록은 기대하는 눈빛으로 앉아있는 진천호를 바라보았다.사람들의 분위기도 덩달아 들끓었다.진천호는 고개를 끄덕이며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그래.”말하며 진천호는 뒤에 있는 부하에게 손짓하여 검은색 비단함을 동그란 테이블에 올려놓았다.이윽고 진천호는 몸을 일으켜 동그란 테이블로 가더니 주위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