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설 식당 앞은 아수라장이 되었다.한철수는 깨어날 기미를 보이지 않았고 한철산은 끊임없이 그의 이름을 불렀다.“아버지, 정신 차리세요. 제발요...”“뭐해? 빨리 구급차 불러!”한철산은 경호원들을 향해 소리쳤다.그러자 놀란 경호원들도 급히 구급차를 불렀다.“대표님, 저희가 너무 먼 곳에 있어 구급차가 여기로 오려면 반 시간도 넘게 걸립니다. 그리고 오는 길도 막히고요.”경호원이 조급하게 말했다.한철산은 그 말을 듣자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더 좋은 방법이 생각나지 않았다.“반 시간? 그러면 아버지 죽을 때까지 기다리라는 거야?!”한철산이 소리를 쳤다.경호원들은 모두 놀라서 입을 꾹 닫고 고개를 숙였다.이때 용감한 경호원 한 명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대표님, 어쩌면 그분이 회장님을 구하실 수 있습니다!”“누구? 어디에 있어?! 네가 아는 사람이야? 빨리 불러!”한철산은 매우 조급해 났다.그러자 그는 말을 얼버무리며 대답했다.“사실 그 사람은 대표님도 방금 만났던 사람...”“내가?”한철산은 멈칫하더니 미간을 찌푸렸다.경호원은 3층을 바라보면서 말했다.“아까 룸에 있던 그자 말입니다.”쿵!한철산은 흠칫 놀랐다.그 자식... 그렇네!아까 떠날 때 서강빈은 한철수가 여기를 떠나면 혼수상태에 빠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정말 서강빈의 말대로 되었다!서강빈이 말한 건 모두 진짜일까?만약 사람을 속이는 거면 어쩌지?한철산이 머뭇거리자 경호원이 말했다.“대표님, 시간이 없습니다. 어쩌면 정말 회장님을 구할 수 있잖아요?”“만약 그가 속임수를 쓰고 헛소리를 친다고 하여도 대표님은 그를 혼낼 방법이 있잖아요.”한철산은 그 말을 듣자 결단을 내렸다.“빨리 아버지를 모시고 3층으로 가자!”경호원들은 재빨리 의식을 잃은 한철수를 모시고 3층으로 향했다.이때 서강빈과 권효정은 낮은 목소리로 무언가를 논의하고 있었다. 권효정은 손목에 찬 몇억짜리 시계를 보면서 물었다.“강빈 씨, 이미 4분이 지났어요. 철산 대표님이 정말
“제 뜻은 아주 간단합니다. 만약 어르신을 구하고 싶으면 공손하게 강빈 씨에게 부탁하세요.”“만약 강빈 씨가 그런 능력이 없다고 생각하시면 지금 당장 돌아가고요. 저도 시체를 마주 보면서 식사하고 싶지 않습니다!”“그리고 강빈 씨를 함부로 대하지 마세요. 이건 제 충고입니다!”권효정은 강력하게 말했다.그 순간, 부잣집 아가씨의 도도한 카리스마와 패기 넘치는 여 대표님의 모습이 모두 그녀에게서 드러났다.“좋아요! 무슨 말인지 이해했습니다!”그러자 한철산은 서강빈을 바라보며 마음속의 화를 억누르고 공손하게 말했다.“서 신의, 제발 아버지를 살려주세요.”한철산은 처음 누군가에게 부탁을 해봤다.한철수를 살리는 일이 너무 중요했기 때문이다.“싫습니다.”하지만 서강빈은 단칼에 거절했다. 그의 대답을 듣자 한철산은 화가 치밀어 올랐다.“인마, 도대체 어쩌자는 거야?”서강빈은 느릿느릿하게 말했다.“무릎 꿇고 빌어요.”“너!”한철산은 어이가 없었다.‘내가 저 자식한테 무릎을 꿇어?!’‘미친 거 아니야.’하지만 이때 혼수상태이던 한철수가 검은 피를 뿜어내더니 갑자기 기운이 더 없어지기 시작했다. 곧 죽을 것만 같았다.한철산은 속이 바글바글 타기 시작했다.하지만 서강빈은 덤덤하게 말했다.“대표님, 1분이란 시간을 줄게요.”“1분 뒤에 제가 나서지 않으면 어르신은 정말 죽게 됩니다.”“그때가 되면 하나님이 내려와도 어르신을 구할 수 없을 겁니다.”그 말을 듣자 한철산은 움찔하더니 고민 끝에 무릎을 꿇고 두 손 모아 빌었다.“서 신의, 제발 부탁드립니다. 우리 아버지를 구해주세요!”만약 서강빈이 정말 한철수를 구할 수만 있다면 무릎 정도는 꿇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만약 구하지 못한다면 한철산은 모든 수단을 써서 서강빈을 향설 식당에서 살아 나오지 못하게 할 것이다!“강빈 씨, 그럼 어르신을 한번 구해줄까요?”권효정은 한철산이 무릎을 꿇는 것을 보고 서강빈을 달랬다. 서강빈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한철수 곁으로 오더니 손을 들어 그
한철수가 깨어나자 한철산은 얼른 다가가 그를 부축하며 말했다.“아버지? 깨어났어요? 어떠세요? 어디 아픈 데는 없어요?”“짝!”한철수는 한철산의 뺨을 후려치면서 혼을 냈다.“꿇어! 얼른 서 신의에게 사죄해!”한철산은 어리둥절해졌다... 아버지가 깨어나자마자 자기 뺨을 칠 줄은 생각도 못 했다.“아버지, 왜 이러세요?”한철산은 믿기지 않는 듯 안색이 어두워졌다.그러자 한철수는 미간을 찌푸리면서 차갑게 말했다.“내 말 못 알아듣겠어? 무릎 꿇고 서 신의에게 사과해!”“만약 서 신의가 아니면 나는 이미 죽었어!”한철산이 움직이지 않자 한철수가 계속 말했다.“만약 네가 꿇지 않으면 회사 내의 모든 직무를 내려놔! 그리고 한씨 가문의 상속권까지 박탈할 거야!”그러자 한철산이 당황했다. 그제야 사태의 중요성을 알아차렸다.한철산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서강빈에게 무릎 꿇고 사죄했다.“서 선의 죄송합니다. 전에는 제가 사람 보는 눈이 없어서 무례하게 굴었습니다. 서 신의가 너그러운 마음으로 저의 무지와 경솔함을 용서해 주시기를 바랍니다.”한철산이 말하자 한철수도 허약한 몸을 일으켜 세우면서 서강빈에서 공손하게 인사를 하였다.“서 신의, 저를 살려주셔서 고맙습니다. 아까 서 선의가 아니었다면 저는 이미 저세상으로 갔을 겁니다.”서강빈은 무릎을 꿇고 있는 한철산 부자를 보면서 덤덤하게 말했다.“저는 효정 씨의 체면을 봐서 구해준 것뿐입니다. 인사를 하려면 효정 씨에게 하세요.”그러자 한철수는 얼른 권효정에게 인사했다.“효정 아가씨, 감합니다. 한씨 가문과 권씨 가문의 협력안은 제가 당장 추진 시겠습니다.”“어르신 별말씀을요.”권효정은 웃으면서 말했다.“철수 어르신, 강빈 씨가 어르신을 구했으니 강빈 씨에게 보답이라도 해야 하지 않아요?”권효정은 매우 똑똑했다. 서강빈이 이렇게 공을 들여 한철수를 구했는데 한씨 가문에서 뭔가를 보답해야 마땅하다고 생각했다.“하하하, 그럼요. 저희가 당연히 고마움을 표시해야죠.”한철수는 웃으면서 한
그러자 서강빈은 모든 사람이 보는 앞에서 맨손으로 지팡이를 부러뜨렸다!퍽 하는 소리와 함께 몇십억 되는 검은색 금남목으로 된 지팡이가 두 동강이 났다.“그걸 부러뜨렸어요?”그건 몇십억 가치가 되는 소장품이었다!그러나 잠시 후, 한철산과 한철수는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서강빈은 지팡이의 빈 부위에서 백골 한 마디를 꺼냈다!아!백골을 보자 한철산, 한철수 그리고 권효정은 모두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이건 뭐지?”한철산 어리둥절해졌다.“제 추측이 맞는다면 이건 전조 왕 작위를 받으셨던 그분의 뼈입니다.”서강빈이 대답했다. 말이 끝나자 모두 겁에 질려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강빈 시, 정말이에요? 이게 사람 뼈라고요?”권효정은 겁에 질린 듯 서강빈 뒤에 숨어 그의 옷을 잡아당기며 조심스럽게 물었다.“네.”서강빈은 고개를 끄덕이었다.한씨 부자의 얼굴색도 너무 안 좋았다. 그들은 지팡이에 사람의 백골이 숨겨져 있을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 비록 그들이 귀신을 믿지 않더라도 지팡이에서 백골이 숨겨져 있는 걸 보니 이것은 좋은 징조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서 신의, 아니. 서 선생, 어떡하죠?”한철수가 긴장하듯 물었다.“철수 어르신, 제 짐작이 맞다면 어르신은 최근 몇 달 동안 어지럽고 눈이 침침하고 졸리고 가슴이 답답하고 매일 밤 악몽을 꾸고 한낮인데도 늘 추위를 느끼시죠?”그 말을 듣자 한철수는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서 선생, 정말 신이시군요. 똑같습니다.”“역시 그렇군요.”서강빈이 고개를 끄덕이었다. 그러자 한철수가 계속 물었다.“서 선생, 그러면 제 병이 정말 이 뼈와 관련이 있습니까?”“네.”서강빈이 고개를 끄덕이었다.“그러면 어떻게 치료해야 합니까?”“태워야 해요.”서강빈은 덤덤하게 말했다.그리고 사람을 시켜 화로를 가져오게 한 뒤 바로 그 뼈를 화로에 던져버렸다.펑!그 순간 불꽃들이 뭉치면서 큰 불덩이로 되더니 폭발하였다.더 무서운 것은 화로 안에서 회색 기체가 생기면서 방 안을 휘젓고 다녔다
같은 시각, 향설 식당.조병철이 부하들을 데리고 묵묵히 서 있었다.“팀장님, 이 일 정말 한 대표님께 보고해야 하나요?”부하가 걱정스레 물었다.조병철이 말했다.“이건 회사 발전과 관련된 아주 중요한 일이야. 만약 우리가 정빈 마스크팩을 손에 넣을 수 있다면 마케팅팀 팀장의 자리는 내 것이 될 거야.”“그렇게 되면 8팀 팀장은 네가 되겠지.”그 말에 부하는 흥분했다. 그는 비위를 맞추려는 듯 웃으며 말했다.“그러면 감사드립니다, 팀장님. 앞으로 팀장님을 위해서라면 물불 가리지 않겠습니다!”“하하하!”조병철은 크게 웃으면서 흐뭇한 얼굴로 부하의 어깨를 토닥였다.조 팀장이라는 호칭이 그는 매우 마음에 들었다.그러다 갑자기 휴대전화가 울렸다.발신자를 확인한 조병철은 급히 전화를 받더니 굽신거리면서 웃으며 말했다.“도련님, 분부하실 게 있으십니까?”전화 건너편에서 건방진 목소리가 들려왔다.“조병철, 정빈 마스크팩은 어떻게 됐어? 우리랑 협력하겠대?”“도련님, 그쪽이 아주 고집이 세더라고요. 아직도 동의하지 않았어요. 하지만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조금 손을 써놨는데 이제 곧 동의할 겁니다.”조병철은 내시처럼 웃으며 말했다.“빨리 해결하도록 해. 난 할아버지 생신 때 이걸 선물로 드릴 생각이거든.”전화 건너편의 남자가 차갑게 말했다.“네, 네. 걱정하지 마세요, 도련님. 제가 해결하겠습니다.”조병철이 웃으며 말했다.곧 전화가 끊겼고 조병철은 그제야 한숨을 내쉬었다.부하가 다급히 물었다.“팀장님, 도련님인가요?”조병철은 고개를 끄덕인 뒤 안색이 달라져서 말했다.“시간이 없어. 임무를 빨리 완수해야지. 네가 서둘러야 해.”“알겠습니다.”부하가 대답했다.“하지만 팀장님, 효정 제약의 서강빈이 정말 우리 말에 따를까요?”부하가 의아한 얼굴로 물었다.조병철은 차갑게 코웃음치면서 말했다.“당연하지. 송주에서 우리 천인 제약과의 협력을 거절할 사람은 없어.”“감히 우리와 협력하지 않아? 그러면 서강빈은 송주 의약 업계에서
“거기, 이 자식 다리를 부러뜨려서 무릎 꿇게 해!”헉!조병철은 완전히 얼이 빠졌다.그가 미처 반응하기도 전에 경호원 한 명이 다가와서 퍽퍽 소리 나게 때려 조병철의 두 다리를 부러뜨렸다.털썩 소리와 함께 조병철은 바닥에 무릎을 꿇고 괴로운 얼굴로 울부짖었다.“한 대표님, 제가 뭘 잘못했습니까? 전 모두 회사를 위해서...”“헛소리하지 마!”한철산은 버럭 화를 내면서 고함을 질렀다.“우리 천인 제약의 명성이 너 같은 빌어먹을 놈 때문에 더럽혀졌다고!”“서 선생님이 어떤 분인 줄 알아?”조병철은 넋이 나갔다. 그는 괴로운 가득한 얼굴로 서강빈을 바라보며 외쳤다.“그냥 작은 회사 사장일 뿐인데...”퍽!한철산이 달려들어 조병철의 뺨을 때렸다. 조병철은 바닥에 쓰러졌고 한철산을 노여움에 차서 소리를 질렀다.“뭐 눈에는 뭐만 보이다더니! 조금 전에 서 선생님께서는 우리 아버지 목숨을 구하셨어! 그런데 감히 멋대로 서강빈 씨를 위협해? 죽고 싶어?”“지금부터 넌 천인 제약에서 해고야!”“이놈 밖에 내다 버려.”한철산이 차갑게 말했다.조병철은 그제야 자신이 어떤 사람의 미움을 샀는지 알게 되었다.그는 곧바로 울부짖으면서 외쳤다.“아닙니다, 대표님. 제 말 좀 들어보세요. 이 모든 건 제 생각이 아니었습니다. 제가 아니라...”그러나 조병철이 말을 마치기도 전에 경비원이 그를 질질 끌고 가서 거리에 내던졌다.룸 안에서 한철산은 몸을 돌려 서강빈에게 미안한 어투로 말했다.“서 선생님, 죄송합니다. 회사에서 저런 놈이 있을 줄은 몰랐습니다.”“만약 저희 천인 제약과 협력하실 생각이라면 천인이 공짜로 홍보를 하겠습니다.”서강빈은 손을 내저었다.“다음에 얘기하죠. 다른 일 없으면 전 먼저 가보겠습니다.”서강빈이 떠나려 하자 한철산이 급히 말했다.“서 선생님, 잠시만요.”“왜요? 무슨 볼일 있으신가요?”서강빈이 물었다.한철산은 정중하게 웃으면서 말했다.“서 선생님께서는 잘 모르시겠지만 오늘 오후에 송주에서 의약 업계 비즈니스
고개를 돌린 송해인은 권효정과 화기애애하게 담소를 나누고 있는 서강빈을 보았다.서강빈은 아주 기뻐 보였다. 그의 얼굴에서 미소가 떠나질 않았다.송해인은 예쁜 미간을 구기며 안색이 어두워졌다.근 2년간, 즉 두 사람 사이에 문제가 생기기 시작해서부터 지금이 아마 서강빈이 가장 즐겁게 웃는 순간일 것이다.그런 생각이 들자 권효정을 바라보는 송해인의 눈빛에 약간의 적대심이 담겼다.권효정과 있는 게 그렇게 즐거운 걸까?이세영도 당연히 권효정과 즐겁게 떠들고 있는 서강빈을 보았다. 그녀는 발을 구르면서 불만을 터뜨렸다.“서강빈 씨 권효정 씨랑 저렇게 오붓한 시간을 보내다뇨?”“대표님, 보셨죠? 서강빈 씨는 그냥 쓰레기예요!”“시간이 얼마나 지났다고 벌써 권효정 씨랑 저렇게 가까워진 거냐고요? 예전에는 권효정 씨에게 관심이 없다고 했으면서, 지금 보니 대표님을 속이려고 거짓말을 한 게 틀림없어요!”송해인은 미간을 구기면서 한숨을 쉬었다.“대표님, 저희 가지 않을래요? 적어도 저 쓰레기 같은 인간에게 따져 물어야죠!”이세영이 제의했다.송해인은 고개를 젓더니 차가운 말투로 말했다.“됐어. 서강빈이 누구랑 있든 이제 더는 나랑 상관없어.”말을 마친 뒤 송해인은 사람들 틈 사이로 걸음을 옮겨 비즈니스를 논하기 시작했다.이세영은 미간을 구긴 채로 서강빈 쪽을 노려보다가 다급히 송해인을 따라갔다.다른 한편, 서강빈과 권효정은 화기애애하게 이야기꽃을 피웠다.갑자기 권효정이 눈썹을 치켜올리면서 각 회사 대표와 얘기를 나누고 있는 송해인을 바라보며 씩 웃었다.“서강빈 씨, 저기 봐요. 서강빈 씨 전처도 왔어요.”서강빈은 그 말을 듣고 미간을 살짝 구겼다. 그는 시선을 들어 권효정이 가리킨 방향을 바라보았다.예상대로 각 회사 대표와 담소를 나누고 있는 송해인이 보였다.송해인은 아주 여유로워 보였다. 그녀는 이런 상황에서 아주 자신감이 넘쳤다.서강빈은 에이드를 한 모금 마시더니 덤덤히 웃을 뿐 아무 말 하지 않았다.권효정이 곧바로 웃으며 물었다.
송해인은 싱긋 웃으며 말했다. 분위기든 자태든 권효정에게 전혀 지지 않았다.그렇게 두 절색의 미녀는 모두의 주목을 받게 되었고 적지 않은 사람들이 작게 수군거리기 시작했다.“어머, 저거 권씨 집안 아가씨 아니에요? 곁에 있는 남자는 누구래요? 권효정 씨가 팔짱을 끼고 있다니...”“저 사람 몰라요? 비오 그룹 대표 송해인 씨 전 남편이잖아요!”“세상에, 정말이에요? 전처랑 지금 여자 친구라니, 싸움 나는 거 아니에요?”주위 사람들은 수군거리면서 말했고 송해인도 권효정도 그들의 말을 들었지만 개의치 않았다.오히려 그들은 자신감이 넘쳤다.심지어 몰래 기 싸움을 하기도 했다.비록 송해인은 개의치 않는다는 듯이 말했고 서강빈의 사생활을 간섭할 생각이 없었지만, 권효정이 서강빈을 데리고 오는 순간 승부욕이 불타올랐다.여자로서 가장 질 수 없는 상대가 바로 전남편이 만나는 여자일 것이다.전남편이 상대에게 진심인지 아닌지를 떠나서 절대로 질 수 없었다.지금 송해인도 그랬고 물론 권효정도 똑같았다.여자로서 가장 질 수 없는 상대가 지금 만나는 남자의 전처였다.비록 권효정은 서강빈과 사귀는 사이가 아니었고 거절당한 적도 있지만 권효정이 서강빈을 자신의 남자 친구, 미래의 남편으로 생각하는 건 별개의 일이었다.“송 대표님, 저희 저쪽으로 가서 앉을까요?”권효정이 건의했다.서강빈은 미간을 구겼다. 그는 권효정이 무슨 생각을 하는 건지 알 수 없어서 입을 열었다.“아뇨, 우리는...”그러나 서강빈이 입을 열자마자 송해인이 빙그레 웃으며 대답했다.“좋아요.”다른 사람들이 보기에 송해인과 권효정은 마음이 너그럽고 대범해 보였다.마치 아주 사이 좋은 친구처럼 말이다.서강빈은 어쩔 수 없다는 듯 한숨을 쉬더니 권효정과 송해인이 자리를 찾아가는 걸 멀뚱히 지켜보았다.남자로서 정말 피곤했다.그가 걸음을 옮기려 하자마자 이세영이 툭 튀어나와 그를 노려보며 불만스레 말했다.“서강빈 씨, 대단하시네요. 권효정 씨가 당신 대신 나서주길 바라는 거예요? 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