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씨 저택 대문 밖에서 엔진 소리가 갑자기 들리더니 점점 가까워졌다.번호판이 없는 승합차 한 대가 질주하여 대문에 접근하자 입구의 두 경호원이 경계태세를 갖추었고, 승합차는 광활한 아스팔트 도로를 맹렬하게 내달렸다.타이어가 지면에서 마찰되면서 귀를 찌르는 끼익 소리를 냈고, 두 갈래의 타이어 자국을 남겼다. 트렁크 문이 열리자 완벽히 포장된 큰 상자 하나가 내동댕이쳐졌다.이와 동시에 배기가스를 내뿜으며 이 승합차는 잠시도 멈추지 않고 갑자기 왔다가 갑자기 떠났다.두 경호원은 허리춤에서 스틱을 꺼내 힘껏 흔들어 길게 만든 후 조심스럽게 접근했다. 우선은 상자에 귀를 가까이해 소리를 들었고 아무런 소리가 들리지 않자 스틱으로 상자를 두드렸다.툭툭......두 번의 두드리는 소리만 들리는 것 말고는 아무 변화도 없었다.그중 한 명이 머뭇거리며 입을 열었다.“열어볼까?”다른 한 사람은 고개를 가로저었다.“우선 주 회장님께 여쭤보자.”“그래.”“회장님, 대문 밖에 누군가 상자 하나를 던지고 갔습니다......”경호원은 급히 달려가 방금 발생한 상황을 보고했다.그때 주지현은 황금 마스크팩을 하고 있었고, 그 말을 듣고서는 일이 잘 처리됐다고 생각하고서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지시했다.“가지고 들어와.”“네.”경호원은 몸을 돌려 뛰어나가 상자 옆을 지키던 경호원과 힘을 합쳐 상자를 집안으로 들어다 놓았다.“엄청 무거워. 그리고 피비린내도 나는 거 같은데, 설마......”“쉿! 아무 말도 하지 마, 우리는 아무것도 모르는 거야.”상자를 들고 방에 들어가 부드러운 카펫 위에 놓고 두 사람은 조용히 대기했다.주지현은 일어나 빨간 매니큐어가 발라진 발로 카펫을 밝고 천천히 걸으면서 미소를 지었다.“열어.”“네.”경호원이 공구를 들고 포장을 뜯자 나무 상자 하나가 드러났고 상자 위에는 핏자국이 묻어 있었다.두 경호원은 안색이 약간 변하여 마음속으로 더욱 자신들의 추측이 맞는다는 생각이 들었다.주지현은 오히려 점점 더 즐거워졌다. “
주지현이 회사에 도착했을 때 그녀의 눈에는 절망에 싸인 얼굴들이 보였다.그녀 산하의 주가는 이미 바닥까지 떨어졌고, 1조가 넘는 금액이 증발해 버렸다.주요 회사의 영세한 지분도 악의적으로 인수되어 외부로 유출된 지분은 이미 43%에 달하였다.“너희는 도대체 뭐 하는 놈들이야? 당장 방법을 생각해! 만약 해결 못하면 돌아올 생각도 마! 멍청한 놈들! 먹는 거 말고는 할 줄 아는 게 뭐야?! 좀벌레 같으니라고......”주지현은 얼굴은 몹시 일그러지고 마귀처럼 욕을 퍼부었다. 전체 사무실 안 직원들은 전전긍긍하여 머리조차 들지 못했다.하지만 공격인 이제 막 시작된 것이다!얼마 지나지 않아 마케팅 담당자가 급히 달려와 당황해하며 말했다.“회장님, 우리 회사가 악의적 고발을 당해서 품질 관리국에서 이미 비준해서 모든 상품을 강제로 제거했습니다!”“회장님, 큰일 났습니다! 소방 관리쪽에서 문건이 도착했는데 우리 공장 안전성이 위험해서 강제 폐쇄 조치를 해야 한다고 합니다!”“회장님! 회장님! 산업 관리 당국에서 우리 산하의 모든 회사에 대해 봉쇄 조사를 진행한다고 합니다!”“회장님! 대형 공급업체 쪽에서 방금 전화로 우리와의 모든 계약을 파기하겠다고 합니다!”나쁜 소식은 마치 끊임없이 이어지는 거칠고 사나운 파도처럼 달려들어 주지현을 휘청거리게 했다.그녀는 욕할 정신도 없어진 채로 의자에 넋을 잃고 주저앉았다.너무 빠르다!이 모든 것들이 정말 너무 빠르게 일어나 버렸다!너무 이상할 정도로 빠르고, 반응을 하지 못할 정도로 빠르고, 마치 꿈처럼 빠르다!“회장님......”방금 전 서씨 저택으로 달려가 주지현을 불러오라고 했던 대표가 빠른 걸음으로 다가왔다.“또 무슨 나쁜 소식이야?”주지현이 넋을 잃은 채 물었다.대표는 조심스럽게 사직서들을 내밀었다.“제품 연구 개발 부서, 마케팅 부서, 두 팀의 팀장과 함께 집단 사직을......”주지현은 그 말을 듣고 창백했던 얼굴이 분노로 새빨개 지면서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소리 질렀다.“계
“다 끝났어...... 전부 다 끝나버렸어......”주지현은 어떻게 서씨 저택으로 돌아왔는지도 알지 못했다.그녀는 귀중품들을 챙겨서 아들을 데리고 도망가려고 했다.시종일관 그녀는 서현우가 어디서 이렇게 큰 힘을 얻었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받았던 정보에 따르면 분명히 서현우는 아무런 권력도 세력도 남아있지 않은 폐기물이라고 쓰여있었다!그가 어떻게 도륜협회를 움직일 수 있던 거지? “설마 천책 연맹이 가짜 정보로 나를 속인 건가?”“그럴 리가?”이 생각은 너무 말도 안 되니 주지현은 죽어도 믿을 수가 없었다!이 모든 일이 발생하기 전에, 그녀는 이 몇 년 동안 그녀와 주민식이 온 힘을 다해 교묘하게 빼앗은 가업을 이렇게 서현우가 송곳니를 드러내는 순간에 완전히 사라졌다는 것을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주지현은 무서웠다.서현우가 지금 어떤 신분이든 얼마나 큰 힘을 가지고 있든 그녀는 먼저 도망치고 나서 다시 생각할 계획이다.푸른 산을 남겨 두면 땔나무가 없을 걱정은 하지 않는다고 했다.중연시를 떠나 살아남아야 서현우에게 복수하러 돌아올 기회가 있다!주지현은 물건을 정리하는 사이 주민식은 막 일어났다.주지현이 허리를 낮게 굽히고 황급히 옷을 정리하는 모습을 보고서 주민식은 순간 멍해졌다.“엄마, 지금 뭐 하는 거예요?”주민식이 소리쳤다.주지현이 급히 말했다.“민식아, 너도 빨리 가서 물건 챙겨. 우리 바로 떠나야 해! 어서!”“네?”주민식은 여전히 멍한 상태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지 못했다. “멍하니 서 있지 말고 빨리 움직여!”주지현이 재촉했다.“도대체 무슨 일이에요? 설명을 잘 좀 해봐......”쾅!갑자기 큰 소리가 들려왔다. 한 무리의 순찰대가 저택으로 쳐들어 왔다.각 손에는 무기가 들려 있었고 검은 총구가 가지런히 조준하였다.집 안의 경호원들은 모두 얌전히 머리를 감싸고 쪼그리고 앉거나 벽에 기대어 엎드렸다.그들은 마음이 불안했다, 능력이 있는지 없는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반항할 수 있는 힘이 있다 해
"병신!난 네가 이런 일들을 해 낼 수 있다고 믿지 않아!"주민식은 화가 잔뜩 나서 전화기를 내팽개치고는 전화선을 모두 뽑아버렸다.그러고는 휴대폰을 꺼내 주 씨 가주 주지평에게 전화를 걸었다. "삼촌.저 민식이에요.지금 저와 어머니가 가택에 갇혀있어요. 제발 저희를 구해주세요…"주씨 집안.주민식의 하소연에 주지평은 순간 겁에 질린 채 말했다."민식아.외삼촌이 널 구하려고 하지 않는 게 아니라 네 엄마가 도륜 협회를 잘 못 건드렸어.나도 도울 방법이 없어…""도륜 협회가 아니라 서현우에요!이 모든 것이 다 서현우가 저지른 짓이라구요!그러니 삼촌!제발 살려주세요!제발요!"주민식은 애원했다."서현우?말도 안 돼.그놈은 그냥 미물일 뿐이야.나 지금 볼일이 좀 있어서 먼저 끊을게.”주지평이 냉정하게 전화를 끊어버렸다.“주지평!”주민식은 분노에 차올라 소리를 질렀다."매정한 주씨 집안 인간들!여동생과 조카도 살려주지 않는다니!죽을 때까지 저주할 거야!"분노를 다 발설한 후 주민식은 또다시 다른 번호를 누르기 시작했다.능력이 있는 사람들은 죄다 골라서.하지만 도륜 협회라는 이름을 들은 순간 모두 도움을 거절했다.자신과 가문을 지키기 위해서.주민식은 서현우가 꾸민 짓이라고 누누이 강조했지만 아무도 믿지 않았다.서현우?웃기는 소리.일찍이 병신 도련님이라는 별명으로 이름을 알린 서현우는 누구나 다 괴롭힐 수 있는 상대였다.하지만 그런 병신이 도륜 협회의 손을 빌린다고?무조건 주민식의 핑계에 불과했을 것이다.번번이 거절당한 주민식의 기분은 분노에서 공포로.공포에서 무감각으로.무감각에서 절망으로 이어졌다.한편 주지현은 멍하니 바닥에 앉아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었다."여보세요?주민식?"핸드폰 건너편으로부터 여자의 목소리가 전해왔다.주민식은 목소리가 울려 나오는 핸드폰을 바라보았다.무슨 생각을 했는지 진연아한테 전화를 걸었던 것이다.하지만 지금의 그로서는 상대를 고를 타이밍이 아니었다.그는 지푸라기를 잡은 사람마냥 소리를 쳤다.“연
"안 돼!"주민식은 서현우가 떠나는 뒷모습을 보며 고함을 질렀다."서현우!돌아와!너 그러면 안 돼!돌아오라고!"하지만 서현우의 그림자는 그렇게 서서히 주민식의 시야에서 사라졌다.주민식은 뛰쳐나가 잡으려 했지만 문밖의 순찰이 그를 다시 방으로 밀어버렸다.기진맥진해진 그는 땅바닥에 앉아 빛을 잃은 시선으로 중얼거렸다."말도 안 돼...말도 안 돼...서현우는 그냥 병신일 뿐이야...그냥 병신일 뿐인데...어떻게 이럴 수가 있는 거지?어떻게..."변고가 너무 빨리 일어났다.어젯밤 잠들기 전까지만 해도 그는 여전히 몸값이 수천만이나 되는 부잣집 도련님이었고 진연아 그 바보 같은 여자의 사랑까지 받았었는데.심지어 진 씨 가문의 사위가 되어 그 집안의 가산을 빼앗아 점점 승승장구해서 중연 시 명망이 높은 자로서 서남.나아가서는 전국을 통치하려 했는데!그런데 왜 오늘 잠에서 깨보니 모든 것이 변한 거지?그는 이런 변고를 받아들일 수 없었다.아름다운 미래를 가진 자신이 5일만 살 수 있다는 사실은 더더욱."안돼!그냥 가만히 있을 수는 없어!엄마.나 엄마 방법이 있는 거 다 알아!방법이 있을 거야!분명히 있을 거야.그치?"주지현은 정신이 예민해진 아들을 보며 씁쓸한 마음만 가득했지만 도무지 어찌할 수가 없었다.방법?무슨 방법?도륜 협회가 얼마나 지위가 있는 단체인데?그들과 비교하면 주지현이 이때까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으며 낚아 챈 것들은 그냥 새 발의 피에 불과했다.그리고 이번에 도륜 협회가 손쓰는 바람에 그가 오랜동안 계획해 왔던 것이 순간 무너졌고.그제서야 주지현은 자신이 했던 노력들이 아무것도 아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언급할 가치도 없을 정도로!"내가 가서 빌어 볼게."주지현은 어렵게 입을 열었다."모든 일이 다 내가 한 짓이니 죽이든 살리든 내가 감당해야지.그러니 엄마가 가서 빌거야.하라는 대로 다 할 거니까 제발 너만 용서해 달라고."주민식은 절망에 잠긴 채 고개를 숙였다.자신의 어머니가 지금처럼 이렇게 무기력하고 연약해진
서현우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별말씀을요.저희는 단지 각자 필요한 것을 취했을 뿐이잖아요.그리고 진짜 따지고 보면 제가 도지사님에게 감사를 해야 돼요.증거를 얻기도 전에 저를 도와 주씨 모자를 갇아두어 제때에 그들의 탈출을 막았으니.저를 크게 도운 셈이에요."천우성은 고개를 들어 진지하게 말했다."현우 도련님.비록 저의 능력이 제한되어 있지만 진심으로 중연 시의 백성들을 위해 실제적인 일을 좀 더 많이 해주고 싶어요.안전하고 번화한 환경을 만들어 백성들의 생활이 좀 더 좋아질 수 있도록 하기도 싶고.하지만..."그의 눈에는 씁쓸함이 묻어났다."중연 시 4대 가문의 뿌리가 너무 깊어 마치 4개의 산마냥 중연 시를 장기간 진압하고 있었어요.제멋대로 하고 싶은 일은 다 하고 다니는 유상혁이 있는가 하면 죄행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 주씨 모자도 있고.그래서 중연 시에 부임한 순간부터 저는 그들이 법률의 심판을 받게 하고 싶었어요.하지만 저는 그들을 건드릴 수가 없었지요."서현우가 고개를 끄덕였다.그는 천우성의 어려움을 잘 알고 있었다.비록 도지사로서의 지위는 높고 권력도 컸지만 이익의 갈등 하에서 천우성은 너무 많은 우려를 가지고 있었다.더군다나 그의 배후에는 아무런 후원자도 없었다.그가 중연 시 도지사의 자리에 앉을 수 있었던 건 온전히 자신에게 의지하여 살얼음판을 걷는 것마냥 한 걸음 한 걸음 어렵게 올라온 덕이다.만약 다른 이변이 없으면 그의 벼슬길은 여기까지였을 것이다.유상혁은 누군가의 이용대상으로서 배후는 금용쪽이었다.그러니 10만 중연 시의 수비군을 거느리고 있는 천우성은 감히 건드릴 수조차 없었다.그리고 주지현과 주민식은 주씨 가문 직계 쪽의 식구였다.주씨네 가문은 200년간 중연 시에 뿌리를 박고 대대로 경영해와서 관계망이 너무 복잡했다.그래서 천우성도 자칫하면 큰 사고를 칠까봐 어찌할 수가 없었다.그의 마음은 이미 억울함으로 가득 차 있었다.그러던 중 서현우가 나서서 이 국면을 뒤바꿔 놓은 거지.먼저 남강 총사령관 자리에서
“현우야!서현우!내 말 좀 들어봐!모든 게 다 내 잘못이야!네 어머니의 죽음은 내가 사주한 거야.서씨 집안의 가산을 빼앗고 서태훈을 내쫓은 것도 내가 한 짓이고 유혜린더러 나영이를 괴롭혀 죽게 한 것도!너와 진아람을 모함한 것도 다 내가 한 짓이야!내 아들과는 상관없어.진짜야!그러니 네가 나를 죽이든 살리든 하고 싶은 거 다해.다만 내 아들만 살려줘!응?민식이는 용서해 줘!”서현우가 다시 서씨 가문에 나타났을 때 주지현은 서현우 앞에 무릎을 꿇고 끊임없이 머리를 쪼았다.머리를 풀어헤치고 있는 주지현은 금새 많이 늙어진 듯했다.얼굴엔 주름도 생기기 시작했다.매력적이었던 두 눈은 핏줄이 들어찬 채 광기를 띠고 있었다.죽음을 기다리는 맛은 확실히 너무 괴로웠다.그녀는 더이상 기다리고 싶지 않았다.지금은 그냥 자신의 죽음으로 주민식의 목숨을 바꾸고 싶을 뿐이다.주민식은 빛을 잃은 두 눈을 멀뚱멀뚱 뜬 채 혼이 나간 인형마냥 소파 옆에 웅크리고 앉아있었다.그가 요 며칠에 겪은 고통은 주지현보다 더 많았다.주지현이 아직 살아남을 기회가 있다고 누누이 말하지 않았더라면 그는 이미 스스로 목숨을 끊었을 것이다.죽음은 무섭지만 죽음을 기다리는 것 보다는 낫았으니까.의자에 앉아있는 서현우는 아무런 온도도 느껴지지 않는 차가운 시선으로 그들을 바라보며 무표정한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당시 주지현이 주민식을 데리고 서태훈에게 시집을 왔을 시의 장면은 그야말로 호화스러웠다.두 사람은 서태훈 앞에서 온갖 착한 어머니 선한 형님 인척은 다 하면서 뒤에서는 줄곧 서현우와 서나영 두 남매를 괴롭혔다. 그러다 서현우가 조금만이라도 반항하면 서태훈에게 고자질해서밤새 무릎을 꿇은 채 밥도 못 먹게 했고.그렇게 그들의 악행은 더욱 심해져서 결국 서현우를 도주범으로 만들고 서 씨 가문을 망쳐버렸다.다시 말하면 주씨 모자가 서현우의 운명을 개변시켜 서씨 가문에 끝없는 고통을 가져다주었고 서현우에게도 천지개벽의 변화를 가져다주었다고 할 수도 있다.하지만 항상 높은 위치에서
"이 둘은 누구야?""주지현과 주민식 같은데?""맞아!바로 그들이야!아이고,이게 어찌된 일이야?그렇게 지위가 있던 사람들이 어떻게 길거리로 끌려왔지?""살인자.죄인...하하하,업보!업보야!딸!봤어?주민식이라는 짐승이 업보를 받았어!""주지현.이 빌어먹을 년!너도 이럴 때가 있구나!내가 파산돼서 무릎을 꿇고 애원할 땐 그렇게 잘난 척 하더니.지금 봐봐!하하, 하느님은 역시 공평해!너도 이런 날이 있다니!"구경을 하는 행인들이 갈수록 많아졌다.대부분은 그냥 구경거리로 삶아 경악을 금치 못했고 주지현과 주민식에게 당해 피해를 본 사람들은 흥분되어서 채소시장에 달려가 배추.토마토.계란 등들을 잔뜩 사서는 그들을 향해 힘껏 던졌다.심지어 벽돌과 식칼을 던지는 사람도 있었지만 순찰들이 나서서 막았다.서현우가 아직 입을 열지 않았으니 이 죄악이 하늘에 사무치는 모자는 아직 죽을 수 없다.철썩!와르르!높은 위치에서 좋은 것들만 누렸던 두 모자는 자신의 몸에 버려지는 쓰레기들을 보며 고통감이 차올랐지만 참을 수밖에 없었다.그들은 이미 온몸이 붉은 토마토 즙과 걸쭉한 계란액 등으로 물들어서 유난히 더러워 보였다.심지어 얼굴에도 멍이 들어 우습기만 했다.주민식은 이미 여러 번 쓰러졌었다.하지만 매번 죽어버리고 싶다는 절망감에 빠질 때마다 주지현은 그를 끌어올렸다.그녀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모든 대가를 아끼지 않는 악독한 여자라는 점은 부인할 수 없었다.하지만 그도 한 아이의 어머니로서 이 세상 모든 어머니들이 아들에 대한 사랑을 똑같이 가지고 있다.비록 이미 이 처참한 지경에 이르렀지만 그녀는 여전히 자신의 죽음으로 주민식이 살아남을 수 있기를 원했다.다른 사람들 보기엔 그들의 생사를 결정할 수 있는 건 도륜 협회겠지만 그녀는 잘 알고 있었다.도륜 협회도 중연 시의 도지사도 아니라 멀지 않은 곳에서 천천히 달리는 차에 앉아있는 서현우라는 것을.6년 전 서씨 가문의 쓸모없기로 소문 났던 도련님.그녀는 아직 서현우 어머니의 무덤 앞에 가서 사죄를 하